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이 영화]쉰들러 리스트와 남자의 눈빛

  • 문화
  • 영화/비디오

[명절 이 영화]쉰들러 리스트와 남자의 눈빛

  • 승인 2019-02-03 08:42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172C474B505F7F8F2E
영화 수입사 제공
2월 2일 밤 EBS에서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보았다. 오래 전 비디오를 통해 본 이 영화는 꽤 강열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흑백의 색조에 시종 음울한 멜로디 '글루미 선데이'가 흐르고 단말마적으로 생명을 다하기 직전의 불안과 히스테리에 사로잡힌 나치 제국의 분위기가 잘 녹아 있는 영화.

이 영화의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영화 촬영 내내 말이 없었다고 한다. 그 자신 유태인인 스필버그는 바로 자신의 민족의 비극을 마주하기에 고통스러웠을 터.



내 기억에 선명히 자리잡은 건 주인공 리암 니슨. 독일인 사업가이자 냉혹한 기회주의자 오스카 쉰들러는 처음엔 유태인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었던 인물이다. 오로지 어떻게 하면 돈을 벌까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는 유태인이 경영하는 그릇가게를 인수해 인건비 없이 유태인 수백명을 고용해 경영한다. 그러나 우연히 유태인 회계사와 가까워지면서 나치에 참혹하게 학살당하는 유태인의 실상에 눈을 뜨게 된다. 결국 포로수용소에서 유태인을 구하게 되는 쉰들러 리스트를 작성해 유태인 탈출 작전을 벌인다.

리암 니슨은 이 영화를 통해 처음 본 배우다. 굉장히 큰 키로 흑백 화면에 아주 어울리는 모습이다. 영화 초반 술집 장면에서 리암 니슨은 강열한 인상을 남긴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장신의 리암 니슨은 술집 홀에 나타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말없이 앉아 좌중을 훑어보는 눈빛이 매의 눈을 닮았다. 재즈의 선율이 흐르고 술취한 나치 장교들과 짙은 화장의 여인들의 흐트러진 모습. 시종일관 여유있게 느긋한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는 오스카 쉰들러.



옆모습이 근사한 리암 니슨은 마치 그리스 조각작품 같다. 높게 솟은 눈썹 뼈와 아래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코의 선이 고전적이다. 양 쪽에 자그마하게 들어간 두 눈의 눈빛이 매혹적이다. 담배 연기에 살짝 가려진 틈으로 빛나는 눈은 무얼 생각할까. 조금은 우울한 듯, 냉혹한 차가움이 서려있는 저 눈 너머로 쉰들러는 무슨 계획을 꾸미고 있는 걸까. 퇴폐적이면서 불안한 선율의 '글루미 선데이'에 어울리는 흑백의 영상 속에 리암 니슨의 멋진 폼이 잊혀지지 않는 영화다. 쉰들러 리스트는 어느새 고전의 반열에 올라 섰다. 잊을 수 없는 영화, 다시 보고 싶은 리암 니슨의 눈빛.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3.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4.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5. 대전교육청 공무직 4일 총파업… 94개 학교 급식 차질
  1.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2.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2025년 '정담은 김장나눔'
  3. 4일 밤사이 세종·충남 1~5㎝ 적설 예고
  4.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김장김치 나눔 행사
  5. [2026학년도 수능 채점] 입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시 전략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