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챠] 기획-홀대받는 ‘반려동물의 죽음’ <상> 대전 장묘시설 부재로 불법매장 성행

[펫챠] 기획-홀대받는 ‘반려동물의 죽음’ <상> 대전 장묘시설 부재로 불법매장 성행

반려동물 1500만 시대, 장례 시설 관련 문제 대두
대전시, 공설 동물장묘 시설에 반대하는 반대 입장
전국 73곳 장묘 업체 중 대전은 유일하게 시설 없어
연합의식 개선과 제도적 지원 필요성 강조

  • 승인 2025-03-11 16:43
  • 수정 2025-03-26 10:26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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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구가 급증하면서 반려견과 관련된 산엽 역시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견 사망 후 장례 서비스를 처리하는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속속 들어서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 중 반려인 1500만 명. 바야흐로 반려동물 전성시대다. 이젠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 수준을 넘어서 '가족의 구성원'으로 여기는 추세다. 사람 밥값보다 비싼 유기농 사료에 한우를 먹이고 명품 옷에 전문 간식숍까지 호황이다. 이렇듯 살아있을 때 애지중지 키우던 반려동물이지만, 사망했을 때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지기도 한다. 가까운 곳에 운영하는 전문장례시설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없다. 혐오시설이라는 인식과 복잡한 행정절차로 인해 영업허가 받기가 지극히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관계기관의 꾸준한 홍보와 노력으로 당연한 반려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짧은 수명을 지닌 반려동물이 한 해에 얼마나 사망하는지는 통계조차 없다. 자세한 수요를 알 수 없기에 장례시설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지역의 반려동물 장례시설 필요성에 대해 취재하고 현황에 대해 분석해봤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반려동물 장례시설 부재로 불법 매장 성행

중. 반려동물 등록제 시행, 10년 미완의 과제

하. 동물장묘시설, 존엄한 작별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부상



<상> 반려동물 장례시설 부재로 불법 매장 성행



대전에 거주하는 반려인 A 씨는 최근 가족처럼 지냈던 반려견을 떠나보냈다. 장례를 치르고 싶었지만, 대전에는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없어 시골집 야산에 묻기로 했다. A 씨의 사례처럼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들 상당수는 반려견이 사망하면 인근 야산에 묻는다. 마당이 있는 주택의 경우 화단에 무덤을 만들어주는 예도 있는데 현행법상 반려동물을 땅에 묻는 행위는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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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야산이나 사유지에 묻을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합법적으로 동물 사체를 처리하려면 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담아 생활폐기물로 배출하거나 동물병원에 위탁해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는 방법, 동물보호법에 따른 전문 장묘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절차를 따르는 반려인은 많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에 조사한 '반려동물 장묘서비스 이용 관련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1000명 중 41.3%가 주거지 또는 인근 야산에 매장을 선택했다. 전문 장묘시설 이용 30%, 동물병원위탁 19.9%, 종량제 봉투에 담아 처리 5.7%, 기타 3.1%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45.2%는 매장 또는 투기를 불법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인들이 동물을 합법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전문 장묘시설을 활용하는 것이다. 2023년 11월 기준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동물장묘 업체는 75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 27곳, 경남 9곳, 경북 6곳, 전북 6곳, 충남 4곳, 충북 5곳, 세종 2곳이 운영되고 있다. 광역도시 중에는 부산 3곳, 인천 2곳, 대구와 광주 1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대전만 유일하게 관내 반려동물 장묘시설이 없다. 10만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2022년 기준)이 등록된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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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모션엘리먼츠)
앞서 언급했던 '반려동물 장묘서비스 이용 관련 소비자 인식조사'에서 장묘시설 선택 시 고려사항(300명 대상) 중 접근성이 편리한 위치를 선택한 응답자가 34%를 선택했다. 다음으로는 좋은 시설 25%, 이용자들 후기 23%, 장례비용 11%, 서비스 6%로 조사됐다. 주거지 인근에 반려동물 장묘시설이 있으면 불법인 매장 대신 장묘시설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대전에서 가장 가까운 동물 장묘 시설은 도심에서 30km 넘게 떨어진 충남 논산시에 위치하고 있다. 인근 옥천군과 세종시에 장묘시설이 운영되고 있지만 3곳 모두 승용차로 40분에서 1시간 넘게 이동해야 한다.

2024년 12월 기준 대전 관내 반려동물(반려견)누적 등록수는 11만 8304마리다. 대전시와 도시 인프라가 비슷한 울산시의 경우 6만 1652마리가 등록되어 있다. 대전보다 반려동물 등록 수가 절반에 불과하지만,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24시간 연중 무휴로 운영되고 있다. 2019년 10월에 문을 열어 6년째 운영되고 있으며 염습, 추모, 입관, 화장, 수골, 분골, 유골함 인계까지 사람과 동일한 장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속도로 IC 인근에 있어 울산을 비롯해 포항, 경주, 양산의 주민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울산시는 본 시설과는 별개로 울산시 북구가 주도하는 이동식 반려동물 화장, 장례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집 근처에서 신속하게 반려동물 장례를 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도심에 사는 반려인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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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수명은 인간보다 짧은 10~13년 수준이다. 오래 두고 싶지만 언젠가는 이별을 해야 한다.(출처:게티이미지)
대전시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관내 반려동물 장례시설 부재에 대한 우려를 인식해 2023년 8월 '대전시 동물 보호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대전 내 공설 동물장묘시설을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자치구가 장묘시설을 운영할 경우, 예산 지원을 가능하도록 개선했지만, 각종 규제와 제도상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서는 상업시설, 공업지역, 상수원 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상수원 보호구역이 인접한 지역에는 장묘시설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규제를 피해 장묘시설을 설치해도 화장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주민들의 반대 의견도 극복해야 한다.

충남 논산에서 반려동물 장묘시설을 운영하는 정영근(리멤버 파크)대표는 "각종 규제와 제도의 경우 지자체의 의지로 풀어낼 수 있지만, 지역 주민들의 갈등은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민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내 주소지 인근에 혐오시설이 들어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장례시설 같은 혐오시설은 마을 발전 기금 지원 등 행정적인 혜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규제 개선도 중요하지만, 긴 시간을 갖고 충분히 검토한 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자유연대 정진아 사회변화팀장은 "반려인구 1500만 시대에 장묘시설 부재로 불법 매립이 성행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시민의식이 개선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금상진·김주혜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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