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48. 화가 치밀면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염홍철 칼럼] 48. 화가 치밀면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라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3-12-14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요즘은 다른 사람에게 '화(火)'를 잘 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래전에 가까운 후배에게 화를 낸 적이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이 원인이었지요. 누구나 그렇지만 화를 낸 후에 많이 후회를 하지요. 누구에게나 평상시 마음속에 화가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아 그것을 억제하지 못하면 화가 되어 튀어나오지요.

당시 저는 사소한 일로 화를 낸 것에 대해 많이 후회했으며,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화'라는 시를 통해 마음을 달랜 적이 있습니다. 그 시는,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 화를 냈다
너무나 작은 일로 언성을 높였다
당황해하는 그 사람 표정이 눈에 밟혔지만
취한 말 덩실 덩실 춤추며 허공으로 달아났다


꿈속에서도 근심 일어 잠을 깼다
잠을 털어내며 무슨 일인지 하루를 뒤적여보니
화 낼 때의 그 말, 그 표정이 줌렌즈에 잡히며
점점 확대되어 머리를 꽉 채웠다

깊은 어둠에 눈 묻으며 한숨 쉬었지만
이미 말은 날아갔고 일그러진 내 표정
기억 속에 사진으로 박혀 넘어 갔다



아침에 단골 인터넷 카페에는
화내고 후회하는 내 모습을 전하며
여러분 넓은 마음 가져 달라는 글 남겼다

성경에 미련한 자 분노를 터트린다고 했는데
화를 다스리지 못한 후회가 하도 커서
기도 제목 하나 더 늘었다
"문제는 감정이다"는 응답 듣고
심호흡으로 지혜를 찾아 오래도록 묵상했다' 입니다.


화는 분노라고 설명할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화병이 많아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화병(Hwa-byung)'을 공식 표기로 사용한 바 있습니다. 화병이 많다는 것은 화를 발산하는 것보다는 화를 참거나 억제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병이 아닐까요? 따라서 화병이 많은 한국인은 분노의 감정을 상대적으로 많이 억제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를 참지 말고 적절하게 해소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화를 내는 것은 외부의 비판, 또는 불이익에 대한 자신의 반응입니다. 이러한 반응은 억울하고 상처받고 복수심을 자극하지요. 따라서 잠재된 부정적 메시지가 감정으로 발동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현인들은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느 목사님은 "친구에게 나의 약점을 말해달라고 하라. 더 좋은 방법은 나를 열심히 관찰하고 잔인하게 비판할 것을 찾는 것이다. 현명한 이에게는 짜증 나게 비판하는 자가 축복이다"라고 말합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비판을 사랑하라"라고. 그분 자신도 감정적이고 부정적인 메시지와는 정반대로 행동했습니다. 고통을 감수하면서 복수나 원망을 자제한 것이지요.

화의 원인과 해소 방법을 체계화하여 책으로 출판한 틱 낫 한 스님은 화는 모든 불행의 근원이기 때문에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고 했습니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그분은 노벨 평화상 후보였고 세계 불교계의 상징적인 인물이지요. 그 책에는 화를 다스리는 방법까지도 제시했습니다. 스님은 화를 끌어안는다거나 진리의 가르침을 실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제하면서, 화를 해소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마음을 가다듬거나 걸으면서 명상을 하라" 그래도 화가 치밀 때면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라"라고 했는데, 이는 평범한 사람들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입니다. 모두들 한 번 활용해 보세요.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기 프리미엄버스 P9603번 운행개시
  2. 충북·제주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 서울 19주 만에 하락
  3. [기획] 의정부시, 우리동네 정책로드맵 ‘장암동편’
  4.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5. 국립한밭대 RISE 사업단 '지역사회상생협의체' 간담회
  1. 충남대, 충청권역 장애 대학생 기업 탐방 프로그램 개최
  2. 첫 대전시청사 복원활용 탄력 붙는다
  3.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4. '세종시=행정수도' 진원지, 국가상징구역...공모작 살펴보니
  5. 충남도 청렴 파트너 '제8기 도민감사관' 출범

헤드라인 뉴스


다시 만날, 첫 대전시청사… 복원‧보수설계 탄력 붙는다

다시 만날, 첫 대전시청사… 복원‧보수설계 탄력 붙는다

민선 8기 대전시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복원·활용 프로젝트인 첫 대전시청사(옛 대전부청사)의 복원·보수 설계가 본격 착수된다. 23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첫 대전시청사의 설계용역 제안 공모 심사에서 '시공회당(時空會堂, 시간의 흔적을 공간으로 빚다)'로 당선된 ㈜아인그룹건축사무소·제이아이건축사사무소(공동응모)와 계약을 체결했다. '시공회당'은 섬세한 보존 전략과 함께 현재와 미래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계획, 공간 분석 및 원형 복원을 위한 기술적 검토의 완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제이아이건축사사무소의 김지현 소장은 프랑스..

세종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생긴다… 본보 지적에 후속대책
세종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생긴다… 본보 지적에 후속대책

<속보>=세종시 도시재생사업을 총괄 운영할 '컨트롤타워'가 내년 상반기 내 설립될 예정이다. 국비 지원 중단 등 재정난 속 17개 주민 거점시설에 대한 관리·운영 부실 문제를 지적한 중도일보 보도에 후속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중도일보 11월 19일자 4면 보도> 세종시는 24일 오전 10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시재생 사업의 주민 거점시설 운영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본보는 10년 차 세종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광역도시재생지원센터와 현장지원센터 5곳이 폐쇄한 작금의 현실을 고발하며, 1000억 원에 달하는 혈세 투입..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정부가 내수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추진 중인 '상생페이백' 신청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마감일이 30일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체 대상자 약 4000만 명 가운데 신청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상생페이백은 지난해 월평균 카드 사용액 대비 올해 9~11월 소비가 늘어난 금액의 20%를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사업이다. 월 10만 원씩, 최대 30만 원까지 지급 받을 수 있다. 신청 대상은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사용 실적이 있는 만 19세 이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