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52강 진위시차(眞僞視次)

  • 오피니언
  •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52강 진위시차(眞僞視次)

장상현/인문학 교수

  • 승인 2023-01-2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152강: 眞僞視次(진위시차) : 진실과 거짓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글 자 : 眞(참 진) 僞(거짓 위) 視(볼 시) 次(버금 차)



출 처 : 고사성어 속담사전(故事成語 俗談事典), 한국고사성어(韓國故事成語)

비 유 : 실제 눈으로 본 사실도 다를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요즈음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가장 혼란으로 빠져들게 하는 괴물은 가짜뉴스인 것이 틀림없다.

청담동 술집사건을 비롯해 많은 가짜 뉴스들이 연일 신문과 방송을 통해 국민들을 혼란(사실이다, 아니다.)하게 한다.

사실도 아닌 것이 사실인 것처럼, 또 사실이 허위인양……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목소리 큰 사람이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분열되고 찢어져 도저히 봉합의 처방조차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자기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막무가 내는 세상이 되었다.

한 스님이 비탈진 계곡을 따라 걷는데 앞서가던 여인이 발을 헛디뎌 물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스님은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급히 뛰어들어 여인을 끌어안고 나왔다.

그런데 여인이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 물을 잔뜩 들이켠 탓으로 기도(氣道)가 막혀 숨을 쉬지 못했다.

스님은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자기가 할 일을 다 하지 않는 것은 수도인(修道人)으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여인을 눕혀놓고 가슴을 눌러 물은 토하게 하고 입을 빨며 인공호흡을 시작했다. 그 덕분에 여인은 '푸우~'하고 숨을 내쉬며 깨어났다.

그때 이 광경을 지켜보던 같은 절의 스님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니 스님이 여인을 끌어안고 희롱(戱弄)하다니, 여인의 몸에는 손도 대지 말라는 계율(戒律)을 지키지 않는다면 스님이라고 할 수 없지 않는가?"

이어서 "평소 정진에만 힘쓰는 줄 알았는데 저럴 수가?……"하고 분개했다. 그리고 사음계(邪淫界)에 빠진 스님은 응당 징계를 받아야 한다며 그길로 달려가 주지 스님에게 고해 바쳤다. 때문에 여인을 구해준 스님은 파계승(破戒僧)으로 낙인이 찍혀 사문(沙門/ 불교에 출가하여 수도에 전념하는 사람)에서 쫓겨났다.

스님은 참으로 억울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붙들고 나는 결백하다고 일일이 변명하고 다닐 수도 없었다. 스님은 이 일을 통해서 내 눈으로 직접 본 사실도 다르게 인식 될 수 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진위시차(眞僞視次)란 인간사회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그 일을 보는 관점과 시각의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옛 선조들은 욕심보다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도량(度量)이 넓은 사람을 군자(君子) 혹은 대인(大人)이라고 했고, 자기 욕심만 차리고 주위를 돌볼 줄 모르는 사람을 소인(小人)이라고 했다.

가짜 뉴스로 잠시 동안만이라도 주위에 관심을 갖게 하고, 그들이 보내주는 작은 기부금에 만족하여 재미를 느껴서, 자기가 하는 일이 사회나 국가적으로 큰 해악(害惡)이 된다는 것을 모르고 오히려 자랑스러워하고, 크게 잘한 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을 보면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러한 사람들이야 말로 국론(國論)을 분열시키고, 상대를 비방하는 풍토를 진작시켜 망국(亡國)의 지름길을 택한 자와 다를 바가 없다.

조선을 위태로운 지경에까지 이르게 한 것도 가짜뉴스를 고집한 간신(奸臣)들의 자기 욕심과 허영(虛榮)때문인 것으로 파악되며, 반대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의(義)를 고집한 충신(忠臣)들 때문에 국가는 다시 살아났음을 역사를 통해 우리는 절실히 느끼고 있다.

능력이 모자라 잘못을 저질렀으면 나중에 잘못을 인정하고 그 죄 값을 받으면 오히려 사람같이 보인다. 그 반대로 자기의 잘못을 끝까지 합리화 하려는 말로 돌려막음질하는 사람을 진정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현명한 선조(先祖)들은 이러한 소인(小人)들에 대하여 경계의 글로 경고하고 있다.

'남을 헤아리려면 먼저 자신을 헤아려라,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자신을 해치는 것이다. (곧)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신의 입이 더럽혀져야 한다.(欲量他人 先須自量 傷人之語 還是自傷 含血噴人 先汚其口/ 욕량타인 선수자량 상인지어 환시자상 함혈분인 선오기구)' 강태공(姜太公)의 가르침으로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보인다.

자신을 알고 분수를 아는 것이 오히려 자신을 지키는 일이요, 사회와 국가를 살리는 길이다.

많이 배우고 높은 직위에 있는 자들 일수록 더욱 절실히 깨달아 매사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

장상현/인문학 교수

2020101301000791400027401
장상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충남 올해 들어 보합 없이 하락만 '꾸준'
  2. '눈물'로 떠나보낸 故 이해찬 총리...세종시서 잠들다
  3. 해양수산부 외 추가 이전은 없다...정부 입장 재확인
  4. 천안법원, 예산에서 천안까지 음주운전 혐의 40대 남성 집행유예
  5. 천안시태조산청소년수련관, 2월 7일 '설맞이 전통놀이 한마당' 개최
  1. 천안시, 근로 취약계층 자립에 69억원 투입…자활지원 계획 수립
  2. 천안시농업기술센터, '클로렐라' 시범 무상공급
  3. 천안시, '어린이기획단' 40명 모집
  4. 천안 은지·상동지구, 국비 80억원 규모 '배수개선사업' 선정
  5. 천안두정도서관, 독서동아리 모집… 정기독서 모임 지원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통합 이젠 국회의 시간…법안 처리 가시밭길

대전충남 통합 이젠 국회의 시간…법안 처리 가시밭길

더불어민주당이 대전충남 통합법을 당론 발의하면서 충청권의 이목은 이제 국회에서 차려질 여야 논의테이블로 쏠리고 있다. 여야가 제출한 두 개의 법안을 병합 심사해야 하는 데 재정 등 핵심 분야에서 두 쪽의 입장 차가 워낙 커 가시밭길이 우려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충남대전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로써 대전 충남 행정통합 관련법은 지난해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서산태안)이 제출한 법안을 포함해 모두 2개가 됐다. 국회는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이 복수이면 통상 병합 심사에 해당 상임위원회 대안..

6·3 지방선거 4개월 앞… 막 오른 `금강벨트` 경쟁
6·3 지방선거 4개월 앞… 막 오른 '금강벨트' 경쟁

6·3 지방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최대 격전지인 금강벨트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다. 당장 3일부터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이 이뤄지면서 선거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벌써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번 지선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전·충남행정통합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여부 등이 변수로 꼽히며 여야 각 정당의 후보 공천 작업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대전·세종·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선거 120일 전인 3일부터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현재 행정통합..

한·미 기준금리 동결 기조…대출금리 상승 거듭
한·미 기준금리 동결 기조…대출금리 상승 거듭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고채·은행채 등 시장금리와 함께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3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50∼6.390%다. 일주일 전인 1월 23일(연 4.290∼6.369%)과 비교해 상단이 0.021%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혼합형 금리의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0.040%포인트 오르면서 이번 상승을 주도했다. 최근 시작된 시장금리의 상승세는 한국과 미국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3일부터 정당과 후보자명이 게재된 현수막 부착 금지 3일부터 정당과 후보자명이 게재된 현수막 부착 금지

  • 추워도 즐거운 겨울스포츠 추워도 즐거운 겨울스포츠

  • 故 이해찬 전 총리 발인 하루 앞으로 故 이해찬 전 총리 발인 하루 앞으로

  •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