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무분별한 현수막 정치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무분별한 현수막 정치

박남구 (사)대전시컨택센터협회장

  • 승인 2024-10-21 16:53
  • 신문게재 2024-10-22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박남구 회장
박남구 (사)대전시컨택센터협회장
금년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길었던 폭염은 새로운 기록을 세웠고, 그로 인한 불편과 피해도 극심했다. 기후 변화는 이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더 큰 더위와 추위가 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서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정치인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이 중요한 선거 공약으로 부상한 지금, 정치인들은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선거철마다 쉽게 볼 수 있는 현수막 문제는 단순한 정치 홍보 수단을 넘어, 환경과 대중 소통 방식에 대한 책임을 묻는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인들은 유권자와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현수막은 가장 눈에 잘 띄는 홍보 도구 중 하나다. 대형 현수막은 후보자의 얼굴과 공약을 한눈에 보여주며, 간결한 문구로 유권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짧은 시간 내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선거철에 경쟁적으로 사용되며, 정치인의 성향과 비전을 간단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깨끗한 정치, 새로운 변화"와 같은 짧은 문구는 후보자의 가치관과 목표를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유권자들이 길을 지나다 현수막을 보며, 후보자의 신념과 정책 방향을 자연스럽게 파악하게 된다. 이처럼 현수막은 정치인과 유권자 간의 첫 만남의 장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마케팅 도구다.

현수막은 대중과의 소통 도구로서의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동시에 도로 안전과 주민 생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크다. 도로나 교차로에 설치된 대형 현수막은 시각적으로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 운전자가 교통 표지판이나 신호를 놓치게 만들거나, 갑자기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는 상황을 유발해 교통사고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바람에 흔들리거나 찢어진 현수막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분별하게 설치된 현수막은 도시 미관을 크게 훼손한다. 정치인들은 선거철뿐만 아니라 수시로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걸면서 도심 곳곳이 혼잡해지고, 도시 전반이 무질서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주민들에게 심리적 스트레스를 주며, 도시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수막이 오래 방치되거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찢기거나 더러워져 도시의 일부분이 쓰레기장처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법적 규제 외에도, 정치인들은 윤리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인들은 현수막이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지역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를 고민해야 하지만, 무분별한 현수막 사용은 정치인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대중과의 소통 방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보다 책임 있고 환경을 고려한 홍보 방법을 통해,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게 더욱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현수막은 정치인의 의지와 비전을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수적인 피해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무분별한 현수막 사용 대신 친환경적이고 책임 있는 홍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는 정치인이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도구로서 현수막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길이다. 따라서 관할 구청과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공정성을 가지고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70세 이상 버스 교통비 지원, 조례 제정 추진
  2. 대전교도소·대전의사회 협력,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3. '대학생이 제안한 위성을 우주로'…항우연 경연대회 7개 팀 선정
  4. 32사단, 대둔산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 착수
  5. 대전 금연구역 5만여 곳에 지도원 35명… 단속 한계에 정책 실효성 의문
  1. [사이언스칼럼] 발전소를 더 지어도 풀리지 않는 전력망의 기술 과제
  2. [책으로여는 미래] AI 시대, 깊이 읽고 바르게 판단하는 힘…학교도서관에서 키운다
  3.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4. [세상보기] 각자도생의 시대
  5. [교단만필] 글자보다 먼저 자라는 것들

헤드라인 뉴스


서산공항 운명 가를 타당성 재조사, 서산시 경제·정책성 확보 총력

서산공항 운명 가를 타당성 재조사, 서산시 경제·정책성 확보 총력

충남 서산시가 서산공항 건설사업의 타당성 재조사에 본격 대응하며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한 경제성과 정책성 확보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산시는 서산공항 건설사업의 총사업비 증액에 따라 진행되는 타당성 재조사에서 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지역 발전 효과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충남도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번 재조사는 서산공항 건설사업비가 기존 484억 원에서 899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추진됐다. 국토교통부는 8월 기획예산처에 타당성 재조사를 요청했으며, 기획예산처는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

금강유역 물관리·소방 역량 결집… 재난 대응망 강화
금강유역 물관리·소방 역량 결집… 재난 대응망 강화

기후위기 시대 복합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물관리와 소방 전문기관이 손을 맞잡았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금강유역본부(본부장 이종식)는 23일 전북 전주시 본부에서 전북소방본부(본부장 진형민)와 위기대응 공동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 대형화재 등 재난 양상이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양 기관이 보유한 전문성과 기반시설을 연계해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재난 발생 시 물관리 전문기관의 시설과 자원을 소방 대응체계에 적극 활용하는 데 있다. 우선 시설물의 안정적인..

20년째 제자리 성남중 설립…대전 동구의회 대책 촉구
20년째 제자리 성남중 설립…대전 동구의회 대책 촉구

대전 동구 성남동에 중학교 학교용지가 계획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학교 설립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학생들의 통학권 보장과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중학교 설립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다. 23일 대전 동구의회에 따르면, 이지현 의원은 제296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성남동 지역 학생들의 통학 여건 개선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성남중 설립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다. 이번 건의안은 2004년 성남동 구성지구에 중학교 학교용지가 계획된 이후 20년 넘게 학교 설립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속되고 있는 주민들의 교육환경..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