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민선 체육회장 괴롭히는 정치꾼 '퇴장'

  • 오피니언
  • 스포츠돋보기

[스포츠돋보기]민선 체육회장 괴롭히는 정치꾼 '퇴장'

충남대 정문현 교수

  • 승인 2020-02-12 11:39
  • 신문게재 2020-02-13 12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정문현
충남대 정문현 교수
지난달 16일부터 전국 시·도 및 시·군·구에서 민간 체육회장 시대가 열렸다.

이것은 지금까지 지역 체육회장을 자치단체장들이 겸직해 오면서 각종 선거와 행사에 체육인들을 표몰이의 대상으로 이용해 오던 것을 금지하기 위해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 각종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조항이 국민체육진흥법에 신설되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극심했으면 법으로 정해 정치인이 더 이상 체육회장을 못하게 했을까?

사실 지역마다 체육단체와 체육인의 수는 유권자 수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많다.



정권을 쥔 한 표가 급한 선거 후보자들에겐 포섭의 대상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들은 정권창출을 위해 체육지도자들을 선거종사원처럼 부렸으며, 당선된 후에는 아군 적군을 따지며 체육인들을 사분오열 갈라놓았다.

기초자치단체로 가면 더 심했다. 기초자치단체 체육회 이사들은 거의 좁은 지역구에서 친 단체장 세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선거에 체육지도자들을 마구잡이로 이용했는데 주말 내내 일을 시키고도 대체휴일이나 수당을 준 적이 없다. 오히려 지도자들에게 상납을 강요하며 수당을 착취하기까지 했다. 이것이 지금은 기초자치단체 체육회라 명명되는 기초자치단체 생활체육회(과거 협의회)에서 흔하게 일어났던 일들이었다.

그런 대우와 횡포에 시달리던 수많은 유능한 선후배 제자 생활체육지도자들이 이직을 하게 됐음에도 아직도 그 횡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도자들의 절규를 3달 전 국회에 모여 울분을 토한 새벽부터 상경한 생활체육지도자들로부터 듣고 왔으나, 이로 인해 죗값을 치른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이것에 대한 실태조사와 고발 조치는 대한체육회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했었어야 함에도 아직도 이러한 인권유린에 대한 전수조사와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민간 체육회장 제도 시행의 취지는 체육의 '탈정치화'다. 이를 위해서는 체육회 이사나 임원으로 정치인이 임명되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그동안 체육회장을 자치단체장이 겸직하면서 수많은 선거공신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상근부회장, 대외부회장 등의 명칭으로 자리를 만들어 선거 보은의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이들이 체육회에 군림하면서 지역 체육계는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졌었고, 체육회 내부에서도 파열음이 끊이질 않았으며, 직원들조차 승진을 위해 눈치보기, 줄서기 등의 행태가 벌어졌었다. 소위 일 잘하고 능력있는 직원이 승진하는 것이 아니라 줄 잘 서고, 아부 잘하는 직원이 먼저 승진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지방 체육회가 지자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자칫 체육회장과 단체장의 정치적 견해가 다를 경우 예산삭감 등의 보복조치가 취해질 우려는 충분히 있다.

그래서 체육회의 법인화와 예산지원 법률화가 필요한 것이데, 이것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지방 체육예산은 잘못하면 얼마든지 고무줄 예산이 될 수 있다. 지자체의 각종 체육 관련 예산을 지원하는 규정은 신속히 안정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자치단체의 명예와 시민들의 건강과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사업의 선봉장인 체육회장이 소신을 다해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후보 시절 저마다 자신이 체육회장이 되면 사명감을 가지고 체육을 정치로부터 탈출시키겠다고 한 약속들이 선거가 끝난지 한 달도 안 되어서 정치권에 불려 다니며 법의 취지도 어긋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조장하는 사람들은 심판되어야 한다.

체육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 ○○○ 정치꾼에게 체육인의 이름으로 "퇴장"을 명한다.

체육회장, "체육의 탈정치화"라는 제도 개혁의 근본 취지를 지켜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5.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1.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2.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5.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헤드라인 뉴스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전남을 시작해 충청권을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향하는 초고압 송전망이 농경지와 주택가, 학교 일원을 경유해 건설될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 또다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신설하고 입주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 지방에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 환경권과 생활권 침해 피해는 지역에 돌아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7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앞으로 대전을 관통해 건설될 예정인 '신계룡-북천안 345㎸ 송전선로 시설 계획을 규탄하는 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36년까지 송변전설..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