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R&D 삭감 피해 여파 곳곳에… 과학기술계 "국정조사 요구"

  • 경제/과학
  • 대덕특구

2024년 R&D 삭감 피해 여파 곳곳에… 과학기술계 "국정조사 요구"

대학원생노조·ESC '2024년도 R&D 피해사례 조사' 결과 발표
구체적인 사업 목록, 삭감 원인 등 비공개에 국정조사 요구

  • 승인 2024-08-01 18:09
  • 신문게재 2024-08-02 1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801170152
2024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연구비 삭감으로 인력을 축소하고 연구 목표나 내용을 상당 부분 축소·변경하는 피해에도 불구하고 예산 삭감의 근거와 전반적인 삭감 내역은 여전히 비공개에 부쳐지면서 이를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 요구까지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이하 대학원생노조)와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이하 ESC)가 1일 발표한 '2024년도 R&D 피해사례 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인한 여파가 대학, 출연연구기관, 기업 등에 걸쳐 연구개발 후퇴, 연구인력 축소 등으로 이어졌다.



이들이 7월 1일부터 10일까지 온라인으로 접수받은 피해사례는 총 43건이다. 대학이 2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출연연 15건, 기업 6건이다. 피해사례 접수 건수는 전체 R&D 예산 대상 중 일부로 유사한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크게 연구인력 측면과 연구개발 측면으로 나뉜다. 연구인력 측면에선 R&D 삭감으로 인한 계약 해지, 대학원생 입학 포기, 신규인력 채용 불가, 연구비 삭감, 사기 저하, 국가 정책 불신 등 사례가 극심했다.



한 대학의 지도교수 A씨는 "연구비 22% 삭감으로 인해 인건비를 충분히 줄 수 없어 석사과정 입학하려던 학생이 입학을 포기했다"며 "당장 기존 학생들로 꾸려나가고 있지만 연구실의 허리가 없어진 상태라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 소속 B씨는 "기존 수행과제 금액에서 2000만 원이 삭감된 데 더해 연구실에서 정기적으로 수행하던 연 5000만 원의 기초과제의 공고 자체가 사라지면서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해져 연구인원의 인건비를 삭감하고 타 기관으로 파견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출연연에서도 "연구개발비 축소로 인한 신규·기존 인력 계약(재개약) 중단과 연구 재료비 감소로 인한 연구 진행의 어려움 발생", "예산이 삭감돼 연구실이 문을 닫았다" 등 피해가 접수됐다.

연구개발 측면에선 연구목표와 내용이 축소되고 연구장비나 시설 이용을 단축해야 하는 사례 등이 있었다. 신규 과제 기획 중단과 과제 선정률 대폭 감소, 학회·논문 발표 취소 사례도 잇따랐다.

또 다른 대학의 지도교수 C씨는 "연구 내용과 목표를 축소하도록 압력이 있었다"며 "기초과학의 발전보다는 실현가능성과 비즈니스화, 단기간의 성과 등에만 초점을 두면서 결국 과학의 발전을 위한 연구가 아니라 숙제검사 형식, 윗선 보고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연구원들의 사기와 과학자로서의 사명감이 저하됐다"고 응답했다.

출연연 소속 D씨는 "계획했던 연구에 필요한 시약과 재료 구매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이 생겨 연구 목표 달성이 매우 어렵다"며 "연구장비 구매와 수리가 불가능한데, 이에 비해 연구 목표는 수정하지 말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출연연 소속 E씨 역시 "2023년에 과제를 수주하고 2차년도엔 2024년 예산이 85% 삭감됐다"며 "아무 근거 없이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피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떤 이유로 2024년 R&D 예산이 삭감됐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대학원생노조와 ESC는 "R&D 예산은 윤석열 정부의 쌈짓돈이 됐다"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당연히 확인하고 감독해야 할 R&D 예산 정보를 행정부로부터 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R&D 삭감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이것밖에 없다"며 "반드시 국정조사를 추진해 이 모든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clip20240801170216
대학원생노조와 ESC가 실시한 피해사례 조사 안내 중 이미지 발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2.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3.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4.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5.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1. 최대 1만 500세대 통합재건축…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청사진 첫 공개
  2.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3. 천안 삼은1번가 골목형상점가, '길거리 오픈축제' 개최
  4.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5.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헤드라인 뉴스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가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에 1일 자로 최종 지정·고시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번 지정은 농식품부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전국 11개 시도가 신청했고 최종 7곳이 선정됐다. 육성지구로 지정되면 국비 기반 공모사업 참여 자격과 기업 지원사업 가점 부여, 지자체 부지 활용 특례 등의 혜택을 받는다. 위치는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상성리 일원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 면적은 134만 2976㎡(40만 평) 규모이며, 오는 2030년 2028년까지..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을 향한 마지막 지역 예선전인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논산 퀴즈왕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학생이 차지하면서 참가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논산시와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논산계룡교육지원청, 논산경찰서·소방서가 후원한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27일 논산 동성초 강당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퀴즈 대결에 앞서 참가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문제풀이에 돌입하자 침착함을 되찾고 집중력을 발휘해 퀴즈왕을 향한 치열한 접전이..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SNS에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계정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정황이 확인돼 대통령실이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틱톡(TikTok), 엑스(X) 등 SNS 플랫폼에서 제21대 대통령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이 확인돼 국민 여러분께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가짜 계정들은 프로필에 '제21대 대통령'이라는 직함과 성명을 기재하고 대통령 공식 계정의 사진·영상을 무단 도용하고 있으며, 단순 사칭을 넘어 금품을 요구하는 등 범죄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