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체육특기자 입시비리 적폐 청산돼야

  • 스포츠
  • 스포츠종합

[스포츠돋보기]체육특기자 입시비리 적폐 청산돼야

  • 승인 2017-08-03 16:42
  • 신문게재 2017-08-04 10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입시철이다. 한 운동부 학부형이 상담을 해왔다. 자녀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데 감독이 진학 로비 비를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학부형의 의견은 갈렸다. 실제로 만나서 부탁을 하려면 차비도 들고, 밥도 먹고 차도 마셔야 되는데 내 자식 때문에 수고를 해주는 거라면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한다는 주장과 그런 불법 요구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실력이 안 되면 남의 자리를 돈으로라도 뺐겠다는 나쁜 심보였다.



체육계는 그동안 잘못된 생각으로 살아온 수많은 선배들의 비행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아 왔다. 그 중에 가장 흔했고, 두려웠던 것이 바로 입시비리였다. 아무리 운동을 잘해도 후보 선수로 벤치에 앉아 있어야 했고, 돈을 상납하지 않으면 상급 학교로 진학이 안됐다.

문체부는 지난해 3월, 체육 입시 비리에 한번이라도 연루될 경우 지도자와 선수를 스포츠계에서 영구 제명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시행하고 감독·코치·선수는 물론 해당 대학에도 주요 경기 출전 정지, 입학 정원 축소 등 강력한 행정 제재를 시행한다는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작년 11월 연세대와 고려대의 체육특기자 입시비리는 보란 듯이 터졌고, 야구부 감독과 서울시 야구협회 고위 임원 등 6명이 입건됐다.

문체부는 보다 강력한 제재를 위해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법원 판결 이전에 비리가 확인될 경우 해당 선수의 입학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해당 대학의 출전 제한과 입학 정원을 축소하고, 연루된 학부모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처벌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체육계의 암덩어리인 입시비리에 대해 문체부,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각종 언론에서 연일 뉴스가 생산되는데 왜 입시비리가 끊이질 않을까?

문제는 체육지도자의 신분불안과 박봉, 폐쇄적인 에이전트 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자녀는 왜 운동을 하나요? 대부분의 선수들은 생계수단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메달 획득과 진학을 해야한다.

여기서 많은 문제가 발생된다.

대한민국에서 운동을 가르치는 대부분의 전문체육지도자들은 학교 소속이 아니다. 이들은 교육청 또는 지역체육회 소속이다.

그런데 관리는 학교에서 하도록 되어 있다. 말하자면 파견 근로자다.

학교에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감독이 알아서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하고 선수관리를 하게 된다.

박봉인 지도자 급여 보전을 위해 학부형들이 월회비를 걷어 주기도 한다.

불법이지만 박봉의 지도자는 거절하기 어렵다. 학부형의 간섭은 그 때부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충실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반면, 이들의 평가는 오로지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의 메달로 결정된다.

즉 자신의 직장이 유지되려면 메달을 획득해야 하는데 이것이 학부형의 요구와 맞아 떨어진다. 결국 ‘수’를 찾게 된다. 심판 매수, 지도자 매수가 그 ‘수’가 된다.

지금도 체육계에는 이 ‘수’를 부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나는 정직하게 살 것이다’라며 열심히 운동을 가르쳐 보지만 몇 번 당하고 나면 억울한 상황을 하소연할 길이 없다.

이것이 심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심판을 배정하는 협회 임원과도 깊게 결탁이 되어 있어서 쉽게 뿌리 뽑히지 않는다. 뉴스에 보도되는 프로스포츠 심판매수사건, 소년체전ㆍ전국체전 심판매수사건은 이미 흔한 일이 되어 버렸고, 못하는 사람이 능력이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이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 수없이 비리를 조사하고 제도를 바꾸어 봤지만, 깊숙이 뿌리내린 암 덩어리가 사라지질 않는다.

수많은 선수와 지도자들이 운동을 포기하거나 귀화하고 심지어 자살까지 했다. 추성훈 선수는 고국을 찾아 왔지만 결국 다시 일본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비리집단인 협회가 존속해선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공약했다. 다행이지만 보다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소년체전, 전국체전,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출전을 못하거나 개최를 안 하더라도 제발 이런 비리로 인해 더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못하도록 초강력 제재안을 만들어야 한다.



정문현 충남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3. 세종시, 2025년 '규제혁신+투자유치' 우수 지자체 영예
  4. 대전인자위, 지역 인력수급 변화·일자리 정책 방향 모색
  5. 제2회 국민통합포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조건과 국정리더십의 과제
  1. 보이스피싱에 속아 빼앗긴 3900만원 대전경찰이 되찾아줘
  2. '스포츠세종 포럼' 2025년 피날레...관광·MICE 미래 찾기
  3. 국립세종수목원, 지속 가능 경영...피나클 어워드 은상
  4. 가짜뉴스의 폐해와 대책 심포지엄
  5. 조상호 국정기획위원, 내란 척결 촉구....세 가지 대안 제시

헤드라인 뉴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에 대전 트램 1900억원,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원, 대통령 세종집무실 240억원 등 충청 현안 추진을 위한 국비가 각각 확보됐다. 또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 547억원,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5억원, 세종지방법원 10억원도 반영됐다. 충청권 각 시도와 여야 지역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정부예산안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충청권 현안 사업이 포함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예산 국회 속 충청권이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대한민국 호(號) 신성장 엔진 도약..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