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법원·검찰청 법안 무산...'지연의 흑역사' 되풀이

  • 정치/행정
  • 세종

세종법원·검찰청 법안 무산...'지연의 흑역사' 되풀이

채 상병 특검법 대립, 5월 29일 마지막 회기서 법사위·본회의 개최 합의 불발
지역구 강준현·김종민 의원, 22대 국회 신속 통과 약속...국힘 향해 동시 규탄
최 시장, 전날 여당 법사위원장, 원내대표 차례로 만났으나 빈수레

  • 승인 2024-05-29 16:21
  • 수정 2024-05-29 16:23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KakaoTalk_20220118_161157248_08
허허벌판인 반곡동 법원·검찰청 부지 전경. 사진=중도일보 DB.
세종지방법원·검찰청 설치가 끝내 21대 국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채, '지연의 흑역사'를 되풀이하게 됐다.

여·야가 채 상병 특검법으로 대립했다고는 하나 5월 29일 마지막 회기일에 맞춰 주요 민생 법안을 처리할 것이란 기대는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이날 처리되더라도 개원 시점이 희망고문에 가까운 2031년 3월을 향했던 만큼, 22대 국회에서 더욱 미뤄질 공산이 커졌다.

시민사회의 한 관계자는 "지역 사회와 상권은 2021년 전·후 중앙행정기관 이전 흐름에 맞춰 법원·검찰청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했다"며 "이는 코로나19 전부터 비알티(BRT) 정류장에 표기된 '법원·검찰청 명칭', 이전 정부의 '2025년 전·후 개원 로드맵' 제시에서 비롯했다. 법사위 제1소위 통과 시점의 2031년 완공 소식도 청천벽력과도 같았는데, 아예 무산이라니 허탈하다"고 성토했다.



2024032901002316600095731
사진 왼쪽부터 새로운 미래 김종민(갑구), 더불어민주당 강준현(을구) 의원. 사진=중도일보 DB.
지역구 강준현(더불어민주당, 세종 을)·김종민(새로운 미래, 세종 갑) 국회의원과 최민호 세종시장이 이날 성난 민심을 달래고 나섰다.

2021년 이 법을 대표 발의한 강 의원은 5월 29 일 마지막 법사위 전체회의 무산의 책임을 국민의힘에게 돌렸다.

그는 "이번 회의는 21대 국회에서 민생·개혁 입법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라며 " 국힘이 끝끝내 법사위 회의를 거부하면서 어렵게 진전시켜온 마지막 입법 완수의 기회를 완전히 뭉개버렸다"라고 규탄했다.

법원 설치법과 함께 대표적인 민생·개혁 입법으론 일명 '구하라법'을 언급했다.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힘의 회피는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한 정치적 부담에서 비롯했다고 보고 있다.

강준현 의원은 "법사위 소위를 통과한 28개 법안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총선 심판과 준엄한 명령마저 뭉갠 것"이라며 "22 대 국회에서 민생·개혁 입법과 못다 이룬 세종시민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 국힘이 세종시민을 포함한 국민의 민생·사회 정의와 균형발전 등 국회 본연의 책무를 다하는 책임 여당의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도 이 같은 강 의원의 발언을 거들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힘의 반대로 법사위 전체회의가 무산되면서 본회의 상정조차 못하고 (관련 법안이) 자동 폐기됐다"라며 "김도읍 법사위원장 등을 통해 정치적 이견이 없는 최소한의 민생법안만이라도 처리하자고 호소했으나 정쟁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며 "21대 국회 통과를 공언해기에 시민 여러분께 너무나 송구스럽다. 시급성은 더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는 일"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2대 국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빠른 통과를 다시 약속했다. 김 의원은 "세종지방법원이 들어설 반곡동 일대는 정부 계획안과 달리 설치가 늦어지며 수년간 허허벌판에 BRT 정류장만 덩그러니 자리한 채 방치되고 있다"라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도록 하겠다. 원안인 2031년 신축과 별개로 시기를 앞당길 방안을 찾겠다. 몇 가지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 면담2
5월 28일 김도읍 법사위원장(좌)을 만나 법안 통과를 호소한 최민호 세종시장(우). 사진=세종시 제공.
최민호 시장 역시 전날 여당 출신 추경호 국힘 원내대표와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세종지방법원 설치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연이은 면담을 통해 법사위 전체회의 개최와 세종지방법원 설치법 개정안 통과를 호소했다.

최 시장은 "세종지방법원 설치는 시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지난 7일 개정안이 어렵게 여·야 합의를 통해 법안 심사 소위를 통과한 만큼, 마지막까지 지원해달라"고 했고, 김 위원장은 "21대에서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최우선 통과로 챙겨보겠다. 후임 위원장에게도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1.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2.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3.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4.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5.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헤드라인 뉴스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내 기업의 이탈 방지와 투자 유치에 공을 들여온 세종시. 올 하반기 전격 도입한 '첨단기업 유치 임차료 지원사업'이 모두 8개 기업 유치로 결실을 맺고 있다. 지원안은 타 지역에서 본사 이전 또는 공장, 연구소를 테크밸리로 신설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핵심은 2년간 임차료 4000만 원, 사무실 공사비 500만 원 지원에 있다. 또 지원 기업은 시 지원과 별개로 임대기업으로부터 2년 계약 기준 총 6개월의 임대료 무상혜택(렌트프리)을 추가 제공받을 수 있다. 시는 이를 토대로 지난 8월 첫 번째 사업 참여 모..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