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바이러스 감염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바이러스 감염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

고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책임연구원

  • 승인 2025-03-13 18:17
  • 신문게재 2025-03-14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0313095307
고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책임연구원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특정 바이러스 감염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헤르페스바이러스 1형(Herpes simplex virus type 1·HSV-1)은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연관성이 있다고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현재 HSV-1에 감염된 인구는 전 세계 50세 이하 인구의 약 67%인 38억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SV-1 감염 시 주로 입술 주변에 질환이 발생하지만, 감염된 사람의 신경세포에 침투해 만성적으로 뇌에 잠복할 수도 있다. 면역력이 약해질 때, 뇌 안에 잠복해 있던 HSV-1이 재활성화돼 알츠하이머 발병 요인인 신경 교세포 증식, 신경염증 유발,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 및 타우 단백질을 활성화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신경줄기세포 및 3D 뇌 조직 모델에서 확인했다(Science Advances, 2020년, Cell reports, 2025년).

다음으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 VZV)는 주로 피부에 통증과 함께 수포를 동반하며, 수두를 일으킨 후 신경절에 잠복한다. 이후 면역력이 약해질 때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대상포진을 유발한다. 최근 연구에서 VZV 감염과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발표됐다. 인간유도신경줄기세포 및 3D 뇌조직 모델에서 VZV를 감염시켰을 때, 신경 교세포 증식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수치를 증가함을 밝혔다. 또한 HSV-1이 감염된 세포에 VZV 감염은 HSV-1의 재활성화를 촉진했으며, 아밀로이드 베타 및 타우 과인산화의 축적을 발생해 알츠하이머 병변과 유사한 변화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2022년). 이러한 연구결과는 VZV 감염이 HSV-1 재활성화를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에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Influenza A virus, IAV)은 주로 감기,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잘 알려졌지만, 인지기능과의 연관성에 대한 증명은 명확하지 않았다. 최근 연구에서 젊은 마우스에 비해 고령의 마우스에 ILA를 감염시켰을 시 인지장애, 기억력 결핍 및 학습과 연관된 유전자 발현이 악화되는 것을 확인했다(Immunity & ageing, 2024년). 이러한 연구결과는 IAV 감염이 젊은층보다 노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더 인지기능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2019년 중국에서 최초로 보고된 SARS-CoV-2 바이러스(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팬데믹 사태를 일으켰으며, 많은 사람들이 만성 코로나19 증후군(post-COVID-19 syndrome·Long COVID)으로 피로, 호흡곤란, 불안, 우울증 등 지속적인 증상들로 고통받고 있다. 대표적인 후유증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꼽을 수 있다. 최근 연구들에서 MRI와 같은 뇌 영상 분석을 진행한 결과, 코로나19 감염 후 일부 환자의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와 같은 중요 부위의 크기가 감소하는 등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면역반응을 유발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증가시키고, 뇌 염증을 유발하며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에 대한 연구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노화, 유전적 요인과 함께 다양한 원인들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요소로 제시되고 있다. 그중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설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서 다양한 항바이러스제, 면역조절제 및 백신 개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앞으로 실제 치료제로서 효능을 확립하기 위한 임상 시험과 발병기전 연구가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고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책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짜뉴스 3.0 시대 -민생과 시장 경제 보호 위한 대응전략
  2. [교정, 사회를 다시 잇다] 수용자 돌볼 의사 모집공고만 3번째…"치료와 재활이 곧 교정·교화인데"
  3. 충남대병원 공공부문, 공공보건의료 네트워크 활성화 세미나 개최
  4. 한국수자원공사, 2026 홍수기 맞춰 '댐 시설' 사전 점검
  5. 대전 공공재활병원 피해 부모들 “허위치료 전수조사해 책임 물어야"
  1. ‘인상 vs 동결’ 내일 4차 석유 최고가격제 향방 촉각
  2. "취지 빠진 정책, 출발선은 같아야"…서울대 '3개'만 만들기 논란 지속
  3. 대전 급식 파행 재현되나… 차질 우려에 교육감 후보 중재 나서기도
  4. 장기 정지 원전설비 부식 정도 정확히 측정한다… 원자력연 실증 완료
  5. 지방선거 전 행정수도법 통과 불발에 세종 정치권 '유감'

헤드라인 뉴스


정부 양자클러스터 공모 본격… 대전, 연구집적 경쟁력 통할까

정부 양자클러스터 공모 본격… 대전, 연구집적 경쟁력 통할까

대전시가 정부의 국가 양자클러스터 공모에 뛰어들 채비를 마치면서, 국내 최대 연구개발 집적지가 실제 산업 거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정부가 국가 전략기술로 꼽히는 양자산업 육성에 본격 시동을 걸자 대전도 KAIST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구축한 연구 인프라를 앞세워 유치전에 가세했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18일까지 국가 양자클러스터 지정 공모 신청을 받는다. 양자컴퓨팅·양자통신·양자센싱 등을 중심으로 지역 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기술 변화 속도와 산업 불확실성을 고려..

"지선 전 통과 불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앞으로 향방은
"지선 전 통과 불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앞으로 향방은

6월 지방선거 전 통과가 사실상 불발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이하 행정수도법)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조속한 처리'를 내세웠던 여·야 지도부의 약속이 큰 실망감으로 돌아온 만큼, 앞으로의 처리 절차에 지역사회 여론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행정수도 완성을 골자로 발의된 특별법 5건(황운하·강준현·김종민·김태년·엄태영·복기왕 등 대표 발의, 발의순)의 첫 논의를 시작했지만 심사를 보류한 뒤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위헌 소지와 국민적 공감대 등을 두고 보완..

대전 `도마1동 행정복지센터`, 신생 핫플레이 상권으로 `주목`
대전 '도마1동 행정복지센터', 신생 핫플레이 상권으로 '주목'

대전지역 곳곳에서 신생 상권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평소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슈퍼마켓을 비롯해 채소·과일, 정육점 등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어서다. 기존 상권과 달리 신규 창업 점포가 눈에 띄게 눈에 띄게 확장되자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다. 22일 소상공인 365 빅데이터가 추려낸 대전 신생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도마동에 위치한 '도마1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이다. 신생 핫플레이스란, 상권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장소로 최근 들어 급부상하는 곳을 뜻한다. 8만 8800..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꽃밭에서 펼치는 투표참여 캠페인 꽃밭에서 펼치는 투표참여 캠페인

  • ‘장애·비장애 경계 허물고’ ‘장애·비장애 경계 허물고’

  • ‘에너지 절약 동참해주세요’ ‘에너지 절약 동참해주세요’

  • 자연 속 힐링 요가 자연 속 힐링 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