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 치료수업 중단, 재활 어쩌나…" 장애 부모 울상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복지관 치료수업 중단, 재활 어쩌나…" 장애 부모 울상

대전시, 동구·대덕구 일부 복지관 지원예산 중단에 수업 축소·폐지
바우처 지원하지만 민간재활센터 수업료 부담 커 '치료 공백' 우려

  • 승인 2024-04-18 17:59
  • 수정 2024-04-19 09:18
  • 신문게재 2024-04-19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 대전 대덕구에 사는 유모 씨는 경계성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15살 자녀를 키우고 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재활수업이 꼭 필요해 아이가 5살 때부터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애 재활 치료 수업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해당 복지관의 치료 수업의 경우 한 회당 5000원. 민간 장애재활시설 수업료는 한 회당 최소 4~5만 원으로 복지관이 10배 정도 저렴하다. 복지관 치료 수업은 2년 정도 들을 수 있는데, 대기 인원이 많아 장애 아동마다 수업을 듣기 위해 평균 4~5년을 기다린다.

하지만, 지난해 말 대전시에서 해당 치료사업에 대한 지원 예산을 끊으면서, 수업이 중단됐다. 그나마 복지관 치료사업으로 재활비 부담을 덜 수 있었던 유 씨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대전 동구와 대덕구 내 장애인복지관에서 10년째 운영해 온 장애아동 재활 지원 치료사업이 올해 일몰되면서 해당 지역 장애아동 부모들이 재활비 부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8일 대전 동구와 대덕구에 따르면, 동구 밀알복지관 장애아동지원센터와 대덕구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됐던 치료 사업 일부가 대전시의 예산 지원 중단에 올해부터 끊겼다.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아동 재활치료 지원 수업 총 7개 중 물리치료, 감각통합치료, 특수교육, 언어재활 등 4개 치료 수업이 중단됐다.

동구 밀알복지관 장애아동지원센터는 4개 치료 수업 중 감각통합, 작업치료, 특수교육 등 3개의 수업이 없어졌다. 현재 복지관에서 자부담으로 언어재활 수업을 운영 중이지만, 사업비 부담에 올해까지만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치료사업 지원은 지방비 매칭 사업으로 대전시와 각 자치구가 복지관에 2억 원 가량 지원해왔다. 지난해 말 대전시에서 재정악화를 이유로 2024년 본예산에 해당 사업예산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사업이 갑작스럽게 중단됐다.

중단에 대해 대전시는 국비 매칭 사업으로 운영 중인 발달 재활 및 언어 발달 지원 사업과의 중복도 이유로 들었다. 재활이 필요한 장애아동 가정에 월 22만 원씩 바우처카드를 통해 지원하는 사업인데, 시에서 지정한 일부 복지관과 민간 장애재활지원센터 치료 수업료에 사용할 수 있다.

145530011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지역 내 장애 부모들은 복지관 치료사업이 재개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시에서 바우처를 지원하고 있지만, 민간 장애재활지원센터 치료 수업료 부담이 상당해서다.

언어재활 치료수업의 경우, 대덕구장애인복지관은 1회 당 5000원의 수업료를 받았으며, 밀알복지관은 한 달에 8회 기준 4만 8000원의 치료 수업료를 받고 있다. 그에 반해 사설은 대부분 1회 당 4~5만 원으로 바우처 지원으로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 씨는 "사설 치료 수업은 일주일에 2회를 받는데, 10만 원, 한 달이면 40만 원"이라며 "치료 수업 전에 사설은 초기 검사비용도 30만 원 가량이 드는데, 원장이 부르는 게 값이다. 사회화가 목적인 장애 아이에게는 특수교육이 중요한데, 복지관에서 그나마 저렴하게 이용하다 갑자기 사설로 가라고 하니 생활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시의 갑작스러운 사업 중단 통보에 자녀 치료 공백을 호소하는 부모도 있었다. 자폐 자녀가 대덕구장애인복지관에서 1년 6개월 동안 치료 수업을 들었다는 강모 씨는 "사설도 바로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대기 기간이 길다"며 "올해 초까지 복지관에서 치료 수업을 들을 수 있었는데 못 듣게 됐다. 아이가 지속적으로 하던 걸 못하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에 올해 초 대덕구에서는 복지관 치료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시에 복지관 정규직 정원 TO를 늘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동안 대덕구장애인복지관은 타 복지관과 달리 인건비와 이에 따른 정규직 TO가 부족해 장애아동재활치료사업의 경우 계약직으로 치료사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력 증원에 대해 대전시는 대덕구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장애아동 재활지원 치료사업 재개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발달 재활 및 언어발달 서비스지원(바우처 사업)과 중복돼 예산 반영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2. [대전다문화] 열대과일의 나라 태국에서 보내는 여름휴가 ? 두리안을 즐기기 전 알아야 할 주의사항
  3. 약국 찾아가 고성과 욕설 난동 '여전'…"가중처벌 약사폭력방지법 시행 덜 알려져"
  4.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5. [인터뷰] 송호석 금강환경청장 "대청호 지속가능 관리방안 찾고, 지역협력으로 수해 예방"
  1. [대전다문화] 7월 17일 '제헌절', 대한민국 헌법이 태어난 날입니다
  2. [대전다문화]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
  3. 설동호 대전교육감 새 특수학교 신설 추진할까 "적극 검토"
  4. 충남대 동문 교수들 "이진숙 실천형 리더십… 교육개혁 적임자"
  5. 제6회 인천국제해양포럼, 7월 3일 송도서 개막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대통령, 4일 취임 후 첫 대전 방문 ‘타운홀미팅’

이재명 대통령, 4일 취임 후 첫 대전 방문 ‘타운홀미팅’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대전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민소통 행보 2탄, 충청의 마음을 듣다’를 주제로 타운홀 미팅 시간을 갖는다. 국민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자유롭게 토론과 질문을 하는 자리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비롯해 과학기술인 등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미팅은 사전에 참석자를 선정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전날인 3일 오후 2시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 일정을 공개하고 행사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300여 명을 참석시킨..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요즘 대전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초등생이 있다. 청아하고 구성진 트로트 메들리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있는 대전의 트로트 신동 김태웅(10·대전 석교초 4) 군이다. 김 군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2년 전 'KBS 전국노래자랑 대전 동구 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김 군은 '님이어'라는 노래로 인기상을 받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중파 TV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 군은 이후 케이블 예능 프로 '신동 가요제'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 군은 이 무대에서 '엄마꽃'이라는 노래를 애절하게 불러 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