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김장도 안 하는 집이 많다니 사먹으라고 해. 그리고 당신도 올부턴 김장 하지 마." 누가 부창부수(夫唱婦隨) 아니랄까봐 아내는 냉큼 대답했다. "맞아, 나도 이젠 김장 안 하고 홈쇼핑으로 주문할 참이야."
대상(주) 사외보 [기분 좋은 만남] 11/22월호를 보면 '김치, 담가 먹을까? 사 먹을까?' 라는 제목의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가 눈에 들어온다. 이에 따르면 "올해 직접 김장을 담글 예정입니까?"의 질문에 45.1%가 "예"라고 응답한 반면, "아니오"라고 답한 응답자는 54.9%를 넘는다.
이것만을 봐도 작금 국민들의 트렌드는 김장마저 구매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럼 올해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한 사람들의 이유는 뭘까?
답은 명료하다. ->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로 인한 후유증"이 바로 그 응답이었다. 다음으론 "적은 식구 수"와 "(김장을) 얻을 곳이 있어서"가 랭크되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장을 마친 뒤엔 돼지고기 수육을 푹 삶아 김장김치에 얹어 먹으며 김장의 피로를 풀곤 했다. 아무튼 해마다 이맘때면 대한민국 주부들의 화두로 다가서는 것이 바로 김장이다.
김장은 한겨울 내내 먹을 채소의 저장 방법 중 압권이다. 우리나라에서 늦가을에 행하는 독특한 전례행사임은 물론이다. 김장김치는 배추와 무를 주재료로 하고, 미나리·갓·마늘·파·생강과 같은 향신 채소를 부재료로 한다.
여기에 소금·젓갈·고춧가루로 간을 맞추어 시지 않게 겨우내 보관해 두고 먹는, 밥과의 환상 궁합임은 물론이다. 김치는 비타민 A·C가 많이 들어 있으며, 김치가 익을 때 생기는 유산이 유산균의 번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정장 작용을 하여 비위를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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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동절기를 맞아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천사의 손길 펴기 일환의 하나로 '천사(1004가구)+천사(1004가구) 김장대축제'를 개최한 것이다.
무려 2008포기에 달하는 김장을 마치느라 이 행사에 참여한 분들 모두 이마에 구슬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이번 행사는 대전 동구 관내 동절기 저소득 가구의 겨울철 욕구가 가장 높은 김장 서비스를 다수의 대상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은 동구민들과 후원자, 자원봉사자, 구의원 등 수백 명이 참여한 가운데, 5천여만 원 상당의 김장 20,080kg를 직접 담갔다. 그리곤 겨울철에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저소득층 가구들에 적절히 배부했다.
특히, '천사+천사 김장대축제'는 전액 후원자들의 후원으로 개최되어 겨울철 김장을 담그기 어려운 독거노인과 복지대상자들에게 김장김치를 전달함으로써 따뜻한 정이 넘치고 행복을 함께 나누는 분위기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김장만 두둑해도 겨우내 행복한 게 우리네 삶의 어떤 지표(指標)이다. 넉넉한 김장김치만 동행하면 밥이든 라면 역시 식탁이 단출해도 그건 금세 진수성찬으로 변화하는 때문이다.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면 비단 저소득층 뿐 아니라 기력이 달리는 어르신들,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불우이웃이 적지 않다. 그들에게 있어 겨우내 '식탁 안심 지킴이'랄 수 있는 김장김치는 정말이지 천군만마(千軍萬馬)에 다름 아닌 원군(援軍)임은 물론이다.
황인호 동구청장은 "이번 천사의 손길 김장대축제에 도움을 주신 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더불어 "후원자분들의 후원과 정성으로 준비한 김장김치를 지역 내 소외계층에게 골고루 전달하도록 했으며, 이 김장김치가 겨우살이에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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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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