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도심 터미널을 옮겨 균형발전 첫 단추…동대전 개발 태동

[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도심 터미널을 옮겨 균형발전 첫 단추…동대전 개발 태동

14.터미널 이전사업과 동대전 개발

  • 승인 2021-09-08 15:52
  • 수정 2021-09-09 19:59
  • 신문게재 2021-09-09 1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컷-검색에





역전 시내에 각종 터미널 산재해 불편·위험

교통·운송분야를 외곽으로 이전해 기능분산

종합터미널 조성해 동대전 개발 원동력化

 

20090401000001072_1
1970년대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운영된 시외버스터미널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한 곳에 뒤엉킨 도시기능을 분산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노력을 대전시는 끊임없이 반복했다. 그 시작점을 대전역 인근에 밀집한 각종 정류장과 터미널을 동구 용전동과 중구 유천동으로 통합·이전시킨 사업이었다고 이해한다면 과도한 해석일까. 누구는 이삿짐을 들고, 어떤 이는 도외지로 나간 딸아들을 만나러 찾았을 터미널 역사를 통해 살아서 꿈들거리는 대전의 변화상을 돌아본다. <편집자주>

▲시내에 터미널 6개 '혼잡'
대전이 삼남(三南)의 관문으로 불린 것은 수도 서울과 충남·전라·경상도를 잇는 중간지점이면서 경부선·호남선이 경유해 각종 터미널이 대전에 산재했기 때문이다. 대전시정백서에 따르면, 대전에 시외버스터미널이 등장한 것은 1954년 대흥동 466번지에 전북여객 정류장이 설립되면서다. 1961년에는 중부교통과 신진여객이 용전동과 대흥동에 또다른 정류장을 만들었고, 현재 중구청 앞에 대림빌딩 자리도 시외버스터미널이 운영되던 부지다. 한진고속과 동양고속이 동구 정동에 터미널(1186㎡)을 운영했고, 벤즈고속버스와 그레이하운드 회사는 동구 중동(585㎡)과 삼성동(1157㎡)에 각각 차고지를 둔 터미널을 꾸렸다. 당시에는 고속·시외버스 운송회사가 각자 정류장을 마련해 승객을 유치했고, 운행노선도 서로 겹쳐 같은 목적지 방향의 다른 회사의 버스를 추월하려고 과속 경쟁을 벌였다. 더욱이 시청과 지방법원, 지방검찰청, 경찰서, 세무서, 문화원, 도립병원 등 도시 모든 기능이 대전역전에 밀집한 상태서 터미널이 여럿 운영돼 혼잡과 사고위험을 키웠다.

1970년10월20일 대전 공용버스차고지11
1970년 10월 대전시외버스 공용차고지 중도일보 보도(사진 왼쪽)와 1959년 도로를 무허가 점유한 화물트럭터미널 고발기사.
1959년 7월 중도일보에 '치외법권 트럭 정류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시내 대흥교 건너 원동국민학교 옆에 여러 가지 회사 이름의 화물자동차 떼를 볼 수 있는데 이곳은 엄연히 도로로서 이와 같은 대군의 트럭을 세울 수 없는 곳"이라며 시민들의 불편을 전했다. 또 1970년 12월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변화를 분석한 기사에서 "교통의 중심인 대전역 부근에 있는 6개 회사의 고속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서울을 왕복하고 있다"라고 소개한 것을 보아도 정류소와 터미널에 따른 당시 혼잡을 짐작할 수 있다.

▲동대전 개발 소외론 붉어져
대전역 주변에 도시의 모든 기능이 집중되었을 때 경부선 건너편의 동대전은 개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론이 처음 제기됐다. 보문산 일대의 문화동과 태평동이 서대전으로 여겨질 때 용전동과 대동 등의 동대전은 대전역에서 가까우면서도 철도라는 장애물에 가로막혀 낙후됐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1968년 1월 중도일보 기사를 보면 당시 유기붕 동대전개발위원장을 인터뷰한 기사에서 "동대전은 남향이라 따뜻하고 고지대로 배수가 잘돼 살기 좋은 곳이나 대전시 개발에서는 제외돼왔다"라며 "물기 있는 생선 한 마리만 사 먹으려 해도 1시간을 허비해야 하고 대전역에 나가려해도 철길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라고 불균형을 지적했다. 비슷한 시기에 중도일보 다른 기사에서도 동대전의 낙후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남북으로 놓인 경부선철도에 진작에 지하도나 육교처럼 적극적인 통행책이 마련되었다면 오늘과 같이 초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동대전 교통의 핵심을 이루는 홍동육교와 성남지하차도가 1971년 조성계획이 발표돼 1984년에야 개통됐는데, 운행열차가 훨씬 적은 호남선의 서대전육교는 1970년 이미 개통했던 것을 보아도 동대전 개발은 상대적으로 늦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1971년 3월 중도일보 사설에서는 "대전의 자연적 발전 추세는 서부 즉 유성 및 가수원방면으로 진전되고 있어 동부대전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낙후지역이 될 가능성이 많다"라고 분석했다. 이때 대전역에 밀집한 기능 중 교통·수송시설을 동대전으로 옮겨 동부지역을 개발하는 계획이 발표된다.

▲터미널 개발과 택지개발
1970년 7월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고 대전 용전동에 대전톨게이트가 마련되면서 동대전 개발을 위한 터미널 통합·이전사업은 본격화됐다. 1970년 12월 회덕~전주 사이 호남선까지 개통되고 1975년 영동고속도와 1978년 중부고속도로가 완공되면서 그동안 철도가 담당하던 장거리 여객 수송기능을 고속버스가 대체하면서 대전은 통합터미널 조성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1970년 8월 중도일보 보도를 보면 충남도가 대전시외버스터미널 설치허가 예정지역을 변경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가 게재됐다. 대전시가 당초 시내버스 종점인 가양동 일대에 시외버스터미널 예정지역을 설정했으나 충남도가 건설부에 이전을 요청해 대전역에 가까운 삼성굴다리 부근으로 변경하려는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기사는 "시외버스터미널 설치에 있어 동대전 발전을 저해하는 처사는 시민들의 지탄을 면치 못하게 되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며 동부시외버스터미널 개발이 동대전 개발을 위한 사전 포석임을 드러냈다.

버스터미널_0000-00-00_4
1978년 완공한 대전동부고속버스터미널과 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사진=대전시 제공)
앞서 대전시는 1972년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장거리버스의 터미널은 용전동에 충남을 오가는 일반 시외버스는 서부 유등천 일원에 조성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도시계획에 반영해달라고 건설부에 인가를 받은 상태였다. 1975년 10월 삼양산업이 용전동 1번지에 터미널을 조성하겠다고 정류장 사업면허를 냈고 결과적으로 이게 인가돼 동부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조성됐고 지금의 대전복합터미널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시민들의 5대 숙원 '해결'
동부 대전의 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1968년부터 신문지면에서 관측된다. 그해 6월 중도일보는 3면 보도를 통해 '시가지 균형발전 절실'이라는 기사에서 당시 박병배 의원이 균형개발을 위해 동대전역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타전했다. 이같은 구상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당시 용전동 일원의 동대전 개발에 대한 욕구가 적지 않았음을 방증하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1970년대 용전동 터미널 개발사업은 대전시민들의 5대 숙원사업으로 여겨질 정도로 큰 주목을 끌었다. 김보성 전 대전시장이 남긴 회고록 '질러가도 십리 돌아가도 십리'를 보면 용전동 고속버스터미널 조성사업에 여러 난관을 뚫고 끝까지 관철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고속버스터미널 부지로 지정한 곳은 애경원의 한센인 생활시설이 있었다. 전염력 없는 음성의 한센인 30여 명이 거주하는 곳에 터미널을 세우기 전 이들을 설득하고 옮겨서 삶을 이어갈 부지를 물색하는 게 우선 과제였다.

도시 새마을 평가회의 및 애경원시찰 _1976--_8
1976년 김보성 시장(사진 가장 왼쪽)이 용전동 터미널예정지의 애경원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정림동과 유성 원신흥동이 각각 추천됐으나 주민들의 강한 반대로 무산되고 결국 터미널 조성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지역에 이전부지를 마련한 곳이 지금의 용전동 한국전력 대전본부 뒤편이었다. 한센인들의 반대를 설득해 이전시킨 뒤 1978년 12월 용전동 동부고속버스종합터미널 조성사업이 준공했다. 이번에는 시내에 산재한 고속버스 회사들이 도심에서 멀어진 신규 종합터미널로 이전을 거부하면서 갈등을 빚었고, 도심 8개 정류장을 지정 폐쇄 결정하는 강력한 행정지시가 있고 난 뒤에야 터미널 이전이 가시화됐다.

2016년 작고한 김보성 전 시장은 회고록을 통해 "시내 좁은 공간에 정류장이 난립해 교통체증과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해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라며 "어떠한 난관이나 어려움이 있다 한들 대전시의 발전과 시민 생황의 인전과 보건을 위해 다른 방법이 없었다"라며 당시 결의에 찬 의지를 기록으로 남겼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검색에 없는~13편]터미널 이전사업과 동대전 개발

 

고속버스터미널 _1975--_1
1975년 대전역 인근에서 운영된 고속버스터미널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대전역 시외버스정류장(대전역전)_1973--_2
1973년 대전역 인근에 시외버스정류장 모습. (사진=대전시청 제공)
동부대전고속도로 주변 개발 계획 설명_1971--_0
1971년 동부대전고속도로 주변 개발계획 설명회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시외버스터미널 모습_1979--_0
1979년 대전 신내에 위치한 시외버스터미널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청양고추구기자축제 건고추 '품질 논란'···비세척·미건조 상품 판매
  2. 천안시 동남구, 세무공무원 재산세 실무역량 강화나서
  3. 천안시의회 건도위, 부산 벡스코서 스마트도시 전략 모색 나서
  4. 천안서북소방서, 추석 명절 대비 성환이화시장 현장지도점검 실시
  5. 천안시, 아동학대예방위원회 정기회의…중대사건 재발 방지책 논의
  1. 천안보호관찰소, 호두 수확 농촌일손돕기 사회봉사
  2. 천안미래새마을금고, 천안시 입장면 취약계층 후원금 500만원 기탁
  3. 천안시, '다함께돌봄센터 2호점' 수탁기관에 유소년스포츠지도자협회 재선정
  4. 천안서북소방서, 초등 3학년 295명 맞춤형 실습 진행
  5. 천안시, ‘보육정책 총괄추진단’ 회의…야간·24시간 돌봄 등 논의

헤드라인 뉴스


"빵축제와 와인엑스포를 결합해보자"

"빵축제와 와인엑스포를 결합해보자"

대전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지역 대표축제인 빵축제와 국제와인EXPO(엑스포)의 결합해보자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민선9기 대전시가 0시축제 폐지와 함께 지역 대표축제로 빵축제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를 위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 여행은 관광 명소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음식과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식도락 여행'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대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대전의 식도락 관광 활성화 및 연계 방안'연구보고서를 보면 2025년 대전관광공사가 진행한 대전관광 실태조사 결..

시중은행 예금금리 올리며 소비자 모시기... 48조 넘어선 대전 저축잔액 더 오를까
시중은행 예금금리 올리며 소비자 모시기... 48조 넘어선 대전 저축잔액 더 오를까

주요 시중은행이 앞다퉈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며 금융소비자 모시기에 한창이다. 기준금리가 최근 두 달간 0.50%포인트 인상한 3%까지 상승한 데 따른 것인데, 금리 매력이 높아지면서 48조 원을 넘어선 대전 저축성예금 잔액도 덩달아 늘어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고객 유치를 위한 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의 한 예금 상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 금리를 연 3.1%에서 3.6%로 0.5%포인트 올렸다. 또 6개월에서 1년 만기 예금의 기본금리도 연 2.1%에서 2.6%로 인상했다...

추석 앞두고 사과·배값 안정세…축산물은 여전히 부담
추석 앞두고 사과·배값 안정세…축산물은 여전히 부담

추석을 보름가량 앞두고 주요 성수품 가격이 품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과와 배를 비롯해 배추·양파·마늘 등 일부 농산물은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한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축산물품질평가원, 산림조합중앙회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사과(홍로·상품) 소매가격은 10개에 2만 2976원으로 전년보다 12.1% 떨어졌다. 배(원황·상품)도 10개 2만 5833원으로 지난해보다 8.2%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올해는 생산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