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대통령 장일준, 청년 장성민에 주목하는 정치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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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대통령 장일준, 청년 장성민에 주목하는 정치현상

박상건(언론학박사. 한국잡지학회장)

  • 승인 2018-01-28 11:02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박상건
청년실업이 장기화 되면서 한 나라의 허브 역할을 하는 청년들이 신음하고 있다. 청년의 현재와 미래는 곧 한 민족의 오늘과 내일의 나침반이다. 청년의 미래는 곧 한 나라의 문제이자 정책의 얼개이다. 그래서 청년이 살아야 하고 청년이 사는 세상을 위해 정치가 깨어나야 한다.



흔들리는 청년문제로 인한 사회적 파장 때문인지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정책적 평가에 대한 피드백으로 부상하고 방송사 시사프로그램과 정치드라마 등으로 재생산되면서 우리 사회의 기표가 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은 정치적 격랑을 거듭하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 6.25, 4.19, 5.16, 유신, 5.18, 6.10항쟁 등....그렇게 잿더미 속에서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빠른 경제성장과 민주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여전히 대한민국은 심각한 정치 불신과 정치혐오에 빠져 있다. 이래저래 정치는 그 중심에서 모든 국민의 화두이다.



우리 국민들은 정치를 걱정하는 만큼 정치를 혐오하고 그런 구태를 청산하려는 의지 또한 대단하다. 특히,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대한민국은 거대한 정치의 용광로로 빠져든다. 대통령 선거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드라마틱하게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그 어떤 게임보다도 흥미진진한 대결의 장으로 몰아넣는다. 선거가 끝나 새 정부가 출범해도 문제의 앙금과 해결방향에 갑론을박은 여론전으로 뜨겁게 전개된다. 대선은 그 중심에서 지역과 세대, 이념이 충돌하며 그 결과에 따라 사람들을 열광과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저마다 지지층은 기쁨과 슬픔과 희열과 좌절의 상반된 눈물을 흘린다.





8년 전에 방영된 <KBS> 드라마 '프레지던트'는 한국 드라마 최초로 시청자를 대통령 선거의 한 복판으로 끌어들인 본격 정치드라마였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일부 후보들은 수년 전 방영된 이 드라마 대사를 인용해 선거전을 펼쳤다. 드라마에서 대통령 후보 장일준 역의 최수종은 '대학생과의 대화' 를 통해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적극 촉구했는데, 이 명대사를 인용해 재배포한 것이다.



실제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19대 대통령선거에서 20, 30대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열기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8대 대선에 비해 20대(68.5%→76.1%)와 30대(70.0%→74.2%) 투표율은 높아진 반면에 40대(75.6%→74.9%), 50대(82.0%→78.6%), 60대 이상(80.9%→79%) 등으로 낮았다.



드라마에서 대통령후보 역의 최수종은 청년실업 해소방안 등을 끈질기게 따지는 대학생들에게 당당하게 정치 혐오현상을 지적하면서 되레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대통령후보 장일준은 "후보에게 책임만을 묻지 말라"고 타박하면서 "대통령은 투표하는 국민들이 만드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삽니다. 세상의 어느 정치인이 표도 주지 않는 사람을 위해 발로 뜁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다시 이렇게 강조했다. "청년실업 해소, 청년 일자리 몇 십 만개... 그러나 실제는 어떻습니까? 여러분들이 정치를 혐오하기 때문입니다. 투표 안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성인을 자처하는 여러분들은 애인 팔짱끼고 산으로 강으로 놀러가지 않았습니까? 여러분들은 선거공보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8년 전이나 그 후에도 정치드라마 '프레지던트'는 우리의 현주소 축소판이다. 대한민국은 반세기 동안 12명의 대통령을 경험하며 굴곡의 역사를 걸어왔다. 드라마 속 정치인이나 현실 속의 정치인이나 저마다 대통령도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모든 국민들의 소망을 모두 이루지는 못할 존재이면서, 사람들은 그에게 신과 같은 전능함을 원하는 게 모순이라고 토로한다.



그럼에도 방송사가 이 드라마를기획했던 것도 이런 정치인과 국민적 갈망의 접점 찾기를 위한 것이었다. 비록 정치인 장일준과 대학생 아들 장성민(아이돌 가수 이성민)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일지라도, 시청자와 국민들에게 꿈과 용기를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지도자 상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대통령 선거라는 전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모략과 중상과 협잡과 폭로의 진흙탕 속에서, 묵묵히 정도를 지켜 나가며 끝내 승리하고 마는 한 인간의 애국심과 불굴의 정신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한 인간으로서 겪어야 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과 슬픔을 그려내고 싶었다는 것. 그를 정점으로 대학생 장성민의 고민과 주변 정치 경쟁자들의 다양한 질시와 경쟁, 반드시 대통령이 되고 말겠다는 후보자의 권력의지, 그 권력의지를 달성하기 위해 버려야 할 소중한 가치들을 담아내고 싶었다는 것이다. 특히, 신문 기사의 이면에 가려져 있는 대통령 후보 개인의 적나라한 생활상, 그리고 승리와 패배 그 절정의 순간까지, 이 드라마는 살아 있는 정치현장의 문제들과 해결의 과정을 꿈틀거리는 내면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비록 드라마가 제작진의 의도를 그대로 표출하지는 못했더라도, 온 국민들은 정치평론가 수준의 정치의식을 갖고 있는 터. 그런 시청자들은 이미 정치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한 정치현장 학습효과를 갖고 있으므로 드라마의 의도와 이심전심으로 전율했다. 국민들은 장성민이 상징하는 청년세대와 장일준이 상징하는 기성세대가 꼭, 한번은 이제 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오늘도 그런 세상을 위하여 여전히 희망을 품고 또 다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정치가 깨어날 때다. 청년을 위해, 우리의 공동체문화를 위해 이제는 모두가 깨어나야 할 때다. 그것이 오늘의 우리 문제를 풀고 미래로 가는 길임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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