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대신 '가심비'…폐기름 비누, 폐플라스틱 패션·굿즈 '인기'

  • 경제/과학
  • 유통/쇼핑

가성비 대신 '가심비'…폐기름 비누, 폐플라스틱 패션·굿즈 '인기'

성심당 튀소 비누 품절 대란
'가심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

  • 승인 2022-06-07 18:49
  • 신문게재 2022-06-08 5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KakaoTalk_20220601_163515780
성심당에서 자원순환 '튀소 비누'를 출시했다.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며 자원 순환을 이용한 상품이 주목 받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가성비'보다 친환경 제품을 구매했을 때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가심비'가 소비자들 사이에 새로운 소비패턴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대전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폐플라스틱으로 옷을 만드는 브랜드 파타고니아를 애용하고 있다. A씨는 "친환경 브랜드를 이용할 때 뿌듯함이 느껴진다"고 답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유행을 쫓기보단 친환경 의류를 구매해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폐플라스틱, 폐그물망을 활용해 옷을 만드는 대표적인 슬로 패션 브랜드다. 유니클로, H&M 등 유행을 쫓아 생산에서 유통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 '패스트패션'이 의류폐기물을 만들어 환경을 파괴하고 개발도상국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슬로패션'이 뜨고 있다. 슬로패션은 오래 입을 수 있는 상품을 디자인하고 천연원료나 재활용 소재를 이용해 제작할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를 통해 저임금 노동자에게 수익이 많이 돌아가게 한다.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자원 순환 굿즈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서 비건 빵집을 운영하는 김다솜씨는 오픈 2주년을 맞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밀봉 클립을 제작했다. 손님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에코백이나 텀블러처럼 새로 사지 않아도 차고 넘치는 물건은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다솜씨는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하고 있어 생분해 포장재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며 "굿즈를 만들기 위해 자원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폐플라스틱을 이용했다"라고 말했다.



지역 빵집 성심당도 친환경 열풍에 가세했다. 성심당은 5월 튀김소보로를 튀기고 남은 폐유를 업사이클링한 천연비누 '튀소비누'를 출시했다. 즐거운 소비경험을 제공하는 펀슈머(fun+consumer) 마케팅의 하나로 식품과 생활용품의 콜라보가 주목받고 있다. 파리바게뜨도 올해 만우절을 맞아 카스텔라를 수세미로 구현한 굿즈를 선보였다. 성심당 튀소 비누는 정제된 콩기름과 천연재료를 1000시간 동안 숙성해 만든 비누로, 이번 달 물량은 품절 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성심당 빵을 사러 방문한 소비자들이 근처 문화원에서 파는 튀소비누를 기념품으로 구매하는 코스까지 유행이다.

다만, 어린이가 실제 빵으로 생각해 먹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튀소비누의 생김새가 실제 빵과 상당히 유사해 혼동하기 쉽기 때문이다. 김민정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정에서 어린이들이 식품으로 오인하고 잘못 섭취하는 사고가 증가한다는 점을 유념해 생산 및 판매 과정에서 주의 문구를 반드시 삽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시 낙동강 가을꽃 향연… 3개 생태공원 이색적 풍경
  2. 10월 9일 '한글' 완전정복의 날...'세종시'로 오라
  3. 태안 해루질 중 실종된 여성 숨진채 발견…천안 미용실서 화재
  4. 전 세계 셰프들이 선보인 '한식' 경연...최종 우승자는
  5. 대전교도소, 사회복지시설 방문해 사회온정 나눠
  1. 대전 대덕구서 면허 없이 훔친 오토바이 몰던 고등학생 3명 붙잡혀
  2. 문화유산회복재단, 교실에서 또는 환수박물관에서 '실감교육 확대'
  3. EU, 철강관세 50% 인상…韓, 철강 수출 위기감 고조
  4. [프리즘] 겉보기 사회, 배터리화재에, 속도 탄다
  5. '온세종학교' 디지털 시대 맞춤형 교육 혁신 선도

헤드라인 뉴스


도시 기본 인프라조차 없는 `세종시`...제2차 공공기관 이전 시급

도시 기본 인프라조차 없는 '세종시'...제2차 공공기관 이전 시급

방문객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그 흔한 집객 시설 자체조차 없는 세종시. '역외 소비와 공실률 최상위 도시', '자영업자의 무덤', '핵노잼 도시'란 수식어는 이제 등호(=)로 굳어지고 있다. 인구수는 4년째 39만 벽에 갇히고 있고, 2030년 '신도시 50만, 읍면 30만' 목표는 10년 이상 뒤로 미뤄진 지 오래다. 대전과 청주, 공주 등의 주요 도시들과 같은 인프라를 단시일 내 구축하기란 불가능한 현실이자 희망고문에 가깝다. 단적인 예로 2021년 대전 신세계 백화점, 2024년 청주 커넥트 더 현대 오픈으로 세종시의 첫 백..

충청 與野 추석민심 대충돌…"경제정책 효과" vs "정권불신 팽배"
충청 與野 추석민심 대충돌…"경제정책 효과" vs "정권불신 팽배"

충청 여야는 유난히 길었던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바닥 민심을 전하면서 뜨겁게 격돌했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소비쿠폰 효과 등 이재명 정부의 경제 부양 노력을 부각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 예능 출연 등을 지렛대로 정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지고 있다고 맞섰다. 충청 여야가 극과 극의 민심을 전한 것은 다음 주 국정감사 돌입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격전지 금강벨트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인 박정현 의원(대전대덕)은 "재래시장을 돌면 여전히 지역화폐와 민생회복 쿠폰이 도움이 됐다는 이야..

대전 3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 `전국 3위`
대전 3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 '전국 3위'

대전의 30년 이상된 노후주택 비율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전국 노후주택관리에 관한 입법조사를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전체주택 1987만 2674호 중 30년 이상이 지난 노후주택의 수는 557만 4280호로 조사됐다. 전국 노후주택 평균 비율은 28.0%다. 충청권에서는 대전과 충북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전의 노후주택 비율은 36.5%(전체주택 52만 3823호 중 19만 1351호)로 전남(4..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 한산한 귀경길 한산한 귀경길

  • 옛 사진으로 보는 추억의 `풍요기원 전통놀이` 옛 사진으로 보는 추억의 '풍요기원 전통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