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년 R&D 예산, 사실상 '원상복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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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년 R&D 예산, 사실상 '원상복구'인가

  • 승인 2024-06-27 18:02
  • 신문게재 2024-06-28 19면
24조8000억원으로 늘린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이 27일 제9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확정됐다. 나눠먹기식 연구개발(R&D) 예산이라고 매도당하며 쪼그라든 예산을 되찾게 됐다. 예산 복원 약속은 실천한 걸로 일단 평가하고 싶다.

증가한 수치로 산입해 보면 2023년도(24.7조원) 수준까지 사실상 원상복구는 된 규모다. 아쉬운 부분은 있으나 거의 삭감 전 수준으로 회귀해 일단 다행이다. 예산을 3대 게임체인저에 확실히 투자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대학원생이나 신진 연구자들에게 타격이 없게 세세한 것까지 챙겨야 한다. 연구 현장엔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선도형 R&D만 있지 않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일반 R&D를 더하면 정부 R&D 예산 총 규모는 최대 30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증액에 대해 과학기술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가운데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섞여 있다. 주요 R&D에 들지 않는 인문사회 분야 등의 연구비라 해서 경시해선 안 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 10조원을 넘긴 연구개발 예산이 연평균 10.9%씩 불어나며 일부 부실 이슈가 있었을지라도 약탈적 카르텔로 몰아간 건 과학계 모독이었다. 예산 삭감에 과학도시 대전 등 지역 민심까지 들끓었다. 어떤 명분이든 과학계가 예산에 기생하는 'R&D 좀비' 취급이나 받으면서 미래를 걸 수는 없다.

예산 배분·조정안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일이 재발하지 않기 바란다. 효율성 잣대만 갖고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분야가 연구개발이다. 국가연구개발 예산의 초안은 완성됐다. 이제 '디테일'이다. 복구된 예산이 일부 대형사업에만 쏠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들으면서 미진한 부분은 정부 예산안을 최종 확정하는 단계에서 잘 보정해야 한다. 'R&D를 R&D답게' 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과학기술 철학이 과연 지켜질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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