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민의 일상을 지키는 경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시민의 일상을 지키는 경찰

김재은 세종경찰청 범죄예방대응과 경장

  • 승인 2024-05-30 15:21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경장 김재은(세종청 범예)
김재은 경장
경찰에는 오래전부터 '0점 치안'이라는 말이 있다. 범죄가 발생하지 않으면 0점이고, 범죄가 발생하면 모두 마이너스(-)가 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범죄예방 업무는 가장 잘했을 때 범죄가 발생하지 않는 상태가 되므로 그 활동의 성과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그 공적을 인정받기도 쉽지 않고, 결과적으로 경찰 내에 성과가 눈에 잘 띄는 범인검거의 전문가는 많지만, 범죄예방의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래서 세종경찰청에서는 한형우 청장님이 신림역, 분당역 흉기난동 등 충격적인 강력사건으로 이제는 사후 대응을 넘어 사전 예방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2023년 11월부터 SARA모델을 적용한 문제해결적 경찰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문제해결적 경찰활동이나 SARA모델이라는 용어가 낯설 수 있다. 문제해결적 경찰활동(Problem Solving; Problem-oriented Policing)이란 치안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들을 사전에 적극적으로 예방·근절하는 경찰활동을 말하는데, 영미권 경찰들이 추진하면서 범죄 감소 등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리고 SARA모델이란 문제해결적 경찰활동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지역의 반복되는 치안 문제를 범죄 발생, 주민의 목소리 등을 통해 인지(Scanning)하여, 각종 범죄 통계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Analysis)하고, 효과적인 수단을 강구해 대응(Response)한 이후에, 그 결과를 평가(Assessment)하고 개선·환류하는 과정을 말한다.

세종지역에서 이렇게 범죄예방에 특화된 경찰활동을 전개한 결과, 비록 짧은 기간이라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매년 증가추세이던 112신고와 5대 범죄가 10% 감소추세로 돌아서는 성과를 달성 중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 5월 23일에는 전국 최초로 세종에서 'SARA모델을 적용한 문제해결적 경찰활동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해서, 그동안 세종경찰청, 세종 남·북부경찰서, 그리고 8개의 지역경찰관서와 기동순찰대의 범죄예방대응 전략회의에서 추진해왔던 우수사례들을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다.

경찰 입직 30년이 된 모 심사위원은 경진대회를 마치고 다음과 같은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예방, 순찰 이런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많이 있었는데, 이렇게 일선 팀장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 문제를 구체적으로 선택하고 집중해서 해결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고마웠고, 한편으론 감동적이기도 했다."

또 2016년에 경찰에 들어온 어떤 준비요원은 이렇게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서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자리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조치원지구대 이규훈 팀장이 경진대회에서 1위를 해 경찰청장 표창과 상금 50만 원을 수상했는데, 작년에 20건이나 발생하던 무인점포 절도를 예방하기 위해서 집중 순찰 등 경찰활동을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업소의 협조로 양심거울,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치안서비스를 공동생산하여 금년에는 무인점포 절도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조치원지구대의 112신고가 전년과 비교해 17.7%나 감소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이규훈 팀장 같은 분들이 조치원지구대에 많이 계셔서 그렇게 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전국에서 세종에만 유일하게 있는 기동순찰대 자전거순찰팀의 임준수 팀장은 PM(전동킥보드) 불법행위 단속도 많이 하고 있지만, 학교에 가서 학생들에게 안전교육도 하고, 시의원이나 민간인 자전거순찰대와 합동 순찰도 한다고 발표하면서, 세종지역의 유독 넓은 인도에서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나가겠다고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자전거순찰팀의 활동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조회수가 730만이나 되고, 자전거순찰을 전국으로 확대해달라는 댓글이 많다고도 언급했는데, 경진대회에서 2위를 해서 세종청장 1호 상장과 상금 30만 원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이밖에 청사지구대는 어린이 등굣길, 금남파출소는 농촌 빈집털이, 기동순찰대 1팀은 안전사고, 아름지구대는 주민 설문조사를 발표해서 포상을 받았는데, 단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고 알찬 내용이어서 준비를 했던 담당자로서 정말 고마움을 느꼈다.

그동안 세종경찰청 범죄예방대응과 범죄예방담당 경찰관(CPO, Crime Prevention Officer)으로 근무하며, 문제해결적 경찰활동, 범죄예방대응 전략회의 그리고 이번 경진대회를 준비해오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느꼈다.

앞으로는 범죄예방대응 전략회의나 경진대회를 통해서 그 효과성이 드러난 것처럼 문제해결적 경찰활동을 내실화해 경찰 내에 범죄예방의 전문가들이 많이 탄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이렇게 세종경찰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지역의 치안 문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예방, 근절해나가면서 범죄는 줄어들고 주민 만족도는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더 나아가 'SARA모델을 적용한 문제해결적 경찰활동'이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도 가지게 됐다.

/김재은 세종경찰청 범죄예방대응과 경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광안리 드론쇼, 우천으로 21일 변경… 불꽃드론 예고
  2. 천안시, 맞춤형 벼 품종 개발 위한 식미평가회 추진
  3. 천안시 동남구, 빅데이터 기반 야생동물 로드킬 관리체계 구축
  4. 천안도시공사, 개인정보보호 실천 캠페인 추진
  5. 천안의료원, 공공보건의료 성과보고회서'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1. 천안법원, 지인에 땅 판 뒤 근저당권 설정한 50대 남성 '징역 1년'
  2. 충청권 부동산 시장 온도차 '뚜렷'
  3. 천안시, 자립준비청년의 새로운 시작 응원
  4. 백석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대
  5. 단국대병원 이미정 교수, 아동학대 예방 공로 충남도지사 표창 수상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