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 국내 최초 고고학 대박… 운천동서 고려 ‘청석탑’ 온전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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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서 국내 최초 고고학 대박… 운천동서 고려 ‘청석탑’ 온전하게 나왔다

흥덕사지 인근 운천근린공원 부지 발굴조사… 고려 전기 ‘최고위급 사찰 건물지’ 확인
‘ㅁ’자형 대형 기단에 해무리굽 청자·막새기와 쏟아져… 흥덕사지와 직접 연계된 공간 증명

  • 승인 2026-06-16 07:49
  • 엄재천 기자엄재천 기자

충북 청주시 운천근린공원 조성 부지에서 고려시대 특수 석탑인 '청석탑'의 상륜부 부재들이 국내 발굴 조사 사상 최초로 온전한 형태의 매장 유물로 발견되었습니다. 이번에 확인된 사찰 터와 고위계 유물들은 인근 흥덕사지와 연결된 당시 사찰의 높은 위상을 보여주며, 그동안 추정으로만 존재했던 청석탑의 구조와 조형 양식을 완벽히 고증할 결정적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 청주시는 이번 고고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유적의 영구 보존 및 역사 교육 활용 방안을 수립하고, 현장 공개와 학술대회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유산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입니다.

유물 발굴 현장 조감사진
유물 발굴 현장 조감사진.(사진=청주시 제공)
문화도시 충북 청주에서 대한민국 고고학 발굴 사상 최초로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특수 석탑인 '청석탑(靑石塔)'의 핵심 부재들이 온전한 형태로 땅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청주시는 운천근린공원 조성사업 부지 내 유적 발굴조사 현장에서 고려시대 사찰 건물지와 함께, 국내 매장유산 발굴조사 사상 최초로 청석탑의 상륜부(석탑 꼭대기의 장식 부분) 부재들을 전격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대발견이 이뤄진 조사 지역은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산9-1 일원으로,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찍어낸 청주 흥덕사지(사적 제315호)와 바로 인접한 핵심 역사 요충지다. 이곳은 청주시의 의뢰를 받아 재단법인 국원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2023년부터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청석탑 부재 (1)
청석탑 부재.청주 운천근린공원 유적 발굴 현장에서 온전한 상태로 출토된 고려시대 청석탑 상륜부(복발, 보륜, 수연) 유물.(사진=청주시 제공)
청석탑 부재 (2)
청석탑 부재 (3)
청석탑 부재 (4)
청석탑은 검은색에 가까운 벼루 씻는 돌인 '청석(점판암)'을 정교하게 다듬어 올린 다층석탑으로, 고려시대에 집중적으로 축조된 특수한 형태의 석탑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전해 내려오는 기성 유적을 중심으로만 제한적인 연구가 이뤄졌으나, 이번처럼 이름조차 사라진 폐사지(현재 터만 남은 절터)에서 정식 발굴조사를 통해 청석탑 부재가 쏟아져 나온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탑의 머리 장식을 구성하는 복발(覆鉢, 엎어놓은 대접 모양 장식), 보륜(寶輪, 바퀴 모양 장식), 수연(水煙, 불꽃 모양 장식) 등이 깨지지 않고 원형에 가까운 양호한 상태로 출토되어 학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그동안 도면이나 추정으로만 존재했던 고려시대 청석탑의 전체적인 구조와 고난도 조형 양식을 완벽하게 고증하고 규명해 낼 수 있는 '결정적 열쇠'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청석탑이 안치되어 있던 사찰 건물지 자체의 위세도 대단하다. 조사 결과 이 유적은 중앙에 넓은 마당을 두고 본당과 좌우 날개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ㅁ'자형 평면 배치 구조를 웅장하게 갖추고 있다. 창건기인 고려 전기를 시작으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보수되고 변화한 흔적도 고스란히 축적되어 있다.

중앙의 중심 건물지에서는 단단한 기단과 계단, 초석(기둥 받침돌) 등이 질서정연하게 조사됐다. 양측 익사(翼舍, 본채 옆에 날개처럼 붙여 지은 부속 건물)에서는 당시의 고도화된 구들 등 난방시설이 명확히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고려 전기의 최고급 도자기인 해무리굽 청자류를 비롯해 상감청자 매병 조각, 연화문(연꽃무늬)·일휘문(태양무늬) 막새기와, 전돌, 정교한 청동제품 등 당시 왕실이나 최고위층의 후원을 받았음을 짐작게 하는 고위계 유물들이 다수 출토됐다.

발굴조사단은 이 유적이 고려 전기에 조성된 격식이 매우 높은 고위계 사찰이자, 인근 흥덕사지와 종교·행정적으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운영되던 핵심 사찰 공간이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결론지었다.

청주시는 이번 고고학적 쾌거를 바탕으로 유적의 영구 보존 및 역사적 활용 방안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역사 교육의 산실로 삼기 위해 시민들이 발굴 성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발굴 현장 시민 공개 행사'를 조속히 추진하고, 국내 저명 학자들을 초청하는 대규모 '학술대회' 개최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 단계에 착수했다.

청주시 문화유산 관계자는 "이번 발굴은 도시공원 조성이라는 현대적 개발과 소중한 문화유산의 보존·상생을 동시에 성취해 낸 최고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운천근린공원을 청주의 찬란한 고려 불교문화 역사와 청정 자연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명품 시민 문화휴식공간이자 역사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주=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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