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의 힘’ 입증한 경마 스포츠 부전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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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의 힘’ 입증한 경마 스포츠 부전자전

국산 경주마들, 2대에 걸친 경주능력으로 국산 종마 가능성 보여
씨수말, 씨암말 환류는 지속적인 말산업 성장의 기틀

  • 승인 2021-04-16 18:29
  • 수정 2021-05-03 20:09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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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순간(사진 위, 12년 농림부장관배)'과 자마 '심장의고동(아래, 20년 일간스포츠배)'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라고 불릴 정도로 유전자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는 스포츠다.

지나 2014년 5월 10일 서울 경마공원에서는 상징적인 경주가 있었다. 경주에 출전한 경주마들의 이름조차 '부전자전'과 '아비처럼'인 것을 보면 씨수말의 중요성이 체감된다. '아비처럼'은 외국에서 수입해온 최강 씨수말 '메니피'의 자마였고, '부전자전'은 국내 첫 삼관마 '제이에스홀드'의 자마였다. 둘은 각자 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맞붙었다. 경주 전에는 '메니피'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비처럼'의 인기가 높았으나 결과는 달랐다. 국내 씨수말의 자마인 '부전자전'이 '아비처럼'을 제치고 우승했다. 경마에서 혈통의 상징성과 함께 국산 씨수말의 높아진 경쟁력을 보여준 일화이다.

▲국산 경주마들, 2대에 걸친 경주능력으로 국산 종마 가능성 보여줘=최근 주목받는 국산 씨수말· 자마 부자(父子)는 '지금이순간'과 '심장의고동'이다. '지금이순간'은 2012년 코리안더비(GⅠ,1800m)와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GⅡ,2000m)를 우승하며 최강 3세마로 등극 했다.

이듬해 최고 경주인 그랑프리(GⅠ,2300m) 준우승 등 주요 대상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 2014년 씨수말로 전환했다. '심장의고동'은 '지금이순간'이 2016년 배출한 자마다. '심장의고동'이 2019년 코리안더비에 출전하며 한국경마 최초 '부자 동반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비록 '심장의고동'은 준우승에 그쳤으나, 이후 일간스포츠배(L,1800m)에서 우승하며 국산 씨수말 자마로는 최초로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주요 씨암말 역시 뛰어난 자마를 배출하고 있다. '우승터치'는 2011년 코리아오크스(GⅡ,1800m)와 2013년 뚝섬배(GⅢ,1400m)를 우승한 최강 암말이자, 2012년 그랑프리(GⅠ,2300m)에서도 준우승을 거머쥐며 수말에 뒤지지 않는 능력을 보여줬다. 씨암말로 전환한 '우승터치'는 지난해 KRA컵마일(GⅡ,1600m)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를 우승한 자마 '터치스타맨'을 배출했다. 이들 모자(母子)의 대 이은 성적에 '우승터치'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모자(母子) 활약에 뒤지지 않는 모녀(母女)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2004년 코리안오크스를 우승한 '싱그러운'의 자마 '우아등선'은 2014년 동아일보배, 농협중앙회장배를 거머쥐었다. 2007년 KRA컵클래식(GⅢ,2000m) 등 우승했던 '포킷풀어브머니'의 자마 '매니머니' 역시 2017년 동아일보배를 우승했다.

▲씨수말, 씨암말 환류는 지속적인 말산업 성장의 기틀=경마산업은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 경주를 통한 능력검증과 우수한 종마자원의 선발, 우수한 자마 생산이라는 순환체계가 맞물리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러한 순환체계 안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한 종마'라 할 수 있다. 우수한 국산 경주마를 선발하고, 선발된 경주마가 씨수말, 씨암말이 되어 더욱 우수한 자마를 생산한다. 국산 경주마들의 수준이 외산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되면 우리 경주마 생산농가들 역시 외국으로 경주마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내수 중심인 판로가 해외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우수한 씨수말은 '교배료'를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씨수말 중 가장 높은 교배료를 자랑하는 것은 아일랜드 출신의 '갈릴레오'로 알려져 있다. '갈릴레오'의 1회 교배료는 60만 유로(약 8억 원)로 알려져 있다. 씨수말들은 보통 1년에 100회가량 교배할 수 있기에 연간 교배료 수익만 800억 원이 된다. 역사적으로 가장 높았던 교배료는 캐나다 출신의 전설적인 명마 '노던댄서'의 100만 달러(약 11억2천만 원)다.

내 최고 씨수말 중 하나인 '엑톤파크'의 1회당 교배료는 1천200만 원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 유명 씨수말들에 비하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우수 경주마의 종마 환류를 통한 경마산업의 순환체계에는 1차, 2차, 3차 산업이 복합되어있다. 동시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산업으로서의 가치가 잠재되어있다. 국가 차원의 꾸준한 관심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대한민국에서 경마를 합법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유일한 단체다. 1922년 조선총독부의 인가를 받은 사단법인 조선경마구락부로 출범하여 민간기업의 형태로 운영 되었으나, 8.15 광복을 맞이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출범하면서 1949년 인수되어 공기업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경마가 레저라는 관점에서 1992년부터 농림부에서 체육청소년부(문화관광부) 산하로 바뀌었다가 지난 2001년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로 환원됐다.

 

본사는 경기도 과천시 경마공원대로 107(주암동 685번지)에 있으며, 지방이전계획이 없는 공공기관 중 하나다. 경마 주관 이외에도 말의 품종 개량이라든가 말산업 육성정책에 관여하기도 하지만, 주 수입원은 경마를 통한 마권판매 수익이다. 경마를 유일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1986 서울 아시안 게임과 1988 서울 올림픽의 승마 종목은 한국마사회 주관으로 치러졌으며, 2002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세종=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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