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난 비위생매립장서 침출수가 졸졸 흘러…보고서엔 '카드뮴 검출'

  • 사회/교육
  • 건강/의료

40년 지난 비위생매립장서 침출수가 졸졸 흘러…보고서엔 '카드뮴 검출'

서구 봉곡동 비위생매립장 1985년 종료
40년 지난 현재 침출수에 붉은 부유물
2003년 용역보고서엔 카드뮴 기준초과

  • 승인 2025-03-26 17:30
  • 수정 2025-03-26 18:29
  • 신문게재 2025-03-27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IMG_3259
대전 서구 봉곡동의 1985년 비위생매립장의 끝지점에서 침출수가 관찰됐다. 붉은 알갱이의 부유물에 주변 토양까지 물들었다. 삽으로 오염토를 걷어내고 부유물을 용기에 담았다. (사진=임병안 기자)
<속보>=생활폐기물 매립을 완료하고 40년간 안정기를 가진 비위생매립장에서 오염된 침출수가 지금도 유출되고 있다. 해당 비위생매립장은 2003년 이뤄진 대전시의 용역조사에서 이미 카드뮴(Cd)에 오염되고 휘발성유기화합물(TCE)가 검출되는 것으로 보고됐으나,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중도일보 2025년 3월 25일자 3면, 26일자 1면 보도>

26일 오후 찾은 방동저수지에 가까운 서구 봉곡동의 한 산비탈. 봉곡동 마을과 봉곡저수지로 가는 길목인 이곳은 1985년 대전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묻은 매립지다. 이곳에 매립된 폐기물은 21m 깊이로 총 2만8548㎥가 이곳에 쌓였다. 1985년 5월 17일 폐기물을 쌓기 시작해 6월 13일 종료했다고 기록된 것을 보았을 때 한 달 만에 3만㎥ 가까운 쓰레기 산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날 기자가 찾은 현장은 겉으로는 평범한 밭처럼 녹색 호밀이 자라는 풍경이었으나, 뒤로 돌아 지대가 가장 낮은 곳에 이르자 붉은빛 도는 침출수가 한눈에 목격됐다. 최근 건조한 날씨 탓에 다른 계곡과 수로는 물이 말라 마른 낙엽만 쌓여 있으나, 매립장의 끝 지점인 이곳은 졸졸 하수가 흘러 작은 웅덩이를 이룰 정도로 끊임없이 오염수가 샘솟았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관찰해보면 시큼한 냄새와 함께 알갱이처럼 붉은 빛 도는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초파리가 날며 주변의 토양은 이미 부유물에 붉게 물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토지주는 "저희 아버지 때 생활폐기물 매립장으로 사용됐는데 지자체가 산업폐기물까지 묻으려 해 주민들이 반발해서야 매립이 중단된 곳"이라며 "물이 오염돼 매립지 아래 논에 물을 댈 수 없어 보다시피 호밀을 심어 소 여물 정도만 수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쓰레기매립장에 일반적으로 조성하는 침출수 수거장치나 하수관로조차 없이 그대로 하류 봉곡저수지와 갑천으로 유입됐다.



특히 이곳은 지자체가 2003년 이미 카드뮴(Cd)에 오염되고 휘발성유기화합물(TCE)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도일보가 확보한 '대전시 비위생매립지 개선방안(2003년)' 보고서에 중금속 농도는 선별토의 경우 봉곡동에서 카드뮴(Cd)이 초과 검출됐고, TCE 농도는 이곳에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포함된 폐기물까지 매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카드뮴은 인체에 해로운 토양오염 중금속이다.

봉곡동_edited
대전 서구 봉곡동에서 1985년 폐기물 비위생매립장으로 사용된 부지에 호밀밭. 대조적으로 침출수가 모인 웅덩이는 심하게 오염되어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대전시 관계자는 "비위생매립장은 종료 후 30년까지 관리하도록 돼 있고, 침출수와 매립가스 등이 확인될 때는 그 이상까지 관리대상으로 오염원을 포집하나 봉곡동은 관리대상은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오염 여부에 대한 확인 후 조치를 검토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정바름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김해맛집' 82곳 지정 확대...지역 외식산업 경쟁력 강화
  2.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3. 파주시, 운정신도시 교통혼잡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
  4.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5.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1. 고양시, 2026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
  2.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3.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4.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5. 대전 환경단체, 열병합발전 발전용량 증설 승인 전기위 규탄

헤드라인 뉴스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대전지역에 1000만원 이상 고액·상습 체납자 247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대전시는 19일 지방세 및 지방행정제제·부과금 체납액이 각 1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시 누리집 및 위택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는 올해 1월 1일 기준 체납 발생일부터 1년이 지난 1000만 원 이상 체납자이며 지난 10월까지 자진 납부 및 소명 기회를 부여한 후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공개된 정보는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세목, 납부기한 및 체납요지 등이며..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 등을 잇따라 선임하며 추진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시동을 켰다. 19일 조직위에 따르면, 도와 보령시가 주최하는 제1회 섬비엔날레가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2개월 간 열린다.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2027년 두 개 섬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2029년 3개 섬에서, 2031년에..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역 건설업체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공사 지역 업체 참여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지방공사는 지역 업체가 최대한 수주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88억 원 미만)과 지자체(100억 원 미만)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150억 원 미만까지 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