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10. 천군만마(千軍萬馬)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10. 천군만마(千軍萬馬)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11-21 16:3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우리 딸이랑 며느리한테 김장을 해서 보내줬음 싶은데 건강이 영 따라주질 않네……." 아내의 한탄(?)이 있었던 던 바로 그제였다.

"요즘엔 김장도 안 하는 집이 많다니 사먹으라고 해. 그리고 당신도 올부턴 김장 하지 마." 누가 부창부수(夫唱婦隨) 아니랄까봐 아내는 냉큼 대답했다. "맞아, 나도 이젠 김장 안 하고 홈쇼핑으로 주문할 참이야."



대상(주) 사외보 [기분 좋은 만남] 11/22월호를 보면 '김치, 담가 먹을까? 사 먹을까?' 라는 제목의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가 눈에 들어온다. 이에 따르면 "올해 직접 김장을 담글 예정입니까?"의 질문에 45.1%가 "예"라고 응답한 반면, "아니오"라고 답한 응답자는 54.9%를 넘는다.

이것만을 봐도 작금 국민들의 트렌드는 김장마저 구매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럼 올해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한 사람들의 이유는 뭘까?



답은 명료하다. ->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로 인한 후유증"이 바로 그 응답이었다. 다음으론 "적은 식구 수"와 "(김장을) 얻을 곳이 있어서"가 랭크되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장을 마친 뒤엔 돼지고기 수육을 푹 삶아 김장김치에 얹어 먹으며 김장의 피로를 풀곤 했다. 아무튼 해마다 이맘때면 대한민국 주부들의 화두로 다가서는 것이 바로 김장이다.

김장은 한겨울 내내 먹을 채소의 저장 방법 중 압권이다. 우리나라에서 늦가을에 행하는 독특한 전례행사임은 물론이다. 김장김치는 배추와 무를 주재료로 하고, 미나리·갓·마늘·파·생강과 같은 향신 채소를 부재료로 한다.

여기에 소금·젓갈·고춧가루로 간을 맞추어 시지 않게 겨우내 보관해 두고 먹는, 밥과의 환상 궁합임은 물론이다. 김치는 비타민 A·C가 많이 들어 있으며, 김치가 익을 때 생기는 유산이 유산균의 번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정장 작용을 하여 비위를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김치
김장철은 대체로 입동 전후가 알맞은 시기라고 알려져 있다. 11월 16일 오전부터 대전시동구청 청사 앞마당 잔디광장에서는 '2019년 천사의 손길 대전 동구청 김장 대축제'가 열렸다.

다가오는 동절기를 맞아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천사의 손길 펴기 일환의 하나로 '천사(1004가구)+천사(1004가구) 김장대축제'를 개최한 것이다.

무려 2008포기에 달하는 김장을 마치느라 이 행사에 참여한 분들 모두 이마에 구슬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이번 행사는 대전 동구 관내 동절기 저소득 가구의 겨울철 욕구가 가장 높은 김장 서비스를 다수의 대상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은 동구민들과 후원자, 자원봉사자, 구의원 등 수백 명이 참여한 가운데, 5천여만 원 상당의 김장 20,080kg를 직접 담갔다. 그리곤 겨울철에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저소득층 가구들에 적절히 배부했다.

특히, '천사+천사 김장대축제'는 전액 후원자들의 후원으로 개최되어 겨울철 김장을 담그기 어려운 독거노인과 복지대상자들에게 김장김치를 전달함으로써 따뜻한 정이 넘치고 행복을 함께 나누는 분위기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김장만 두둑해도 겨우내 행복한 게 우리네 삶의 어떤 지표(指標)이다. 넉넉한 김장김치만 동행하면 밥이든 라면 역시 식탁이 단출해도 그건 금세 진수성찬으로 변화하는 때문이다.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면 비단 저소득층 뿐 아니라 기력이 달리는 어르신들,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불우이웃이 적지 않다. 그들에게 있어 겨우내 '식탁 안심 지킴이'랄 수 있는 김장김치는 정말이지 천군만마(千軍萬馬)에 다름 아닌 원군(援軍)임은 물론이다.

황인호 동구청장은 "이번 천사의 손길 김장대축제에 도움을 주신 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더불어 "후원자분들의 후원과 정성으로 준비한 김장김치를 지역 내 소외계층에게 골고루 전달하도록 했으며, 이 김장김치가 겨우살이에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4.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5.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1.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2.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3. 한기대 '다담 EMBA' 39기 수료식
  4. 상명대 창업지원센터장, '창업보육인의 날' 기념 충남도지사상 수상
  5. 나사렛대 평생교육원-천안시장애인평생교육센터 MOU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