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시장을 걷다] 아파트 옆 재래시장 '한민시장'

  • 경제/과학
  • 유통/쇼핑

[골목시장을 걷다] 아파트 옆 재래시장 '한민시장'

  • 승인 2021-08-05 14:24
  • 수정 2021-08-29 22:02
  • 신문게재 2021-08-06 10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컷-골목시장




배송서비스·고급화로 승부수… 아파트촌 주민들과 공생하며 동고동락
젊은상인, 깨끗한 시장환경으로 먹거리 골목 생겨… 코로나19로 직격타

골1 copy
대전 서구 가장동에 위치한 한민시장은 아파트촌 사이에 있는 도심형 골목시장이다. 젊은 상인들, 배송 서비스 등 일찌감치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해 아파트촌과 함께 공존하는 도심형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유나 기자

(*해당 기사는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아파트에 시장이 있다고 하면 보통 아파트 내에서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수요장터', '금요장터'와 같은 요일장터를 떠올리기 쉽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루면서 전통시장이 하나둘 사라져 가는 요즘, 대형 아파트 사이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시장이 있다.

 


대전 서구 괴정동 맑은 아침 아파트와 래미안 아파트 사이에 자리 잡은 '한민시장'은 가까운 거리에 기업형 슈퍼마켓을 두고도 경쟁력을 갖춘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코로나 19전 만 해도 저녁 장을 보고 약속을 잡았다.
전통시장은 지저분할 것이라는 편견은 높은 아케이드와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조명들로 단숨에 깨진다. 상점에서 마주하는 상인들 역시 젊다.

 

한민시장6
한민시장은 아기자기한 조명을 설치하는 등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유나 기자

▲장보기 배송, 고급화로 승부수=한민시장은 일자로 된 작은 시장인데 먹거리, 농산물, 잡화, 심지어 휴대폰 대리점도 있어 입구에서부터 쭉 직진하며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직진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릴 위험도 없다.
맑은아침 아파트 맞은편 입구로 들어가 앞으로 걷다 보면 그 유명한 막창 골목도 보인다.
한민시장 주변에는 대단지 아파트와 인근에 주택가가 밀집돼 있는데 만 명 정도의 주민이 산다.


1970년대 말 자연스럽게 형성돼 지난 1981년도에 정식 개장한 한민시장은 도심의 전통시장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쇠퇴해 가는 사이 오히려 관광형 시장, 21세기 전통 시장 모델로 꼽히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실제로 2016년에는 대한민국 우수전통 시장, 2017년도에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됐고 2019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한민시장이 이렇게 아파트단지 내에서 전통시장으로서 자리매김한 것은 시대를 읽는 발 빠른 대응과 고급화 전략 때문이다.
김종천 한민시장 상인회장은 "조명을 달고 시설을 정비하는 등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했다"며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네이버 장보기 배송 서비스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회장 역시 서른한 살에 한민시장에 들어왔고 37세에 상인회장의 당선된 젊은 상인이다. 

 

한민시장2
한민시장은 보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시장이다./이유나 기자
한민시장은 최근 모든 전통시장이 도입하는 장보기 서비스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로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면 결제 두 시간 이내에 받아볼 수 있다.
여기에 한민시장은 일찌감치 고급화를 추진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상인들은 아침 일찍 도매 시장에 가서 '상'급에 해당하는 상품을 가져온다. 한민시장 상인들은 새벽 5시에 일어나 도매시장에서 물건을 가져오고 저녁 8시에 퇴근한다. 식료품과 재료 위주의 시장이었지만 인근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먹자골목도 조성됐다. 고로케나 도넛은 물론 떡볶이와 부침개가 인기다. 유명한 막창골목도 조성됐다.

한민시장5
한민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천수씨./이유나 기자
▲혁신적인 시장도 코로나19 앞에선 '휘청'=하지만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혁신적인 한민시장도 코로나19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먹거리 부스, 장보고 문화교실, 김장 문화제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지만, 지금은 모두 취소됐다. 그 유명한 막창 골목도 분위기가 어둡다. 금요일 저녁에 방문했는데도 빈 점포가 많았고 임대 문구도 곳곳 눈에 띄었다. 상인들은 한 달 임대료도 내기 벅차다고 호소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지원 대상에 전통시장이 제외되면서 지원금도 적다.

한민시장1
한민시장 막창골목에 임대 문구가 붙여져 있다. /이유나 기자
한민시장3

서구 괴정동 맑은 아침 아파트 맞은편의 한민시장 입구.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한민시장을 즐겨 찾는다./이유나 기자

 

한민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김천수 씨는 "코로나 이전에도 불황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매출이 그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의 거리두기 대상 업종에 전통시장이 포함돼있지 않아 지원금을 적게 받는다"며 "이 상황이 6개월 이상 간다면 장사를 접을 판이다"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금융위·개보위' 때늦은 세종 이전설… 행정수도 남은 퍼즐은
  2. 과천 경마공원 부분 개발… 시민과 노동계 강력 반발
  3. "활옥동굴, 폐쇄보다 해법"…이동석 충주시장 '현장행정' 첫 시험대
  4. 진주시, 진주성 밤을 빛으로 채운다
  5. 논산딸기축제, ‘한국 대표 축제’ 특산물 부문 전국 1위 기염
  1. 대전시 노후계획도시 정비 주민 상담 지원…20일 2차 컨설팅
  2. "전국 노래꾼들, 서산 해미읍성으로 모인다"…가을 무대 뜨겁게 달군다
  3. 막바지 피서객 몰린 계룡산 계곡
  4. 여름철 복합 기상 재해 대응… 농작물 피해 최소화 총력
  5. 농정원, 계절근로 전문기관 도약… 현장 소통 강화

헤드라인 뉴스


민주 당권 틀어쥔 김민석, 충청현안 해결 속도내야

민주 당권 틀어쥔 김민석, 충청현안 해결 속도내야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로 4선 김민석 의원(서울 영등포을)이 선출된 가운데 차기 여당 지도부가 산적한 충청 현안 해결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 국무총리를 역임한 핵심 친명(친이재명)으로 충청 현안 관철을 위한 당청(黨靑) 원팀 시너지 극대화에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대에서 연임을 노리던 4선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을 누르고 당권을 손아귀에 쥐었다. 그의 임기는 2028년 8월까지로 집권 중반기 국내외 적으로 실질적인 성과가..

예타 막힌 대전 나노반도체 국가산단…몸집 줄여 재도전
예타 막힌 대전 나노반도체 국가산단…몸집 줄여 재도전

대전시가 산업단지 500만 평 조성 마스터플랜의 핵심이었으나 KDI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지 못한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사업'을 재도전한다. 산단 규모를 축소하고 입주 업종을 확대해 사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산업단지 기반이 취약해 정부의 반도체 주요 정책에서 대전이 들러리 신세로 전락한 만큼 지역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17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현재 대전시와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나노반도체 국가 산단 조성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연내 재신청을 위해 규모 조정 후 사업 계획을 보완..

10년 후 성장 디딤돌 `7대 프로젝트` 대덕특구 R&D 임무될듯
10년 후 성장 디딤돌 '7대 프로젝트' 대덕특구 R&D 임무될듯

10~20년 후 경제성장 동력이 될 정부의 7대 과학과제로 구성된 시드(SEED) 프로젝트가 대덕연구개발특구 연구기관이 이미 수행 중이거나 중요한 장래 목표를 다수 포함하면서 대덕특구가 다시 중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래성장동력 7대 시드(SEED) 프로젝트를 최근 발표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 재생에너지 등을 양자, 우주항공, 첨단 바이오와 함께 장래 경제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SMR은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라는 과제가 맞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에 김민석

  • 민주당 전당대회서 고공 시위 민주당 전당대회서 고공 시위

  • 가을옷 입은 마네킹 가을옷 입은 마네킹

  • 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고속도로 곳곳 정체 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고속도로 곳곳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