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다문화]보랏빛 향기가 스며드는 계실리 '라벤더 마을'

  • 다문화신문
  • 공주

[공주 다문화]보랏빛 향기가 스며드는 계실리 '라벤더 마을'

  • 승인 2024-07-03 16:51
  • 신문게재 2024-07-03 10면
  • 박종구 기자박종구 기자
7-7_박진희
요즘 TV만 틀면 공중파 방송의 메이저급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한 인물이 있다. 시청률 높은 인터넷 방송에서도 서로들 그를 게스트 섭외 1순위에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지방직 공무원으로, 75만 구독자를 둔 동영상 공유 서비스 채널 운영자이기도 한 그는 충주시 '홍보맨' 김 모 씨다.

그가 기획한 기발하고 유쾌한 영상 콘텐츠에 힘입어 킬링 콘텐츠가 부재한 충주시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충주시를 방문하는 행동파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렸던 유구색동수국정원 꽃 축제에 8만 6천 명의 인파가 다녀갔다고 한다. '공주시의 여름꽃 축제는 이걸로 끝인가?'라고 푸념할 즈음이다. SNS상에 공주시 사곡면 계실리(桂室里)가 핫플레이스(Hot Place)로 급부상 중이었다. 보라색으로 물든 '라벤더 마을', 계실리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며칠 전, 궁금증을 못 이기고 결국 계실리에 다녀왔다. 마을 초입에 들어서자, 길가 양옆으로 죽 늘어섰던 여러 기의 장승 대신 라벤더 꽃향기가 낯선 길손을 맞아 준다. 그 모습에 프랑스 프로방스나 일본 홋카이도까지는 아니라도 강원도 고성이나 전북 정읍의 라벤더 대농원 반열쯤을 염두에 두고 계실리 라벤더길 7에 도착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이게 다야? 사곡면 행정복지센터에서 LX 국토정보교육원 입구까지 4.8km에 라벤더를 심었다더니.' 농장이라 하기에는 무색하고, 라벤더 꽃밭에 가까운 규모에 아연실색했다. 공주계실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하는 '라벤더 카페'에서 2000원~3000원 하는 착한 가격의 음료를 마시면서 향 주머니와 라벤더 에센스 오일 증정 이벤트에 열성을 보인 이들이 못내 괘씸했다.

그러나 분을 삭이며 라벤더 꽃밭을 둘러보고, 계실저수지까지 돌고 나서 옹졸했던 생각을 거두었다. 말이 천 평이지 작은 마을에서 혈기 왕성한 젊은이도 아닌 주민들이 틈틈이 모여 2021년부터 4년여를 공들여 심고 가꾼 '라벤더 마을'이 아니던가!

계실리에 다녀온 지인 한 분은 "라벤더를 보러 다른 동네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좋다!"라고 긍정적인 평을 남겼다. 그 누가 알았겠나! 1000명도 안 되던 '홍보맨'의 구독자가 75만 명에 이르리라고. 지금의 천 평이 언젠가 3만 평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계실리는 힘겨운 첫발을 내디뎠고, 올해는 전략적인 홍보로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유구색동수국정원 꽃 축제에 이어 계실리 라벤더 축제와 정안천 연꽃 축제로 이어지는 〈공주시 6월의 3대 꽃축제〉가 SNS를 뜨겁게 달구는 그날을 손 모아 기다려 본다. 박진희 공주다문화센터 직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미추홀구, ‘시 특색 가로수길 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2. 강성삼 하남시의원, '미사강변도시 5성급 호텔 유치' 직격탄
  3. 대전시, 6대 전략 산업으로 미래 산업지도 그린다
  4. [특집]대전역세권개발로 새로운 미래 도약
  5. 충남대·한밭대, 교육부 양성평등 평가 '최하위'
  1. 9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전 토론과 협의부터" 공개 요구
  2. 대전경찰, 고령운전자에게 '면허 자진반납·가속페달 안전장치' 홍보 나선다
  3. [종합]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차세대중형위성 3호 양방향 교신 확인
  4. 대전을지대병원, 바른성장지원사업 연말 보고회 개최
  5. 금은방 새벽 침입했지만, 금고는 못열어…절도미수 40대 징역형

헤드라인 뉴스


도시 체질개선 통한 `NEXT대전` 만들기 집중

도시 체질개선 통한 'NEXT대전' 만들기 집중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 체질을 완전히 개선하며 'NEXT대전'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근대도시를 거쳐 철도 중심 도시와 과학도시를 거치면서 150여만명의 인구가 살아가는 대전에 공간은 물론 산업과 문화 구조를 변화시키며, 미래 일류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대전시는 기존에 갖고 있던 대덕특구를 기반으로 한 과학도시에서 6대 전략 산업 'ABCD+QR(나노·반도체, 바이오, 우주, 국방, 양자, 로봇·드론)'을 중심으로 육성하면서 기술 사업화에 초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할 수 있게 안산, 교촌, 원촌, 장대도첨, 탑립·..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