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출신 '한훈 열사' 재조명…외삼촌·형·사돈도 독립운동

  • 사람들
  • 뉴스

청양출신 '한훈 열사' 재조명…외삼촌·형·사돈도 독립운동

日 헌병대 습격·친일파 처단

  • 승인 2015-03-01 16:36
  • 신문게재 2015-03-02 13면
  • 유희성기자유희성기자
5척 단구의 야윈 몸에 넓은 양미간과 작은 눈을 가진 청양의 한 청년은, 외삼촌이 일본군과 싸우다 전사하자 비분강개해 항일투사가 됐다.

광복단을 조직하고는 일본 헌병대를 습격해 사살하고 무기를 빼앗았으며, 당시 악질 직산군수를 처단하기도 했던 한훈(韓焄·1890~1950·사진) 열사는 잘 알려지지 않은 충남의 대표적 독립운동가다.

외삼촌에 이어 형인 한태석과 함께 홍주의병에 참여한 한 열사는 중국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등으로부터 다량의 무기와 탄약을 받아 국내에 들여오는 공을 세우기도 했다. 한 열사로 인해 국내 광복단 결사대가 무기를 갖춰 항일투쟁 기반을 갖춘 것이다. 한 열사의 근본 목적은 일본을 몰아내고 국권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나중에는 일제강점 3대 총독인 사이토 마코토와 친일내각 선봉인 이완용 등을 처형하는 것을 구체적 목표로 삼았으나, 내부 변절과 일제경찰의 검열 등으로 이루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 열사가 속한 광복단은 다수의 친일부호와 친일형사, 친일관찰사나 군수, 면장 등에게 응징을 가하거나 그들을 상대로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기도 했다.

광복단은 대담한 친일파 숙청 활동 속에도 조직의 정체가 노출되지 않았으나, 회원 이종국이 천안경찰서에 밀고해 37명이 체포됐다. 나머지 회원들은 만주로 넘어가 독립운동을 하기도 했으며, 한 열사도 만주와 국내를 오가며 독립운동을 지속했다.

광복단 결사대장이었던 한 열사는 1920년 8월22일 동지 김상옥에게 무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제경찰에 붙잡혀 징역 8년형을 받았다.

한 열사는 재판에서 의연하고 당당하게 임했다.

당시 신문은 '한훈은 이 사건의 중요 수령인만큼 답변 태도가 매우 냉담했으며, 다른 사람처럼 허둥대지 않고 피고석에 꼿꼿이 앉아 입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고 기록했다. 복역 중 의병활동을 이유로 가형돼 19년6개월을 복역하고 나온 한 열사는 안타깝게도 6·25 전쟁 때 공산군에게 연행돼 학살당했다. 정부는 1968년 그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2002년 2월에는 국가보훈처 주관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정은 3·1운동 기념사업회 회장은 “한훈 열사는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종로경찰서 폭파사건의 주인공 김상옥 열사와도 동지이자 훗날에는 사돈이 되기도 하는 등 가장 단합이 잘 됐던 독립운동 단체의 투사였다”며 “이미 알려진 위인도 많지만,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애국열사를 발굴해 지속적으로 조명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내포=유희성·천안=김경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세계백화점 앞 10중 추돌사고… 16명 사상
  2. 천안시, 11월 '단풍' 주제로 모바일 스탬프투어 운영
  3. 남서울대, '제5회 국제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개최
  4. 천안법원, 교통사고 후 허위 진술로 범인도피 도모한 연인에게 '철퇴'
  5. 천안법원, 투자자 기망한 60대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자 '징역 2년 8월'
  1. 한기대 '신기술.첨단산업분야 인재양성 콘퍼런스' 개최
  2. 순천향대천안병원, 충남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심포지엄 성료
  3. 천안시, 지역사회치매협의체 회의 개최
  4. 백석대, 한·일 노인복지 현장교류 프로그램 개최...초고령사회를 넘어 미래로
  5.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해바라기센터 등 방문… 직원 격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돌입…한화볼파크 계약 행정 실효성 부족 도마 위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돌입…한화볼파크 계약 행정 실효성 부족 도마 위

대전시의회가 시정 전반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한 가운데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신구장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계약 구조와 행정 효율성 부족, 산업정책 추진력 저하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장 먼저 대전한화생명볼파크의 사용·수익허가 계약이 공공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불균형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7일 열린 제291회 제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박종선 의원(국민의힘·유성1)은 "대전시와 한화이글스가 체결한 야구장 사용·수익허가 계약서에서 관리 주체와 범위가 불명확하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야구장의 직접..

국민의힘 대전시당, 논평전 강화 시도 눈길… 지선 앞 여론전 선점?
국민의힘 대전시당, 논평전 강화 시도 눈길… 지선 앞 여론전 선점?

국민의힘 대전시당이 이은권 위원장 체제 전환 후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주요 인사들에 대한 공격을 통해 여론전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로 읽히는데, 전임 대변인단 때와 달리 현안별 세심한 대응과 공당 논평에 맞는 무게감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7~8일 민주당 박정현 대전시당위원장과 허태정 전 대전시장을 겨냥한 논평을 냈다. 날짜별론 7일에 2개, 8일에 1개의 논평이 나갔다. 우선 박 위원장을 향해선 특정 국가나 국민 등 특정 집단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

"광역교통망 수도권 빨대 효과 경계…지역주도 시급"
"광역교통망 수도권 빨대 효과 경계…지역주도 시급"

지역 정부가 지역소멸 우려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광역권(5극 3특)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충청광역급행철도(CTX) 등 광역교통망 구축에서 수도권 빨대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충청권은 국토 중심에 있어 광역교통망 구축에 유리하지만, 수도권에 인접해 자칫 지역 자원이 수도권으로 빨려들어 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광역교통망을 지역 주도형으로 구축 균형발전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전시와 대전연구원 주최로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열린 '2025 대전 정책엑스포'의 '새 정부 균형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