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온] 보행자 위협하는 '교통섬', 시민들 "보행자보다 운전자 배려?" 불만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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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온] 보행자 위협하는 '교통섬', 시민들 "보행자보다 운전자 배려?" 불만가중

교통섬, 법렵의미로 보행자 안전 확보한다 하지만, 단순 교통 원활 목표
최근 교통안전공단 인식 조사 결과 94%, "교통섬 횡단 불안함 느낀다"
시 "일부 교통섬 철거, 고원식 횡단보도 설치 등 즉각적인 대책 수립할 것"

  • 승인 2021-04-20 16:29
  • 수정 2021-04-20 16:30
  • 신문게재 2021-04-21 5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갑자기 차가 튀어나오니 건널 때마다 불안하네요."

20일 오전 10시 대전 중구 오류동 서대전네거리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일부 시민이 ‘교통섬’을 가로질러 뛰어간다.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녹색 신호등임에도, 시민들은 우회전하는 차량을 살피며 보도를 건너고 있다.

교통섬은 차량의 원활한 교통처리와 보행자 도로 횡단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교차로 또는 차도의 분기점 등에 설치하는 섬 모양의 시설이다. 하지만 교통섬이 우회전하는 차량의 원활한 교통처리에만 치중해 보행자를 위협하고 있다.

중구 오류동에 사는 권모 씨(72)는 "반사거울이나 정지 표시판 등 보행자를 배려하는 건 하나 없고, 초록 불에도 보행자들은 우회전하는 차량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건너야 한다"며 "노인들이 순간적으로 오는 차량에 대해 피할 수도 없어 차량이 아예 오지 않을 때만 교통섬을 건너곤 한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일부 교통섬은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하지 않거나 주변에 안전시설조차 미흡해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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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오류동 서대전네거리에서는 우회하는 차량들로 인해 시민들이 횡단하지 못하고 있다. (아래) 둔산동 큰마을네거리에는 시민들이 우회하는 차량을 피해 횡단하고 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지난 2월에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조사한 '교통섬' 인식결과에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34.3%, 위협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60.4%로, 전체 중 94.9%가 교통섬 횡단에 대해 불안함을 느낀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평일, 주말 구분 없이 유동인구가 많은 둔산동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서구 둔산동 큰마을 네거리에서도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신호가 바뀔 때마다 교통섬을 건널 때마다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유모차를 끌고 있는 시민이 부랴부랴 보도를 건너는 상황도 볼 수 있었다.

갈마동에 사는 장미연 씨(23)는 "최근 사회적 맥락은 안전속도 5030 정책을 통해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분위기인데, 교통섬은 순전히 운전자만을 배려하기 위한 시설 같다"며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펜스 설치, 교통섬 철거 분위기 쪽으로 쏠리는 데 대전지역도 그 분위기를 따라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29개 노선 중 교통섬 교차로는 총 130곳으로, 교통섬은 모두 268개가 설치돼있다. 대전시도 교통섬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해 올해부터 고원식 횡단보도 설치, 일부 교통섬 철거 등 즉각적인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교통섬 시설 조성에 대한 부분이 우회하는 차량에 대해 원활하게 해줌으로써 당시에는 각광을 받았지만, 현 추세는 보행자 중심이 되고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교통섬 우회 차선에 방지턱 역할을 하는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해 차량 속도를 줄이고 연구단지 네거리 교통섬은 추후 철거하는 등 대책을 세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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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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