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정 1·2품을 모시는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의 고민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세상읽기] 정 1·2품을 모시는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의 고민

윤희진 정치행정부장

  • 승인 2021-06-02 11:43
  • 수정 2021-06-03 10:20
  • 신문게재 2021-06-03 18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1윤희진(온라인용)
윤희진 부장
국회의원. 사실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왕이 통치하던 시대에는 없었던 직업이었다. 유구한 한반도 역사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이 생긴 지는 고작 70년이 조금 넘었다. 처음 생긴 건 1948년이다. 일제강점기를 떨쳐낸 지 2년 9개월여 만에 치러진 그해 5월 10일 총선을 통해서다. 당시 198명의 초대 국회의원이 선출됐고, 21일 후인 5월 31일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한 초대 국회가 문을 열었다.

이후 모두 여덟 차례의 헌법 개정 절차를 거쳤고 1987년 6·10 민주항쟁을 계기로 대통령 직접 선거와 민주주의 제도의 회복을 내용으로 하는 제9차 헌법 개정을 통해 국회의 권한과 국회의원의 지위를 되찾았다. 치열한 현대사와 궤적을 함께해 온 직업이다.

국회의원의 권한이 막강해진 건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직업이 되면서다. 국회의원이 ‘국민’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은 국회의원의 든든한 버팀목인 셈이다.

국회의원과 비슷한 직업이 바로 자치단체장이다. 자치단체장 역시 국민이 직접 투표를 통해 뽑는다. 지역의 ‘대통령’이라고 보면 된다. 1995년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광역시장과 도지사, 광역시 구청장과 시장, 군수 등도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됐다.

국회의원과 다른 점은 역사가 오래됐다는 점이다. 왕이 통치했던 가까운 조선시대 공직은 정(正) 1품부터 종(從) 9품까지 18품계가 있었다. 정 1품은 영의정과 좌·우의정 등으로, 오늘날의 국무총리와 대법원장, 국회의장 등이다. 정 2품은 판서, 대제학 등이며, 대한민국의 장관급이다. 말단인 종 9품은 대한민국에선 ‘서기보’(9급 공무원)라고 보면 된다.

오늘날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당시 백성 규모에 따라 달랐다. 백성이 가장 많았던 도성을 다스린 ‘한성판윤’(서울시장)은 정 2품이고, 중간 정도 규모는 종 3품, 소규모는 정 4품이다. 광역시장은 정 2품, 일반 시장과 광역시 구청장은 종 3품, 인구가 적은 군수는 정 4품이라 할 수 있다.

국회의원이 없었던 조선시대 지방에서는 수령(절도사, 관찰사, 부윤, 목사, 부사, 군수, 현감, 현령)이 대장이었다. 자신보다 품계가 높은 상관만 잘 모시면 권력을 맘껏 누렸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상관과의 사이에 국회의원이라는 ‘시어머니’가 생겼다. 국민이 직접 뽑는 같은 선출직이지만, 자치단체장들은 국회의원 앞에만 서면 주눅이 든다. 그나마 광역단체장은 덜 하지만, 기초단체장은 선거 때마다 막강한 공천권을 행사하는 국회의원 앞에선 힘이 쪽 빠진다.

이런 측면에서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을 보면 ‘짠한’ 마음이 든다. 서구 내에 정 1품인 국회의장(서구갑)과 정 2품인 법무부 장관(서구을)을 함께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2명의 시어머니를 챙겨야 하지만, 워낙 성향이 다른 분들이라 장단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2022년 6·1 지방선거 1년여를 앞두고, 장종태 서구청장을 대전시장 후보로 올려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국회의원 입장에선 재선은 괜찮지만, 3선 공천 때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3선에 성공한 자치단체장은 일단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막강한 도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장종태 청장은 대전시장 도전이 아니라 3선 도전을 위한 공천과정이 순탄하기만을 바랄 수 있다. 대전시장 출마설도 세 번째 공천을 안정적으로 받기 위한 애드벌룬이 아닐까

윤희진 정치행정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한 학교서 학생 등 19명 구토·발열 증상
  2. 우주산업 클러스터 3축 대전 '우주기술혁신인재양성센터' 구축 어디까지?
  3. 김태흠 충남 원팀 행보… "연대 강화로 지방선거 승리"
  4. 광주 사건 이후 판암동 흉기 살해 전례에 경찰 예방활동 강화
  5. 제2형 당뇨병 연구 충남대병원 연구팀, 대한당뇨병학회 우수 구연상
  1. 충청권 345㎸ 송전선로 입지선정 논의 한 달간 보류
  2. 대전기상청, 초등생 대상 기후위기 대응 콘테스트 개최
  3. 충남개발공사-충남연구원, 지역균형개발 협력체계 구축
  4. '5월 23~29일 우주항공주간' 항우연 등 전국 연구시설 개방… 23일 대전서 선포식
  5. [내방] 성광진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등

헤드라인 뉴스


박수현 "내란세력 청산" vs 김태흠 "독재막는 투쟁"…지선 승리 다짐

박수현 "내란세력 청산" vs 김태흠 "독재막는 투쟁"…지선 승리 다짐

6.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후보들이 지선 승리를 위해 각오를 다졌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내란 세력 청산을 위한 중요한 선거"라며 지선 승리를 강조했으며,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는 이번 선거에 대해 "일꾼 뽑는 선거이자 독재 막는 투쟁"이라며 반드시 승리할 것을 다짐했다. 민주당은 12일 충북 청주 엔포드호텔에서 대전·세종·충북·충남 공천자대회를 열고 지방선거 승리를 결의했다. 이날 박수현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 또한 공천자 대회에 참석해 내란 세력 청산 등을 위한 승리를 다짐했다. 박 후보는 "내란 세력을 청산하고 새로운 대..

지방선거 앞두고 들끓는 행정통합 여론…대전시의회 민원 100배 폭증
지방선거 앞두고 들끓는 행정통합 여론…대전시의회 민원 100배 폭증

6·3 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대전 시민들의 관심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의회에 접수된 시민 민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개인의 생활에 직결된 사안이 아닌 지역 정체성과 지방정부 재편 이슈에 여론이 크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주목된다. 12일 대전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접수된 민원은 총 166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건과 비교하면 1년 새 100배 넘게 폭증한 수치다. 특히 전체 민원 가운데 1621..

안전공업 대화공장도 `안전 사각지대`… 산안법 위반사항 `무더기 적발`
안전공업 대화공장도 '안전 사각지대'… 산안법 위반사항 '무더기 적발'

73명의 인명 피해를 낸 안전공업(주)의 주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화재가 발생한 문평공장에 이어 대전산업단지 내 대화공장에서도 다수의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서 사업장 곳곳이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청장 마성균)은 12일 안전공업 대화공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사법처리 32건, 과태료 부과 29건(약 1억 2700만 원), 시정개선 9건 등 총 70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안전공업은 지난 3월 20일 대덕구 문평동 소재 문평공장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

  •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선거인명부 작성 시작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선거인명부 작성 시작

  • 대전시장 허태정 후보 선대위 참석, 이장우 후보 문화산업 정책 발표 대전시장 허태정 후보 선대위 참석, 이장우 후보 문화산업 정책 발표

  • 공용자전거 타슈에 시민들 통행 ‘불편’ 공용자전거 타슈에 시민들 통행 ‘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