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미술 아카이브] 2015년 청년작가지원전 '2015 넥스트코드'

  • 오피니언
  • 대전미술 아카이브

[대전미술 아카이브] 2015년 청년작가지원전 '2015 넥스트코드'

우리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승인 2024-10-30 15:26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우리원
2015년 청년작가지원전은 '모든 경계에서 주저 없이 행동하라'는 부제와 함께 대전창작센터에서 고정원, 서유라, 임수미의 작업 세계를 소개했다. 설치 작업을 하는 고정원은 거대 자본주의의 허무함과 공허함을 주제로 삼았다. 그의 작업은 삶의 현장에서 미술 현장으로, 도시 생활에서 작품으로의 전환, 오브제의 사회적 기능과 예술적 심미적 논거 사이에 표류하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 속 일종의 자기 고백이다. 그는 해당 전시에서 자본주의의 상품 전략을 대변하는 간판의 기능과 미술의 심미적 논거를 과제 삼아 현대화의 과정을 가시화했다. 대전창작센터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간판의 'KIN'(혹은 즐)이라는 글자는 당시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진 일종의 은어로 '저리 가라', '상대하기 싫다'라는 의미다. 고정원은 이를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라 명하며 특유의 위트로 현대사회를 풍자했다. 전시장 안에 걸린 인물사진은 간판 일을 평생 해 온 아버지의 초상으로 그 일을 물려받아 작업하는 작가 자신과 오버랩하여 현재와 과거의 시간을 은유했다.

서유라는 회화를 주 매체로 '인간의 종합하는 능력'을 탐구했다. 화면 전체에 펼친 또는 닫힌 책들이 겹겹이 쌓여있는 장면을 통해 불완전한 종합의 구조를 드러낸다. 이를 통해 필요에 따라 설정된 개념이나 형식이 존재를 억압하는 틀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하고, 불완전하고 취약한 것이 곧 현실임을 암시한다. 임수미는 자신의 작업은 매일 부딪히며 살아가는 일상 혹은 자기 삶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시대의 흐름 대신 솔직한 자기 고백이 작업의 중심에 있으며, 모두가 공유하는 하나의 언어로 기능하는 예술을 추구한다. 당시 전시에서는 톱, 망치, 붓, 커터 칼을 비롯해 입던 작업복까지 일상 속 단순한 오브제를 통해 소통의 고리를 마련하고자 했다. 이렇듯 2015년 넥스트코드는 자기 정체성에 관한 끝없는 탐구와 비판의식을 청년 특유의 실험성으로 풀어낸 전시였다.



/우리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2.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3.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4. [기고] 디지털포용법과 사회통합
  5. 어기구 의원, ‘K-스틸법’ 후속 국가재정법 개정안 대표 발의
  1. 양상추 가격 급등 현상에 대전 소상공인도 직격탄... 높아진 가격에 한숨만
  2.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3. '사건 25%↑' 대전경찰, 우수부서 찾아 시상…서부署·중부署 등
  4. 대전상의-국정원 '기업 기술유출 예방 설명회' 개최
  5. 설동호 교육감 시정연설 "모두 균등한 기회 누리는 든든한 대전교육 만들 것"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부동산 가격이 지역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전과 충남 집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세종은 오름폭을 키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충북은 보합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격은 0.07% 올랐다. 전주(0.06%)보다 0.01%포인트 오른 수치인데, 서울과 수도권, 지방 모두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충청권에선 대전의 집값은 0.02% 내렸다. 올해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누적 하락률이 2.11%를 기록했..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국회 패스트트랙(Fast Track: 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장찬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 전 총리와 나경원 의원,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 등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 의원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벌금 2000만원,..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사상 첫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한 대전 대덕구 법동 으뜸새마을금고가 불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최근 사전 선거 운동 혐의 등으로 올해 7월 당선된 이사장 A씨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선출된 A씨는 공식 선거 운동 예정일 전부터 실질적인 선거유세를 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2021년 제6대 선거까지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올해 치러진 제7대 선거는 금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체 회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