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63강 효선쌍미(孝善雙美)

  • 오피니언
  •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63강 효선쌍미(孝善雙美)

장상현/인문학 교수

  • 승인 2023-05-0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167강:孝善雙美(효선쌍미) ; 효(孝)와 선(善)은 두 가지 다 아름답다

글 자 : 孝(효도 효), 善(착할 선), 雙(쌍 쌍), 美(아름다울 미)

출 처 : 三國遺事(삼국유사) 권5, 孝善(효선)」9 眞定師孝善雙美(진정사효선쌍미)

비 유 : 효도(孝道)와 착함(善) 두 가지 모두 다 잘 함에 비유





5월은 가정(家庭)의 달이다.

가정(家庭)의 달 유래는 1993년 UN이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해 건강한 가정을 위해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취지로 5월 15일을 '가정의 날'로 제정했는데, 그 후 전 세계 국가들이 5월 15일을 '가정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1994년부터 '세계 가정의 날' 기념행사를 하기 시작하였고, 이어 2005년 1월 1일부터 5월을 '가정의 달'로 지정해서 특별한 날인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인의 날, 그리고 부부의 날로 이어져 5월을 온통 가정의 화합(和合)과 친목(親睦)등의 중요한 주제로 삶의 한 단면(斷面)을 되돌아보게 함은 물론 다채로운 행사 등으로 기념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5월 한 달 동안, 아니 일 년 내내 가정의 귀중함과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겨보고, 사랑하고 양보(讓步)하는 삶을 실천(實踐)하고 있다.

영어에서 '가족'을 의미하는 family는 원래 하인이나 노예를 뜻하는 라틴어 famulus에서 유래되었지만, 사람들은 종종 family의 어원에 관해 설명할 때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첫 글자들을 합성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 번 생각해 볼 언어구상이기도 하다.

우리 선조들은 가정의 화목(和睦)을 제일로 여겨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교과서(推句, 明心寶鑑)에 넣고 효(孝)를 근본으로 어릴 때부터 가르쳤다.

선조들은 '효백행지본(孝百行之本/ 효는 모든 행함의 근본이다)'이라 하고, 자식이 효도하면 양 부모가 즐겁고, 가정이 화목하여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라고 가르쳤다. (明心寶鑑 治家篇)

진정법사(眞定法師)는 신라 사람이다.

승려가 되기 전에는 군졸(軍卒)이었는데, 집이 가난해서 장가를 들지 못하였다. 부역(賦役)을 하면서도 품을 팔아 곡식을 얻어 홀어머니를 봉양하였다. 집안에 재산이라고는 단지 다리 부러진 솥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일찍이 군대에 있을 때 남들이 의상법사(義湘法師)가 태백산(太伯山)에서 불법(佛法)을 설하고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는 말을 듣고 바로 사모하는 마음이 생겨 어머니에게 "효도(孝道)를 다한 후에는 의상법사(義湘法師)에게 가서 머리를 깎고 불도를 배우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어머니가 말하기를, "불법(佛法)이란 만나기 어렵고 인생은 너무도 빠르니 효도를 다 마친 후라고 말한다면 또한 늦지 않겠느냐? 어찌 네가 가서, 내가 죽기 전에 도를 깨달았다는 소식을 들려주는 것만 같겠느냐? 부디 주저하지 말고 빨리 가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였다.

이에 진정(眞定)이 말하기를, "어머님의 만년(晩年)에 오직 제가 곁에 있을 뿐인데, 어찌 차마 어머님을 버리고 출가를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어머니가 말하기를, "답답하구나! 나 때문에 출가를 못한다면 나를 바로 지옥에 떨어뜨리는 것이니, 비록 살아서 풍성한 음식으로 봉양한들 어찌 효도가 되겠는가! 내가 남의 집 문간에서 옷과 먹을 것을 비럭질하더라도 또한 타고난 수명대로 살 것이니, 꼭 나에게 효도를 하려거든 그런 말을 하지 마라"라고 하니, 진정(眞定)이 오랫동안 깊이 생각하였다.

진정(眞定)이 어머니 뜻을 어기기 어려워 길을 떠나 밤낮으로 3일 만에 태백산(太白山)에 이르러 의상(義湘)에게 의탁하여 머리를 깎고 제자가 되어 이름을 진정(眞定)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산 지 3년 만에 어머니의 부고(訃告)가 이르렀다.

진정(眞定)은 가부좌를 하고 선정(禪定)에 들어가 7일 만에 일어났다.

선정에서 나온 후 이 사실을 의상에게 고하였다. 의상이 문도들을 거느리고 소백산(小伯山)의 추동(錐洞)에 가서 풀을 엮어 막사를 짓고 무리 3000명을 모아 약 90일 동안 『화엄대전(華嚴大典)』을 강(講)하였다. 의상의 문인 지통(智通)이 강의하는 대로 그 요지(要旨)를 뽑아 두 권의 책을 만들고, 이름을 『추동기(錐洞記)』라고 하여 세상에 유통하였다. 강의를 마치자 그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서 말하기를 "나는 이미 하늘에 환생(還生)하였다"라고 하였다.

예기(禮記)에 증자(曾子)가 말하기를 효유삼(孝有三), '효도에는 세 가지가 있다'라고 하여 '대효존친(大孝尊親)'(대효(大孝)는 어버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했고, '기차불욕(其次弗辱)'(둘째는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요), '기하능양(其下能養)'(셋째는 봉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효(孝)를 대대로 이어가는 방법이 옛 선현들의 가르침에 잘 명시되어 있다.

곧 孝於親子亦孝之 身旣不孝子何孝焉(효어친자역효지 신기불효자하효언/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내 자식 또한 나에게 효도하나니 내가 이미 효도하지 않았다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 하겠는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격언이 꼭 맞는 말이다. 내가 어버이에게 효도 하지 않았는데 자식이 나에게 효도 할 수 있겠는가?

장상현/인문학 교수

2020101301000791400027401
장상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도동 식품공장서 화재…통영대전고속도로 검은연기
  2. 유성복합터미널 공동운영사 막판 협상 단계…서남부터미널·금호고속 컨소시엄
  3. 11월 충청권 3000여 세대 아파트 분양 예정
  4. 대전권 대학 대다수 기숙사비 납부 '현금 일시불'만 가능…학부모 부담 커
  5. 김장 필수품, 배추와 무 가격 안정화... 대전 김장 담그기 비용 내려가나
  1. 대전교육청 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 '최우수'
  2.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국 신청률 97.5%… 충청권 4개 시도 평균 웃돌아
  3.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4. 대전대 박물관, 개교 45주년·박물관 개관 41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5. 최고 1436% 이자 받아챙긴 40대 대부업자 실형

헤드라인 뉴스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대전과 세종, 충북을 통합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 됐다. 4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에 따르면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급행철도인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민자적격성 조사는 정부가 해당 사업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이번 통과는 CTX가 경제성과 정책성을 모두 충족했다는 의미로 정부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3일 열리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수험생은 8시 10분까지 시험실에 입실해야 하며 반드시 수험표와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단 모바일 신분증은 인정되지 않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교육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수험생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교육부는 수험생들을 향해 수능 하루 전인 12일 예비소집에 반드시 참여해 수험표를 수령하고 시험 유의사항을 안내받을 것을 당부했다. 수험표에 기재된 본인의 선택과목을 확인해야 하며 시험 당일 시험장을 잘못 찾아가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시험 당..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7개월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잇따라 대전을 찾아 충청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4일 한남대에서 특강을 했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5일 대전시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하는 등 충청권에서 여야 대표가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거대 양당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내년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금강벨트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대전시청에서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 현황과 주요 현안을 점검한다.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