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를 아시나요] 정부미 - 배고픔 해결사

  • 문화
  •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정부미 - 배고픔 해결사

  • 승인 2015-07-28 14:16
  • 신문게재 2015-07-29 19면
  •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시설창조관리과장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시설창조관리과장
태풍이 올라오고 장마가 지속되면서 가뭄해갈에 도움이 되고 있다. 먹장구름 사이로 간간이 비치는 햇살 속으로 강아지풀이 한가로이 까불고 있다. 강아지풀의 잔털의 간지럼에 대한 추억과 강아지풀을 반으로 잘라 코밑에 붙여서 콧수염을 만들어 서로 내 수염이 길다고 뽐내던 추억 또한 새롭다. 이때쯤이면 들녘에서는 벼들의 새끼치기가 한창이다. 새끼를 많이 쳐서 볏줄기가 많아야 벼이삭이 많이 피어나고 벼의 수확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벼꽃이 피고 낱알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할 즈음 태풍이나 비바람이 몰려와 다 자란 벼들이 논바닥에 엎어지거나 꺾이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었다. 농부들은 벼들이 엎칠까봐 노심초사하곤 하였다. 당시까지 일반벼 품종들은 한 평에서 두 근을 수확하면 식량은 한다고 했는데, 그만큼 수확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아서 항상 쌀이 부족하였다.

그런 까닭에 나라에서는 보리, 콩, 밀가루 등의 혼분식을 장려하면서 수확도 많이 하고 태풍에도 잘 쓰러지지 않는 품종을 개발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였다. 그 결과 통일벼를 개발하게 되었다. 당시까지 일반벼의 수확을 높이려고 나라에서 농민들에게 소주밀식(小株密植; 모를 한 번 심을 때 작은 개수를 빽빽하게 심는 방법)이나 시비법 개선(施肥法 改善; 비료를 주는 새로운 방법) 등을 장려하거나 지도하면서 단위면적당 벼 수확량을 늘리려고 애를 쓰곤 하였다.

하지만 일반벼 품종은 보통 한 평에 세 근 정도를 수확하는데 그치곤 하였다. 그런데 통일벼는 한 평에 다섯에서 여섯 근 정도는 수확하게 되어서 일반벼 수확량의 두 배를 웃돌게 되었다. 이렇게 수확량이 많으면서도 논바닥에 떨어지는 낱알들도 많았다. 볏짚도 짧아서 여간한 태풍이나 비바람에는 끄떡도 없었다.

또한 당시 일반벼 볏짚과 달리 연하여 사료로 쓰기에도 좋았다. 반면 밥맛이 좀 떨어진다고 하여 일반미를 선호하기도 했으나 일반 서민들에게는 값이 싸고 양도 많아서 배고픔을 해결하는 데는 그만이었다. 정부에서도 통일벼 모두를 비싼 값에 사들여서 농부들의 소득도 한층 높아졌다. 정부가 통일벼를 모두 사들여 흉년을 대비해 비축하면서 시중에 쌀이 모자랄 때 내놓았기 때문에 '정부미'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통일벼를 개발하여 온 나라와 겨레의 배고픔을 해결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던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려야 하겠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시설창조관리과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국여성경제인협 대전지회, 여성기업주간 맞이 디지털 역량 강화 '톡톡'
  2. 대전신세계, 무더위 피해 실내 공간 찾는 이들 위한 백캉스 쿠폰팩 선봬
  3. "서민 보양식은 옛말"... 대전 삼계탕 평균 1만 6400원까지 고공행진
  4. [현장취재]고 오기선(요셉) 신부 35주기 및 돌아가신 모든 사제를 위한 추모미사
  5. "법 사각지대가 만든 비극"…대전 교제폭력 살인에 '방지 법 부재' 수면 위
  1. [인터뷰]김정수 오기선요셉장학회 회장… "‘고아들의 아버지’ 오기선 요셉신부를 기리며"
  2. ‘대전 0시 축제 구경오세요’…대형 꿈돌이 ‘눈길’
  3. 대전교육청 "여름철 물놀이 조심하세요~" 안전 캠페인
  4. 을지대병원, 임금협상 잠정 합의…'진료 공백 없어'
  5. 과기연전 "PBS 폐지, 과기 생태계 정상화 첫걸음… 실질적 구조 개편 이어져야"

헤드라인 뉴스


[기획 시리즈-①]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기획 시리즈-①]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대전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본격적인 도시 성장을 시작했고, 이후 호남선 분기점으로서 교통의 중심지가 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 철도망은 고속철도의 등장과 함께 수도권 중심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서울역·수서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대부분 경부고속선 또는 호남고속선을 따른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충청권광역철도와 충청급행철도(CTX) 등 신속한 광역교통망 구축과 더불어 국가철도의 지역 연결성 강화로 재설정해 대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새 정부 국정과제 발굴과 5차 국가철도망 계획 수..

한미 상호관세 15% 타결에 충청권 반도체·자동차부품 수출 탄력받나
한미 상호관세 15% 타결에 충청권 반도체·자동차부품 수출 탄력받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하면서 충청권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부품 수출이 힘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충남은 17개 시·도 중 2위의 수출실적을 자랑하고 있어 이번 상호관세로 전반적인 탄력이 기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7월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8월 1일부터 25..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계룡건설산업 부동의 1위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계룡건설산업 부동의 1위

계룡건설산업(주)가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대전지역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는 7월 31일 전국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시공능력평가' 결과 계룡건설산업이 전년 대비 2633억 원(9.7%) 증가한 2조9753억 원으로 5년 연속 2조 원을 돌파했다. 전국 순위도 두 계단 오른 15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주)금성백조주택이 3884억 원으로 2위(전국 75위), 파인건설(주)는 2247억 원으로 3위(전국 114위), 크로스건설(주)는 1112억 원으로 4위(전국 217위),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 교제 범죄 발생한 대전 찾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교제 범죄 발생한 대전 찾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 ‘송치완 학생’ 대통령상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 ‘송치완 학생’ 대통령상

  • 이동 노동자 위한 얼음물 및 폭염 예방 물품 나눔 이동 노동자 위한 얼음물 및 폭염 예방 물품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