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지급" 대전서 구매대행 알바 사기 피해 속출…5000만 원 피해도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수수료 지급" 대전서 구매대행 알바 사기 피해 속출…5000만 원 피해도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구직 정보 올리자 연락
원금, 수수료 보장하며 입금 유도 수법 '주의'
범행 계좌 중지 등 신종사기 방지 대책 절실

  • 승인 2025-02-02 17:55
  • 수정 2025-02-03 02:34
  • 신문게재 2025-02-03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범죄 수정 1
구매대행 사기에 쓰인 텔레그램 단체채팅방 모습. 업자가 제품 판매 가격과 수수료를 명시하고 있다. 팀원들은 '누구 맘' 등 닉네임을 쓰며 같은 알바생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사실 바람잡이다. (사진=A씨 제공)
#1. 대전 중구에 사는 A(50)씨는 지난해 12월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구직 정보를 올린 뒤 온라인쇼핑몰 업체 직원에게 제품 구매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일을 소개받았다가 5000만 원을 잃었다. 해당 사이트에서 전자제품을 대신 주문하면 원금에 수수료를 얹어 돌려주는 방식이었다. A씨는 처음 몇 차례 구매대행을 진행했을 때 원금과 수수료가 입금되는 것을 믿고 여러 명이 한 팀을 이루는 전자제품 대리구매에 응했다가 약속한 수수료는 물론이고 전체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를 당했다.

A씨는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팀원이라고 했던 이들이 전부 바람잡이였고, 업자는 자신의 사원증과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며 입금액을 돌려주니 대출까지 받으라 할 정도였다"며 "경찰에 신고해도 은행 측이 범행 사용 계좌 정지가 안 된다고 해 피해금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라고 토로했다.

#2. 대전에 사는 30대 남성 B씨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 낯선 이로부터 구매대행 아르바이트 권유 문자를 받고, 처음 몇 차례 구매대행에 응해 20만 원의 수수료를 벌었다. 이후부터 업자는 고액의 상품 주문 업무를 의뢰하며, 원금을 돌려주고 더 큰 수수료를 벌 수 있다며 구매대행을 더 할 것을 요구했다. 개중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 주문 후 구매 후기를 작성하면, 원금과 수수료를 준다는 유혹도 있었다.

이처럼 제품 구매를 대행해주면 원금과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속이는 신종사기가 유행하면서 대전에서도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이 신종사기는 3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대전에서도 2~3개월에 한 번꼴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전국 구매대행 사기 피해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 회원 수만 해도 1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기 수법은 모두 비대면 알바 형식이다. 해외 쇼핑몰 등 온라인쇼핑몰로 가장한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시킨 뒤 업체에서 배정해준 전자기기 등 상품을 대신 구매하게 하고, 이후 물류 회사에 제품을 보내 배송 접수를 하는 것처럼 속이는 것이다. 초기에는 업주가 지급하는 쇼핑몰 포인트 점수로 주문 대행을 하면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이지만, 이후 업체 측이 상품 판매금액 입금을 유도하며 전체 원금 보장과 판매금의 10~40%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다. 1만 원에서 10만 원대의 소액으로 시작되는 업무는 회차가 진행될수록 수백에서 수천만 원으로 확대된다. 구매대행에 돈 부담을 느끼는 피해자에게는 판매금을 모두 돌려주니 대출을 받을 것을 권유한다. 특히, '팀 미션'이라는 명목으로 중간에 한 명이라도 그만두면 적립한 수수료를 모두가 받지 못한다며, 사전에 약속된 12차례 모두 참여하라고 압박한다. 같은 알바생이라고 속인 바람잡이들이 참여를 호소하기까지 한다.

이에 신종사기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처럼 법적 근거가 없는 탓에 은행 측이 곧바로 범행 사용 계좌를 정지하지 않아 피해 회복이 어렵고, 경찰의 수사 의지도 미약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보이스피싱처럼 신종사기도 범행 계좌 중지에 대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고 수백만 원 이상의 입금을 하면 은행에서 곧바로 상대 통장에서 송금하는 것이 아닌 시간 차를 두고 송금할 수 있도록 제도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4.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