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청동기문화의 메카 대전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청동기문화의 메카 대전

백남우 대전향토문화연구회 회장

  • 승인 2022-07-20 14:05
  • 신문게재 2022-07-21 19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백남우=대전향토문화연구회장
백남우 대전향토문화연구회 회장
한국에서 선사문화의 단초는 광복 후 1960년 초 함북 웅기 굴포리에서 구석기 유적지 발굴부터이다. 이어 1964년 충남 공주 석장리에서 구석기 유적지를 발굴하여 고고학상 큰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 대전의 시세 확장과 더불어 대규모의 개발사업이 일어나 금강의 지류인 대전의 3대 하천 주변에서는 본격적인 조사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대전의 인간 역사에 대한 자료가 축적됨에 따라 대전의 역사를 살피는 데 많은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세인들로부터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그간의 성과를 보면 괴정동(현 내동) 출토유물(1967년 7월 고검식 동검, 동경 2개, 동탁 2개, 대쪽모양동기, 방패형 동기, 원개형 동기, 무문토기, 흑색토기), 문화동 출토 동검(1970년 여름 보문산 까치고개), 탄방동 출토유물( 세등선원 부지, 동검 1개, 동모 1개, 동끌 1개), 사성동 고인돌 유적(1977년 11월 대청댐 수몰 지역 내), 관저동 지석묘 유적(현 원내동 유적-1977년 충남방적 부지), 칠성당 지석묘군, 한국과학기술대학정문 옆 (1986.3.9 옛.생.돌 답사-무문토기편 및 빗살무늬 토기편 수습), 둔산동 선사유적 (1991.3.18.), 구즉동 유적(1992.1. 구석기 유적), 구성동 유적(1992.8. 기상청부지, 청동기 집자리 10기), 비래동 고인돌 유적(1997.4. 요녕식 동검 등), 노은동 유적( 1997(청동기 집자리), 용호동 유적(1998.11. 구석기 유적), 궁동유적(1999), 대정동 유적(2001. 송국리형 집자리), 용산동 테크노밸리(2005.11. 청동기 주거지)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내륙 지방인 대전에 수많은 선사유적이 발견되었고 앞으로도 삼대 하천을 주변으로 한 얕은 구릉 저변부에서 계속 이러한 선사유적들이 발견되리라 생각된다. 특히 괴정동의 청동기는 한반도에서 가장 빠른 단계의 한국식 청동단검 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이며 그 문화 수준도 대단히 높은 단계이다. 이것은 충남지방 나아가 대전지방이 청동기문화의 중심지이며 한가운데라는 것을 말한다.

우리 시대에는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너무나 빠른 속도로 지형이 변해가고 있다. 미처 전문가의 손길이 닿기도 전에 유적이 훼손되고 사라져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실정이다. 우리의 역사를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역사의 자료가 되는 유적과 유물을 철저히 보존하고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역사에 관한 무지의 시대였던 1967년 괴정동 유적은 밭을 갈던 농부의 쟁기 끝에 걸려 아무런 준비 과정 없이 파헤쳐졌다. 그래서 괴정동 유적은 변변한 보고서도 없이 파헤쳐진 돌널무덤의 흑백사진 한 장만 덩그러니 전한다. 괴정동 유적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역사나 문화 등 거창한 말만 앞세우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씁쓸한 기분마저 든다.



대전은 일찍이 금강과 삼대 하천 주변에는 선사인들이 들어와 삶의 터전을 이루었었다. 대전에서 출토되어 전해지는 "농경문청동기"에는 오랜 시절 이 땅에 씨 뿌리고 경작하는 선사인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기록으로 남겨진 대전 최초의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대전 괴정동 출토의 청동기를 보면 대전은 가히 청동기문화의 메카라 할 만하다.

2007년 9월 12일 대전시청 회의실에서 대전역사문화단체로 구성된 '괴정동청동기유적발굴 40주년기념추진위`는 4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를 갖은 뒤 그 현장을 찾아 표지석 건립행사를 가졌다. 그 취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문화 유적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고 지역 문화유산의 관심과 유적의 훼손을 막고 대전이 청동기 메카로서의 위상을 세우는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10여 년이 지난 2022년 다시 찾은 괴정동 청동기 유적지는 그 당시와 별반 변한 것은 없었다. 기록으로 남은 한밭 최초의 인물이 경작하던 이 지역의 공간적 의미와 청동기문화의 메카로서의 우리 지역의 위상을 다시 생각해볼 때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2.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3.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4.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5. 대전연구원 신임 원장에 최진혁 충남대 명예교수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