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서 13만원 빼앗고, 살인·시신유기 김명현 무기징역 구형

  • 전국
  • 서산시

서산에서 13만원 빼앗고, 살인·시신유기 김명현 무기징역 구형

검찰, "수법 상당히 잔혹, 범행 준비·증거인멸 과정 치밀" 주장
뻬앗은 돈 일부 태연하게 로또 그입, 일부 유가족, "사형" 주장

  • 승인 2025-01-22 15:14
  • 임붕순 기자임붕순 기자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청사 전경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청사 전경
충남 서산에서 일면식도 없는 40대 남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수로에 버린 혐의로 기소된 김명현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22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강민정)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명현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첫 공판에서 피고인 측이 우발적 범행이긴 하지만, 범행 사실을 대부분 인정한다는 의사를 밝혀 곧바로 구형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살인은 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오고, 피해회복이 안 되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돼선 안 된다"며 "피고인은 13차례 피해자를 찌르고 8번 베는 등 수법이 상당히 잔혹하다.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증거인멸 과정에서 치밀성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성실하게 살아오다가 최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충동적으로 범행한 점,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하는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밝혔다.

김명현은 "사건 당일 도박에서 큰 손실을 보고 패닉 상태에 빠져 인간으로 해서는 안 될 범행을 저질렀다"며 "마치 삶을 포기하며 구속되길 바랐던 것처럼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하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다"며 "죽는 날까지 진심을 반성하며, 피해자들께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최후 진술에 나선 김명현이 최근 자신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설명하자 법정 방청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 가족이 "야" 소리를 지르며 그의 발언을 중단시키기도 했으며, 일부는 검찰의 무기 징역 구형 후 자리에서 일어나며 사형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피해자 가족들은 흐느껴 울었고, 김명현은 고개를 숙인 채 피해자 가족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김명현은 2024년 11월 8일 오후 9시 40분께 충남 서산시 한 공영주차장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자동차에 탑승한 피해자(40대)를 뒤따라 차 뒷좌석으로 들어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도박으로 1억원가량의 빚이 있었던 김명현이 범행 직전에도 수백만원을 잃자 돈을 빼앗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 안에서 저항하는 피해자를 십여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수로에 버린 후 쉽게 발견하지 못하도록 나무판자로 덮어놓았다.

자신의 범행이 들킬 것을 우려해 차량을 불태워 증거를 없앴고, 범행 후 피해자 지갑에서 가져간 13만원으로 로또를 구입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사건 직후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공공의 이익, 피해자 유족이 신상정보 공개를 요청한 점 등을 고려해 김명현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날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일부 피해자 가족들은 소리를 치며, 흐느껴 울거나,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 달 12일 선고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2.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3.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4. [기고] 디지털포용법과 사회통합
  5. 어기구 의원, ‘K-스틸법’ 후속 국가재정법 개정안 대표 발의
  1. 양상추 가격 급등 현상에 대전 소상공인도 직격탄... 높아진 가격에 한숨만
  2. '사건 25%↑' 대전경찰, 우수부서 찾아 시상…서부署·중부署 등
  3.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4. 대전상의-국정원 '기업 기술유출 예방 설명회' 개최
  5. 설동호 교육감 시정연설 "모두 균등한 기회 누리는 든든한 대전교육 만들 것"

헤드라인 뉴스


대전만 없는 `공립형 대안학교`… 학교설립 공약 끝내 실패

대전만 없는 '공립형 대안학교'… 학교설립 공약 끝내 실패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10여년 숙원이었던 공립형 대안학교 설립 공약이 결국 이행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지 확보에 오랜 시간을 소모했지만 끝내 추진에 실패하면서 차기 교육감의 과제로 넘어가게 됐다. 20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올 초까지 추진했던 유성구 복용동 설립이 결국 무산됐다. 당초 AI 특성화 대안학교를 설립하려던 계획이었지만 교육부가 1월 중앙투자심사에서 대안교육 중심의 학교 설립을 주문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대안학교 성격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교육청은 주민 설득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다른 부지를 알아보겠다고 물러..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국회 패스트트랙(Fast Track: 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장찬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 전 총리와 나경원 의원,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 등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 의원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벌금 2000만원,..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사상 첫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한 대전 대덕구 법동 으뜸새마을금고가 불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최근 사전 선거 운동 혐의 등으로 올해 7월 당선된 이사장 A씨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선출된 A씨는 공식 선거 운동 예정일 전부터 실질적인 선거유세를 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2021년 제6대 선거까지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올해 치러진 제7대 선거는 금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체 회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