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생물자원관 10주년...김현태 관장의 비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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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생물자원관 10주년...김현태 관장의 비전은

[특집 인터뷰] 서천 생태원과 함께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
씨큐리움, 해양생물 보존의 중요성 인식하는 전시관
해양생물의 보존부터 자원화, 사업화란 본연의 기능도 확대
해양생물 주권 강화 박차, 국내 바이오기업 세계화 지원

  • 승인 2025-04-20 07:44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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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취임한 김현태 제4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 사진=자원관 제공.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2015년 충남도 서천에 문을 연 뒤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동안 해양생물의 보존부터 자원화, 사업화란 본연의 기능은 물론, 전 국민이 찾는 또 다른 해양생물 전시관 명소로도 자리매김했다. 소멸위험에 놓인 서천군의 성장을 돕는 기제로서도 톡톡한 역할을 했다.

중도일보는 김현태 신임 관장을 만나 지난 10년의 성과와 앞으로 비전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생물자원관 전경. 사진=이희택 기자.
아래는 일문일답.



-취임 후 약 2개월이 지났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대해 소개한다면.

▲해양수산부가 출범한 이듬해인 1997년 공직자로 출발해 2025년 2월 퇴직 후 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직 기간 해양환경과 국제협력, 수산정책을 다루면서, 간접적으로 해양생물과 관련된 업무를 접해보기는 했으나, 이렇게 전적으로 해양생물 자원 업무를 해보는 것은 처음이다. 자원관은 374만여 평의 서천 갯벌을 매립해 조성하려고 했던 '장항국가산업단지'의 대안 사업으로 모색됐고, 서천군이 2007년 6월 정부의 생태단지 조성안을 받아들이면서 2015년 4월 문을 열었다. 서천 갯벌의 미래 가치에 주목한 선택은 옳았다. 실제 서천 갯벌은 해안사구와 모래 갯벌 발달로 보전가치가 뛰어나 2008년 습지보호지역, 2009년 람사르 습지 지정에 이어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자원관은 우리나라가 1994년 생물다양성협약 기압과 함께 그 필요성을 안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생물종 보존조치를 체약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 관련 기관들이 많아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생물 연구기관들은 국내 곳곳에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육상 생물 중심의 국립생물자원관(인천)과 도서·연안 생물 초점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목포), 담수생물 위주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상주), 통합 생태연구기관 성격의 국립생태원(서천)이 있다. 이들 기관은 모두 환경부 소속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수산부 소속기관으로서 해양생물 전문 연구기관이라고 보시면 된다. 해양생물의 확보와 보존, 활용을 위한 연구와 전시, 교육을 수행한다. 연구진은 해양환경에 서식하고 있는 생물을 조사·수집해 어떤 종인지 분류하고, 표본을 제작한다. 이들 정보를 DB화 한 다음 수장고에 표본을 보존하고, 이를 기반으로 생물소재를 확보해 유용 생리활성 정보와 활용 기술을 연구한다. 보유 소재는 자원관의 지원사업인 '해양바이오뱅크'를 통해 무상 분양한다. 해양생물 유래 유용소재에 대한 연구결과는 논문·특허와 같은 지적 재산권 확보를 통해 산업체로 기술이전을 해 상품화된다. 이 소재들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의 해양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수부 소속기관으론 부산의 국립해양박물관(역사·문화 발굴·보전·전시), 울진의 국립해양과학관(해양 과학·교육·전시)이 있다.

-2028년 2개 관련 기관도 신설된다고 들었다.

▲해양 생물의 보호기관인 해양 생물종복원센터는 2027년 총사업비 489억 원 규모로 경북 영덕에 들어선다. 생물 복원기술 개발과 해양동물 전문 구조 및 치료·방류,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협약 정책 지원을 한다.

2028년 서천에 들어서는 블루카본 실증 연구센터는 배출권 거래 시대를 대비하는 성격으로 준비되고 있다. 총사업비는 387억 원 규모다. 여기서 갯벌 기반 해양 탄소흡수원 연구와 해조류 및 패류 등 블루카본 자원 발굴, 기후변화 정부 간 위원회(IPCC) 인증 추진, 탄소크래딧 거래 시대 대비 어업인의 비어업소득원 창출 등의 기능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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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관의 대표 명소 '씨큐리움' 전경.
-현재 자원관은 아이들부터 성인까지 다채로운 관람 기능도 수행한다고 들었다.

▲씨큐리움이란 지상 4층 규모의 전시관이 대표적이다. 'SEA(바다)+Question(질문)+Rium(공간)'의 합성어로 바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아가는 전시교육의 공간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7천 여점 이상의 해양생물 표본이 전시되어 있고, 1종 전문 박물관으로 지정돼 있다.

씨큐리움은 어느덧 누적 관람객 200만 명이 찾은 지역 명소가 됐다. 그동안 18번의 기획전과 2024년부터 올해 3월까지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콘텐츠를 협조받아 <바다, 미지로의 탐험>이라 특별 기획전도 열었다. 첫 눈에 들어오는 '생명의 탑'은 보존 용액에 고정시킨 해양생물 표본 4500여 점을 가지고 만든 8층 짜리 탑으로 전시관의 랜드마크다. 그리고, 2023년에는 국내 최장 250m 길이의 LED 미디어아트를 설치해 리뉴얼도 했다. 전시와 연계된 교육, 실험교육, 진로탐색 교육 등을 통해 지금까지 6만여 명의 초·중·고 학생들과 소통했다. 이 중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 제공하는 '바다나눔' 교육 프로그램은 2019년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인증을 2회 연속 받았다. 초·중·고 과학분야 교과용 도서 134권에 해양생물이 3546건 수록돼 있다.

이와 함께 어린이 체험 전시실과 4D 영상실, 바다극장,해양포유류 박제 전시, 인터렉티브 미디어월, 바다뱀 전시실, 교육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있다.

-자원관 개관 후 10년이 지났다. 그간의 성과를 되짚어본다면.

▲개관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기록된 해양 생물종의 63%를 확보했다. 총 1만 400여 종, 60여만 점의 해양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자원들을 국가가 관리함으로써 해당 바다 생물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가질 수 있다. 다른 나라나 외국 기업이 우리 해양생물을 이용할 경우, 이익과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 나고야의정서가 2014년 발효되면서, 생물자원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국과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원관은 이 자원들을 해양생명자원통합 정보시스템(MBRIS)에서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학명·국명·종목록·유전자 정보·채집장소·시기·관련 논문·특허 정보 등을 수록했다. 국내 20개 유관 기관에 분산된 해양생물자원도 표준화해 통합 관리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세계 500여 개 기관의 자원정보를 운영하는 유네스코 시스템과도 연계하고 있다.

-복원기술로 훼손된 생태계 치유 사례도 있나.

▲제주도 서귀포 해역에서 서식하는 연산호는 우리가 잘 아는 맨드라미 꽃을 닮았다. 현재는 멸종위기에 놓여 있어 2021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다. 자원관은 자체 인공증식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최초로 복원에 성공했다. 남방방게(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라는 해안가 서식 게류 중에 가장 희귀한 종 역시 2019년과 2020년 인공증식을 거쳐 2세대 방게 개체들을 자연 서식지에 방류했다.

국제 멸종위기종인 바다 동물을 구조하고 치료도 한다. 2017년부터 <바다거북> 162마리를 자연에 방류해왔다.

-바다에서 탄소흡수원을 찾는 유의미한 과정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해양 탄소흡수원은 지금까지 맹그로브와 잘피, 염습지 세 개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바다에서 새로운 탄소흡수원을 발굴하는 연구를 2022년에 시작했다. 감태와 다시마, 미역 등 6가지 해조류와 조개류, 굴 이매패류 6종에 대한 탄소흡수능력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탄소흡수원이 우리 바다에서 나올 거라고 확신한다. 끈기있게 연구하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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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 자원을 활용한 민간 사업화는 조금씩 확대 추세다. 사진=이희택 기자.
-해양 연구 결과의 민간 사업화 결실은 어디까지 맺었나.

▲2018년부터 운영해온 <해양바이오뱅크> 서비스는 자원관이 해양생물자원 은행으로서 기초연구·산업화 연구를 하는 기관과 기업에게 보유한 소재의 학명과 학술정보, 채집장소 등을 공개하고 유용 소재(유전자원·추출물·미생물·미세조류)를 분양해 드리는 지원사업이다.

해양생물 확보는 일반인에게는 접근성 등의 이유로 어렵고, 산업화 이용에 있어서 표준화 되지 않는 소재를 이용하는데도 무리가 있다. 후속 연구나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 해양바이오뱅크다. 화장품 소재와 당뇨, 비만, 고혈압과 같은 대사질환 소재와 항생제 소재는 산업화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 유용성을 A·B·C 등급 정보로 알려드리고 있다. 현재까지 1800건의 자원을 분양해 드렸고, 서서히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10년 후 자원관의 미래를 그려달라.

▲자원관은 우리나라 해양생물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더 넓은 곳, 더 깊은 우리 바다에서 해양생물자원을 찾아 등록하고 세계에 대한민국의 해양생물의 존재감을 알리겠다. 이미 독도와 제주, 격렬비열도 해역의 미탐사 서식지를 조사해 신종 해양생물들을 발굴해 우리 영해의 국가해양생물 다양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축적해가고 있다. 영구 보존을 위한 디지털 아카이브 전환도 하고 있다.

해양바이오뱅크 서비스도 확장한다. 2026년 <항암>, 2028년 <항바이러스> 분야까지 소재 공급을 확대해 신약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고, 인공지능과 합성생물학을 접목해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하겠다. 이에 더해 국내 바이오 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수출 컨설팅, 국제인증 비용지원, 임상시험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

우리나라가 올해 비준한 <공해 해양생물 다양성협정 BBNJ>이 발효되기 전 해양유전 자원 연구성과에 대한 합당한 보호조치를 마련해야겠다. 해양법 전공자를 제 임기 내 2명 정도 채용해 국제협약 전문가로 육성하겠다.

블루카본의 탄소배출권 거래시대에 대비한 자원 연구와 실증에 속도를 내겠다. 만약에 해조류나 패류가 블루카본으로 국제적으로 새롭게 인증되면, 우리 어업인들이 배를 타고 조업을 하거나,양식을 하는 것 말고도 배출권을 판매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서천이 해양생물 특화교육 중심지로 거듭나도록 충남도와 협력하겠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김현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장은?

1995년 행정고시 39회로 공직을 시작해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과장과 해운정책과장, 해사안전국장, 국제협력정책관, 수산정책관, 수산정책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해양수산 전 분야에 대한 풍부한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조직을 이끌어갈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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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한 해양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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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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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해양생물이 실제와 같은 크기로 박제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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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관은 서천군의 지방소멸 위기 극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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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관은 장항 스카이워크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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