[김재학]태풍이 주는 자연의 교훈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재학]태풍이 주는 자연의 교훈

[중도프리즘]김재학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승인 2012-10-04 14:21
  • 신문게재 2012-10-05 21면
  • 김재학김재학
▲ 김재학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김재학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정자(朴亭子). 이는 사람의 이름도 아니요, 그렇다고 휴식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정자의 이름 역시 아니다. 대전에서 32번 국도를 타고 공주방향으로 가다보면 '삽재고개'가 나온다. 이를 넘어 내리막 끝자락에 삼거리가 나오는데 바로 이 길목을 공주사람들은 '박정자' 라 부른다.

18세기 무렵 이 마을에 살던 박씨들이 심은 느티나무 중 행인이 쉴 수 있는 정자나무가 존재했던 것이 이곳 지명의 유래가 되었다. 얼마 전 박정자 삼거리 중앙에 서있던 느티나무가 뿌리 째 꺾이는 참변을 당했다. 태풍 '산바'의 영향이다. 수령이 무려 300년 가까이 되어 공주시에서 1982년부터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해오던 터라 많은 시민들이 안타까워했다. 국도 확포장공사 당시에도 공주시와 지적공사에서는 나무보호를 위해 삼거리 중앙에 공터를 확보하는 등 많은 배려를 했던 곳이다. 현재는 쓰러진 나무의 해체작업이 완료되어 교통엔 불편이 없으나 다시는 이곳을 대표하던 느티나무의 위용을 볼 수 없게 되었다.

태풍의 피해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배의 주산지인 전남 신안군에서는 때 아닌 배꽃이 만발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확기를 앞둔 상태에서 강한 비바람이 바닷물을 머금고 날아온 것이 주원인이라 한다. 염해로 인해 낙과 후 잎사귀까지 완전히 고사한 배나무가 봄으로 착각해 생겨난 생리적 현상이란 설명이다. 문제는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 피어야 할 꽃눈이 소실되어 2년간의 농사가 한꺼번에 망치게 된 것이다.

태풍(颱風 Typhoon)이란 북태평양 서쪽에서 발생하는 열대 저기압을 칭하는 말로 7월에서 10월 사이 전체 발생빈도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고약한 녀석이다. 발생초기 무역풍의 영향으로 서북서진하다 점차 북상하여 편서풍을 타고 북동진해 주로 일본과 한반도에 많은 피해를 준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는 중심부근 최대풍속 33m/s이상을, 우리와 일본은 17m/s이상을 태풍으로 분류한다. 한반도에는 연평균 약 3.8개의 태풍이 상륙하지만 올해처럼 짧은 기간에 많은 수의 태풍이 연달아 온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태풍이 오면 바다의 물고기들은 파티를 한다고 한다. 해저 깊은 곳의 풍부한 영양분을 해수면으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강한 바다 생태계를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우리 인간의 관점으로 태풍을 단순히 천재지변의 위협요인으로만 치부해선 안되는 또 다른 이유다.

지금도 태풍 피해는 끝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피해 복구에 관심을 갖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필자가 속해 있는 지적공사도 태풍으로 인해 유실된 토지의 신속한 복구와 피해를 줄이기 위한 지원과 제도를 다각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홍수와 같은 재난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침수흔적도작성과 태풍에 취약한 해안지역 및 하천의 범람 등으로 피해를 입은 농어촌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적측량수수료를 감면해 주고 있다.

안방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태풍의 진로를 미리 예측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인간이 자연을 마음대로 조절하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자연에 순응하며 더불어 공존할 것인가는 새삼 따질 필요가 없다. 각종 재해에 직면한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를 이번 태풍의 위력 앞에서 새삼 느끼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매년 한반도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태풍을 그저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위기(危機)란 본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가 동시에 존재함을 뜻한다. 이번에 겪은 태풍과 같은 위험요인을 통해 전화위복의 지혜와 미리 재난에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중요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희망찬 미래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염원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종원 민주당 담양군수 후보, 유권자 금품살포 논란
  2.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3. "꽃보다 출동조끼"… 부부의 날 앞두고 만난 의용소방대 부부
  4.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5. [기고] 오래된 시간을 지키는 일, 21세기 소방의 역할
  1.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비의 쌀 나눔
  2. K-water 금강유역본부, 선제적 물 재해 대응 본격화
  3. 갈수록 악화되는 학생 마음건강, 세종교육청 '사회정서교육' 온 힘
  4. 충청권 5·18 민주화운동 참여 28명 유공자 인정 눈길…시민적 관심 필요
  5. 밝은누리안과병원, 환자 맞춤 봉사 실천한 장기근속자 포상

헤드라인 뉴스


여야 대표 충청 총출동… "내란 청산" vs "독재 견제" 대충돌

여야 대표 충청 총출동… "내란 청산" vs "독재 견제" 대충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충청권을 나란히 찾아 민심 잡기에 나섰다. 충청을 잡아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정치권 불문율 속 여야 선봉장들이 이날 각각 내란청산과 정권 견제 프레임을 들고 대전에서 출정식을 연 것이다. 공식선거운동 첫날부터 여야가 충청권에서 대충돌 하며 본격 세(勢) 대결에 돌입한 것인데 금강벨트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대전역 서광장에서 '6·3 대전시민 승리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에는 이장우..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 `후폭풍`…  주주단체 "주주이익 침해" 결집 예고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 '후폭풍'… 주주단체 "주주이익 침해" 결집 예고

삼성전자 노사가 극적인 합의로 총파업 위기는 넘겼지만, 합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지역 경영계는 반도체 호황이라는 특수성을 노동계 전반의 기준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에도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공개된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성과급 노사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대통령 관심 높은 `K팝 공연장` 충청권도 공약 쏟아져
대통령 관심 높은 'K팝 공연장' 충청권도 공약 쏟아져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상징 (K팝) 공연장이 필요하다"며 5만석 이상 규모 공연장의 추진을 거듭 지시한 가운데 지방선거에 나선 충청권 후보들도 관련 공약을 내놓아 주목을 끈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취임 1주년 국정성과'를 보고 받으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 "K팝 공연장 확보는 어떻게 되고 있나. 대규모 공연장을 새로 지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5만석 규모의 공연장이 몇개 필요하다면서 현재 2~3만석 규모로 짓고 있는 공연장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체부가 공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3일간의 지방선거 유세전 시작…‘우리 후보 뽑아주세요’ 13일간의 지방선거 유세전 시작…‘우리 후보 뽑아주세요’

  • ‘중원을 잡아라’…여·야대표 충청 총출동 ‘중원을 잡아라’…여·야대표 충청 총출동

  •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