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남 원장 "사람의 아름다움, 외형만이 아냐"

최규남 원장 "사람의 아름다움, 외형만이 아냐"

"고칠 필요없으니 자신있게 살라 환자만이 가진 매력을 찾아주죠"

  • 승인 2014-12-16 13:44
  • 신문게재 2014-12-17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중도초대석] 최규남 성형외과 원장

물질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 세상에 살면서 오늘도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예뻐지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런데 환자를 되돌려보내는 특이한 성형외과 의사가 있다. 우리 지역 성형외과계의 원조이자 명의로 꼽히는 최규남 성형외과 원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환자가 못느끼는 본인의 매력을 긴 시간의 대화를 통해 찾아준다. 그 뒤 “성형할 필요가 없으니 자신 있게 살라”며 딱 잘라 되돌려 보낸다. 울고불고 통사정해도 소용없다. 그는 설득의 달인이다. 본인이 안되면 부모라도 설득을 시킨다.

그는 코가 높고 쌍꺼풀이 있는 눈이 무조건 예쁜게 아니라고 말한다. 사람의 아름다움은 절대 외형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물질과 외모만을 중시하는 현 세태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고 소신껏 진정한 미를 추구하는 최규남 성형외과 원장을 지난 9일 최규남 성형외과 원장실에서 만나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형화된 아름다움에 도전장을 던지다=“눈은 무조건 크고, 코는 높아야하고, 쌍꺼풀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에게는 마음의 성형이 먼저입니다.”

최규남 원장은 내원 환자들의 외모에 대한 성형수술보다 마음의 성형을 더 많이 해준다. 그는 독특하고 개성있는 외모를 가진 사람들에게 마음의 성형을 해준 뒤 돌려보낸다. 오히려 성형수술을 하면 본인만의 개성적인 매력이 없어진다는 설득과 함께.

미국에서까지 최 원장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던 한 손님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녀는 최 원장으로부터 지금 이대로가 예쁘니 성형하지 말라는 조언만을 들었다. 예뻐지기 위해 바다 건너 최 원장을 찾았지만 거절당하자 그녀는 울면서 병원을 나갔다. 그녀뿐만 아니다. 수술 거부에 울거나 떼를 쓰며 병원을 나가는 환자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최 원장의 생각은 단호하다.

“아름다움은 기계처럼 정형화된 것이 아닙니다. 연예인 사진을 갖고 와서 이대로 해달라고 하는 환자들은 전부 돌려보냅니다.”

1984년 개업 때부터 갖고 있는 그만의 신념이다.

최 원장이 되돌려 보낸 일부 환자들은 다른 병원에 가서 고집대로 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이들은 다시 최 원장을 찾는다. 수술 결과에 대한 실망감과 최 원장의 말을 듣지 않은데 대한 후회 때문이다.

최 원장은 “다시 찾아온 환자들을 볼 때 가슴이 많이 아프고 안타깝다”며 “정형화된 아름다움만을 좇다보면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영원히 잃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재의 우리나라 성형외과 현실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지하철이나 버스, 택시 등에 성형외과 광고가 붙지 않은 곳이 없어요. 환자들을 과장광고로 유인하는 상담실장은 따로 있고, 의사들은 마치 기계가 물건을 찍어내듯이 그렇게 수술을 하죠. 사무장 병원들의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최 원장은 환자의 요구에 맞춰 무조건 성형 수술을 해주지는 않는다. 그는 환자의 내재된 아름다움을 보고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또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마음의 병을 얻었는지도 판단한다. 정신적인 병이 있을 경우 약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에 성형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그의 확고한 신념은 변하지 않았다.

▲정치가의 꿈을 접고 성형외과 의사로=최 원장은 본래 정치가가 되는게 꿈이었다. 할아버지는 충북 보은 군수를 지냈고, 아버지는 청주여고 교장을 거쳐 충북도 교육감을 역임했다. 최 원장은 대전고 52기 재학 당시 총학생회장에 당선될만큼 학교성적도 최상위권이었고, 리더십과 재능이 뛰어난데다 동기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당연히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치가의 길을 걷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이 의대에 진학해 의술로 남을 도우며 덕을 베풀기를 원했다. 아버지의 간곡한 권유에 결국 최 원장은 고려대 의과대학에 진학한다. 그리고 지금은 아버지가 올바른 길을 안내해주셨다고 생각한다.

고려대 의대에서는 산부인과를 전공해 생명 탄생의 최전선에 서고자 했지만 지도교수였던 정전은 교수는 그때 당시 미개척분야였던 성형외과를 권유했다. 이 역시도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당시 성형외과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너무나 싸늘했다. 성형이라는게 사치라는 인식도 있었고, 의사가 할 일이 아니라는 편견도 심했다. 클래식 음악을 유달리 좋아했던 아버지가 청주여고 교장 시절 일학년때부터 며느리감으로 점찍었던 그의 미인 아내 청주시향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이대희씨도 처음에는 그의 성형외과 전공을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에는 적극 협력자가 되어 병원의 아름다운 실내 인테리어는 모두 부인의 내조의 힘으로 완성된 걸작품 공간이 됐다.

▲의료봉사와 마음의 병 치유하는 의사로=성형수술에는 엄연히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좀더 예뻐지기 위해 외모를 고치는 미용성형만 있는게 아니다. 선천적인 기형아거나 후천적인 사고로 인해 화상을 입거나 교통사고를 당해 비정상적인 외모를 고치는 재건성형이 있다. 그는 외모콤플렉스로 인해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을 치유해 주길 원했다. 성형수술이 실제로는 외과수술이지만 정신적 수술이라고 생각했다. 최 원장은 이런 소신과 신념을 갖고 당당하게 대전에서는 두번째로 1984년 성형외과를 개업해 명성을 떨치게 된다.

어느 날 최 원장은 TV뉴스에서 화상으로 목과 팔이 심하게 부은 사람을 봤다. 환자 상태가 심각했던 만큼 지역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기도록 한 뒤 본인이 직접 가서 재건성형을 무료로 해줬다. 매년 전국 기형아들의 재건성형 시술도 다녔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의 인술은 이어졌다. 베트남 등 해외 의료봉사도 빠지지 않고 다니면서 성형수술로 마음의 병과 외적인 병을 모두 치유하겠다는 그의 다짐을 지켜오고 있다.

▲항상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인생=“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불가항력적인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살자는 것이 그의 인생관이자 좌우명이다.

실제로 그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안의 침이 마른다고 했다. 그래서 오후 5시 이후는 진료를 하지 않고 취미 생활을 즐긴다. 그는 성형외과 전문의지만 만능 엔터테이너라 할정도로 다재다능하다. 특히 전문 음악인이라 할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클라리넷 7년, 색소폰 3년, 성악 3년 등 음악이 좋아 시작했던 취미활동이 어느새 프로급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최 원장은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성악가가 되고 싶은 꿈이 있다.

대전고 선후배 동문 5명이 15년째 이어가고 있는 문화사랑방에 가보면 그의 빼어난 노래 실력을 알 수 있다. 가요, 팝송, 클래식, 뮤지컬, 오페라 아리아까지 소화못하는 장르가 없는 전천후 가수다. 여행, 언어, 음악, 유머, 영화에 대한 깊은 조예와 상식까지 다방면으로 팔방미인인 그는 어학공부도 열심이다. 중국어학원을 4년이나 다닐 정도로 중국어를 열심히 배웠다. 평소 중국 방송을 틀어놓고 중국어를 연습할 정도로 열정이 깊다.

요즘에는 퇴근후 컬러로 리마인드된 고전영화를 보는 재미에 폭 빠져 산다. 하루 한편씩 어떤 영화를 볼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최 원장은 본인의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인들에 대한 활발한 후원활동도 펼치고 있다. 대전예술의전당과 TJB방송교향악단 후원회를 맡아 문화인들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그의 자유로운 인생관은 자녀교육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라고 지원해주는 쿨한 아버지였다.

한국인으로서는 관악부문 최초이자 최연소 나이로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부수석으로 입단한 세계적인 플루티스트 최나경의 아버지이자 국내 남성잡지 맨즈헬스의 쿨가이로 선정된데 이어 박칼린이 연출한 '미스터쇼'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던 매력적인 훈남 최지호의 아버지가 바로 최 원장이다.

최 원장은 “지금까지 아들, 딸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믿어주고 지원해주는데 충실했다”며 “아이들이 결혼하고 싶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교제는 절대 반대하지 않고 축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퇴직'이라는 단어는 없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의술을 펼치겠다는 그의 다짐은 확고하다. 쿨하게, 재미있게, 그리고 뜨겁게 인생을 즐기겠다는 최 원장. 독자들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요구하자 호탕하게 웃으며 “즐겁게 삽시다”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3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의술을 펼쳐왔고 앞으로도 남을 위해 내 소신껏 의술을 펼치겠다”며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최규남 원장은=

-1953년 충북 보은 출생

-보은 삼산초등학교·청주중학교·대전고·고려대 의과대학 졸업

-고려대, 이화여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TJB 방송교향악단 후원회 고문

-대전예술의전당 후원회 부회장

-대전 레이디스 싱어즈 단장

-모델 및 미인콘테스트 심사위원 다수 역임

-미스코리아 대전 충남, 충북 선발대회 심사위원 다수 역임

-최규남 성형외과 원장 30년째



대담=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

정리=송익준·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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