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 휴업해도 전통시장 반사 이익은 미미... "동반 침체 가속화 될 수도"

  • 경제/과학
  • 지역경제

대형마트 의무 휴업해도 전통시장 반사 이익은 미미... "동반 침체 가속화 될 수도"

1500가구 일평균 전통시장 식료품 구매비용 조사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보다 적어... 온라인몰에 비중 커

  • 승인 2025-04-15 16:09
  • 수정 2025-04-15 18:19
  • 신문게재 2025-04-16 5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2015년 2022년 요일별 평균 식료품 구매액 비교
2015년과 2022년 요일별 평균 식료품 구매액 비교.
대형마트 의무 휴업제가 전통시장을 포함한 오프라인 시장의 동반 침체를 가속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통시장 보호를 목적으로 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시행된 지 약 10년이 넘었지만,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는 미미하다는 게 골자다.

15일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이 2022년 농촌진흥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1500가구의 일평균 전통시장 식료품 구매비용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기준 610만원으로 오히려 대형마트가 영업하는 일요일(630만원)보다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온라인몰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식료품 구매액이 평균 8770만원으로 그렇지 않은 일요일보다 130만원 많았고, 슈퍼마켓은 1920만원으로 110만원 많았다. 평소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의무 휴업일에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몰과 슈퍼마켓으로 발걸음을 돌린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민희 한경연 연구위원은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대형마트가 문을 닫더라도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대신 온라인 구매를 이용하거나 다른 날에 미리 구매하는 것을 선택한다"며 "구매액 분석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경쟁관계가 아닌 보완적 유통채널의 성격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통계와 비교하면 온라인몰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기준 전통시장 식료품 구매액은 2015년 1370만원에서 2022년 610만원으로 55% 감소했고 슈퍼마켓도 3840만원에서 1920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온라인몰 구매액은 같은 기간 180만원에서 8770만원으로 48.7배가 됐다. 유 위원은 "인터넷 쇼핑이 대형마트를 대체하며 소비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는 더 많은 소비자를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시켜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위축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대형마트 의무 휴업제가 해외에서 보기 드문 점도 지적했다. 독일, 영국, 캐나다 등이 일요일 영업시간을 제한한 적이 있지만 종교활동 보호가 목적이었고 일본은 1973년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규제했다가 2000년 폐지했다.

한경연은 또 단순히 대형마트 영업 제한을 통해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방식은 온라인 시장 성장과 소비자 행동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단편적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대형마트 규제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 데이터로 확인된 만큼 단순 규제중심적 접근 대신, 디지털 기술 도입, 현대적 경영 기법 적용, 지역 커뮤니티와의 유기적 연결 등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유 위원은 "의무휴업 정책 효과가 미미하다면 과감하게 개선하거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온라인, 대형마트, 전통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유통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INS 기밀 유출 있었나… 보안문서 수만 건 다운로드 정황에 수사 의뢰
  2. 수도권 뒤덮은 러브버그…충청권도 확산될까?
  3. [춘하추동]새로운 시작을 향해, 반전하는 생활 습관
  4.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5. [대전다문화] 열대과일의 나라 태국에서 보내는 여름휴가 ? 두리안을 즐기기 전 알아야 할 주의사항
  1.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2. 3대 특검에 검사 줄줄이 파견 지역 민생사건 '적체'…대전·천안검찰 4명 공백
  3. [대전다문화]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
  4. 한국영상대 학생들, 웹툰·웹소설 마케팅 현장에 뛰어들다
  5. aT, 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 위해 총력 대응

헤드라인 뉴스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상대책위원회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상가 정상 운영을 위한 대전시민 1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대전시에 공청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경쟁 입찰 당시 상인 대부분이 삶의 터전을 잃을까 기존보다 많게는 300% 인상된 가격으로 낙찰을 받았는데, 높은 조회수를 통해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도록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와 대전참여연대는 2일 대전시청 북문에서 '지속 가능한 중앙로 지하상가 운영을 위한 시민참여 공청회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에서 입찰을 강행한 결과 여..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반석역 3번출구, 버드내초인근 상권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반석역 3번출구, 버드내초인근 상권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직원 대부분 반대·이직 동요"…해수부 이전 강행 무리수
"직원 대부분 반대·이직 동요"…해수부 이전 강행 무리수

"해수부 전체 직원의 86%, 20대 이하 직원 31명 중 30명이 반대하고, 이전 강행 시 48%가 다른 부처나 공공기관으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7월 2일부터 예고한 '해수부 이전 철회'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날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5동 해수부 정문 앞에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은 것입니다'란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 해수부 이전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을 정부부처 공무원을 넘어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발걸음이다. 그가 해수부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은 '지역 이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

  •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