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법률 위반 중대성’ 판단이 핵심… 어떤 결정이라도 혼란 불가피

  • 정치/행정
  • 국정/외교

‘헌법·법률 위반 중대성’ 판단이 핵심… 어떤 결정이라도 혼란 불가피

헌법재판소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5가지 탄핵 사유 중 1가지라도 ‘헌법 위반 중대성’ 인정하면 파면
정부·정치권, ‘승복’ 강조하지만, 한동안 정국 혼란 불보듯

  • 승인 2025-04-03 11:30
  • 수정 2025-04-03 12:21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GYH2025040100090004400_P4
12·3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당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4일 오전 11시 내려진다.

앞서 탄핵 심판대에 오른 전직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가른 핵심은 법률을 위반하더라도 위반의 중대성, 즉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위법행위 판단 여부였다.

다만 정부와 정치권 모두 ‘헌재 결정 수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헌재가 어떤 판단을 내리더라도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 철저한 보안 속 선고 준비=윤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할 탄핵 심판 선고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연다.



앞서 재판관 평의를 거쳐 1일 선고기일을 공지한 헌재는 당시 평의에서 인용과 기각, 각하 의견을 밝히는 평결을 진행해 탄핵 심판 결론을 사실상 정했다. 하루 앞둔 3일 재판관 별로 별개 의견, 보충 의견을 기재할지 논의하는 막판 조율만이 남은 상태라 할 수 있다.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결정문을 작성하면 8명 재판관 전원이 결정문에 서명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된다. 헌재는 3일 늦은 오후까지 막판 조율을 통해 작성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4일에 평의를 진행해 추가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전원일치 의견'이면 먼저 이유의 요지를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을 읽지만, 의견이 엇갈릴 경우 주문을 먼저 읽은 후 법정 의견(다수)과 소수 의견 순서로 이유와 판단을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

헌재는 재판관 평의, 평결 등 선고 등에 대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8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3명 이상이 기각 또는 각하할 경우 직무에 복귀한다. 20명만 허용한 일반인 방청에는 7만5000명이 신청하기도 했다.

GYH2025040100060004400_P4
▲헌법·법률 위반의 중대성 판단이 핵심=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을 좌우한 건 헌법과 법률 위반의 중대성이다.

헌재는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을 인정하면서도 파면할 만큼 중대 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해 기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법행위라고 인용해 파면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 사유는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적법성과 포고령 1호 시행, 계엄군과 경찰 투입으로 국회 활동 방해, 중앙선관위 군 투입과 사법부 주요 인사 체포 구금 지시 등 모두 다섯 가지다. 이 중 1개 사유라도 중대한 위헌·위법으로 인정되면 파면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헌재는 4개 쟁점 중 1개만 인정하면서도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해 인용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는 12·3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법률을 위반했는지와 위반했다면 얼마나 중대한지, 헌법 수호 의지가 있는지 등에 대한 판단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혼란 불가피=헌재 결정이 임박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에서 연일 ‘결정 승복’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국 혼란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후 탄핵 찬성과 반대 진영이 보여준 극심한 갈등과 대립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용 결정으로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극우세력을 옹호하며 적극 활용하던 국민의힘은 보수 결집에 사활을 걸고, 민주당 등 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명태균 특검법 등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기각이나 각하 결정으로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즉각 하야를 내걸며 장외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탄핵을 주도했던 찬성 세력 역시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힘이 주장하는 임기 단축 개헌과 야권의 즉시 하야 주장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을 때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극심한 갈등 속에서도 정치권은 조기 대선 체제로 빠르게 급선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지 세력 결집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데다, 여야 모두 대선 승리를 위해 이들을 자극할 가능성이 커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은 내일 예정된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질서 유지와 대통령 경호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서울=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학 교직원 사칭한 납품 주문 사기 발생… 국립한밭대, 유성서에 고발
  2. [문화 톡] 대전 진잠향교의 기로연(耆老宴) 행사를 찾아서
  3. 대전특수교육수련체험관 마을주민 환영 속 5일 개관… 성북동 방성분교 활용
  4. 단풍철 맞아 장태산휴양림 한 달간 교통대책 추진
  5. 대전 중구, 교육 현장과 소통 강화로 지역 교육 발전 모색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함께 땀 흘린 하루, 농촌에 희망을 심다"
  3.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4.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5. 대전도시공사,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 수상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