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얼어붙은 대전시 공직사회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얼어붙은 대전시 공직사회

권오철 중부대 교수

  • 승인 2023-03-08 10:38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오철형
권오철 교수
민선 8기 대전시정이 시작한 지 8개월이나 지난 현재 여론을 들어보면 전 허태정 시장과 현 이장우 시장의 리더십에 관한 문제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적인 시각은 전임인 허태정 시장에 대해서는 온화한 성격으로 정책 결정에 대한 느린 속도의 문제를 지적하고 이장우 시장에 대해서는 과감한 성격으로 정책 결정을 빠르게 밀고 나가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들이 있다.

리더십이란 조직체를 이끌어나가는 지도자의 역량과 단체의 지도자로서 그 단체가 지니고 있는 힘을 맘껏 발휘하고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의 자질을 말한다. 피들러의 상황 리더십 이론에 따르면 관계지향적 리더와 과업지향적 리더로 나뉜다. 관계지향적 리더는 과업의 진행보다 부하 직원과의 관계를 더 중요시하며, 반대로 과업지향적 리더는 부하 직원 중 일부가 불만족하더라도 과업목표 달성을 우선적으로 밀고 나가는 리더를 말한다.



관계지향적 리더와 과업지향적 리더를 구분하는 척도는 부하 직원의 성숙도 단계다. 대체로 리더가 본인 의견에 반대하는 부하 직원들을 무시하고 과업에만 몰두하면 과업지향적 리더로 분류되고 반대로 부하 직원을 설득하면서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관계지향적 리더로 분류된다. 이렇듯 필자가 보기에 이장우 대전시장은 관계지향적 리더보다 과업지향적 리더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온통대전 축소, 유성복합터미널 건립, 주민참여예산제 등 전임 시장의 정책을 폐지 또는 축소를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리더십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행정의 기능은 안정화 기능도 중요하지만 옳지 못한 정책이 있다면 사회변동 기능에 따라 정책을 실현할 수도 있다. 다만,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행정은 밀어붙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다양한 환경과 구성원들의 불만도 아우르고 소수의 목소리도 담아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관계지향적 리더십을 지향하다 보면 구성원들의 설득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고 결정이 지연되는 문제도 있지만 구성원들이 불만족하는 정책을 독단으로 결정하여 밀어붙이는 과업지향적 리더십으로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공직사회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 것이다.



공직사회가 느슨해져서 일을 안 해도 문제이지만 너무 얼어붙어 권력의 향방과 리더의 눈치를 살피는 상황은 더 큰일이다. 말 그대로 공직사회의 대표적인 문제점인 복지부동(伏地不動)보다 더 무서운 것은 복지부동을 뛰어넘어 낙지처럼 땅에 찰싹 붙어 움직이지 않은 ‘낙지부동’인 것이다. 이제는 이장우 대전 시정도 출범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상황적 리더십 이론을 대전시에 적용해 본다면 리더가 상관으로 임명받은 처음에는 과업내용을 구체적으로 부하 직원에게 알려주는 지시형 리더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점차 부하 직원과의 성숙도 단계가 증가하면 과업 내용을 지시하면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부하 직원을 설득하는 코치형 리더가 더 효과적이다. 또한, 리더와 부하 직원 간 성숙도 단계가 최고조로 형성된 후에는 의사결정 과정에 부하 직원들을 참여시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참여형 리더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필자의 바람은 리더인 이장우 시장과 구성원인 대전시 공무원과의 관계가 친밀함을 넘어 리더의 눈빛과 표정만 봐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이장우 시장은 마음 놓고 국회와 정부부처를 찾아다니며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상당 부분의 일은 대전시 공무원에게 맡기는 '위임형 리더'가 되기를 기대한다.

/권오철 중부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한우리·산호·개나리, 수정타운아파트 등 통합 재건축 준비 본격
  2. <속보>갑천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현장에 잔디 식재 정황…고발에도 공사 강행
  3. [중도초대석]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상호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작은 변화부터 이끌 것"
  4. "내년 대전 부동산 시장 지역 양극화 심화될 듯"
  5.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지구지정 입안제안 신청 '사업 본격화'
  1. 대전교육청 종합청렴도 2등급→ 3등급 하락… 충남교육청 4등급
  2. 대전·충남 행정통합 속도...차기 교육감 선출은 어떻게 하나 '설왕설래'
  3. [풍경소리] 토의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는 아름다운 사회
  4. 대전·세종·충남 11월 수출 두 자릿수 증가세… 국내수출 7000억불 달성 견인할까
  5. SM F&C 김윤선 대표,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후원 참여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18개 기업과 투자협약… 6개 시군에 공장 신·증설

충남도, 18개 기업과 투자협약… 6개 시군에 공장 신·증설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를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 충남도가 이번엔 18개 기업으로부터 4355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끌어냈다. 김태흠 지사는 2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김석필 천안시장권한대행 등 6개 시군 단체장 또는 부단체장, 박윤수 제이디테크 대표이사 등 18개 기업 대표 등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18개 기업은 2030년까지 6개 시군 산업단지 등 28만 9360㎡의 부지에 총 4355억 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신증설하거나 이전한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기계부품 업체인 이화다이케스팅은 350억 원을 투자해 평택에서..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이 23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경 보람동 시청 2층 기자실을 방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했다. 당 안팎에선 출마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고, 이 전 시장 스스로도 장고 끝에 결단을 내렸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내 시장 경선 구도는 이 전 시장을 비롯한 '고준일 전 시의회의장 vs 김수현 더민주혁신회의 세종 대표 vs 조상호 전 경제부시장 vs 홍순식 충남대 국제학부 겸임부교수'까지 다각화되고 있다. 그는 이날 "출마 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