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 백승연 과장과 최재혁 조사역이 발표한 '대전지역 고용상황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올 3분기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이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올 3분기까지 청년층 고용률은 44.8%로, 2022년 48.0%였던 것과 비교하면 3.2%포인트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얼어붙은 2020년(44.7%)과 비슷한 수준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률인 43.9%와도 같다.
고용률이 감소한 데는 대학 졸업생을 포함한 청년층 상당수가 서울과 경기, 세종 등으로 이동하면서다. 대전은 2010년 이후 매년 1만 6000명의 대학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는데, 이는 지역 시·도 중 부산과 충남, 경북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지역 청년은 서울과 경기, 세종 등 순으로 이동했다. 보고서는 고용의 질 등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전 고용의 질 지수를 보면, 2020년 42.6점에서 올해 67.9점으로 상승했으나, 전국 17개 시·도로 봤을 땐 점수의 큰 변동이 없었다. 대전 순위는 2020년 5위에서 2021년 4위로 한 단계 상승했으나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특히 세종과 서울, 경기지역 등은 분석 대상 기간 중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지역은 고용기회 점수도 낮았다. 2023년 현재 대전의 고용기회 점수는 전국 17개 시·도 중 10위로 하위권에 속한다. 서울과의 급여 차이도 청년층 유출로 이어진다. 대전 상용근로자 월 급여 상승분은 2021년 3.0%에서 2022년 4.6%로 개선됐으나, 이 기간 소비자물가는 2.5%에서 4.9%로 늘어났다. 소비자물가가 월 급여 상승분을 상쇄한 것이다. 2023년 11월까지 월급 상승분도 2.6%로 나타났으나, 소비자물가는 3.5% 오르면서 실질적인 임금 측면에서는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5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서울은 2021년 4.2%, 2022년 4.6%, 2023년 4.4%로 차이가 벌어진다. 급여액으로 보면 서울은 2021년 390만원에서 2023년 426만원으로 오른 데 반해 대전은 340만원에서 365만원으로 오른 데 그쳤다.
백승연 과장은 보고서를 통해 "서울, 경기, 세종으로 청년이 이동하는 데는 이들 지역 고용의 질이 상위권임을 고려할 때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역 청년의 대전 정착을 도와 타 지역으로의 인구유출을 최소화하려면 기업과 공공기관 유치, 정주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지역 청년의 지역 내 취업과 정착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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