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잠 잘 못 잔다면 불면증 아닌 정신질환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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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잠 잘 못 잔다면 불면증 아닌 정신질환 가능성도

■전문의 칼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정유진 교수

  • 승인 2020-03-29 16:41
  • 신문게재 2020-03-30 12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정유진 교수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정유진 교수
A씨는 잠을 잘 못 자고 자도 자도 몸이 피곤한 상태가 지속하지 오래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받고 있지만, 불면증 해결을 위해 수면제를 종종 복용할 뿐이다.

전문의들은 잠을 못 잔다면 불면증 말고도 수면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같은 수면장애 또는 불안장애,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원인질환에 대한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대표적인 수면장애로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코를 심하게 고는 것은 수면 중에 숨을 쉬는 데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약 25~45%가 코를 골고, 이 중 5~10%는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자는 중에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잠을 잘 때는 기도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들이 이완돼 목젖, 편도, 혀 등이 뒤로 쳐지게 되면서 깨어 있을 때보다 기도가 약간 좁아진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잘 때 기도가 심하게 좁아지거나 아예 기도의 벽이 서로 붙어버리면서 숨을 쉴 수 없게 되고, 심하게 좁아져 공기가 기도를 통과하는 것을 막게 되어 발생한다.

기도가 코를 심하게 골다가 한동안 숨이 막혀 컥컥대다가 '푸' 하고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조용하게 숨을 안 쉬는 상태가 반복돼 본인도 옆 사람도 인지하지 못하는 '침묵의 무호흡'이 훨씬 더 많고 위험하다.

수면 중 무호흡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숨을 쉬기 위해 뇌의 신호를 받고 횡경막과 가슴근육은 더욱 힘을 주게 되고, 결과적으로 잠에서 자주 깬다.

이러한 수면 중단은 기도의 근육을 자극해 더 좁아지게 하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이런 증상들이 하룻밤에 수십에서 수백 차례 발생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림으로써 주간 졸림과 오전 시간의 두통을 유발하고, 장기간 지속하면 고혈압, 부정맥, 심근경색 및 뇌졸중 등의 발생위험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잠을 많이 잔 후에도 낮에 피곤하거나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반드시 수면 클리닉을 방문해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비만의 중년 남성이 심한 코골이와 함께 오전에 두통을 호소할 경우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위험요인인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수면시간은 최소 6시간 이상 확보하고 기도를 더 늘어지게 만드는 술, 담배는 피해야 한다. 또한,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수면제 복용도 삼가야 한다.

수면무호흡이 있으면 숨이 막혀 뇌가 깨게 되는데 수면제는 아예 뇌를 깨지 못하게 막아 수면무호흡의 지속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높은 베개 역시 기도를 꺾이게 만들어 수면 중 무호흡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목덜미를 받칠 수 있는 낮은 베개를 이용하고, 반듯하게 누워서 자는 것보다는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좋다.

보통 성인의 경우 대부분 잘 때만 기도가 막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술보다는 상기도 양압기 치료를 우선으로 고려한다.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증의 경중도에 상관없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이다.

압력을 가해 막힌 기도를 뚫고 밀어 넣어주는 단순한 기기이지만 이 치료를 통해 무호흡 발생을 억제해 뇌를 포함한 전신의 산소포화도를 적정하게 유지해 뇌의 이차적 혈관 손상을 예방하며, 뇌의 각성을 막아 깊이 잘 수 있게 돕는다.

뇌 질환 및 심장질환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혈관 질환의 위험요소가 있는 경우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면 반드시 치료해야 함에도 사용이 불편하거나 반영구적으로 착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될 경우 수면을 전공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음으로써 수면의 질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정유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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