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문예의전당, 국립극단 공동주최 연극 '헤다 가블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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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문예의전당, 국립극단 공동주최 연극 '헤다 가블러' 공연

17세기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독립적인 여성의 주체를 과감히 천명
헤다 가블러, 6월 당진을 찾아 열기를 이어갈 예정

  • 승인 2025-04-24 07:05
  • 박승군 기자박승군 기자
사본 -포스터(헤다 가블러)
헤다 가블러 공연 포스터


(재)당진문화재단·당진문예의전당은 6월 14일과 15일 오후 3시 당진문예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그랜드시즌 프로그램으로 국립극단 공동주최 연극 '헤다 가블러'를 공연한다고 4월 24일 밝혔다.



특히 5월 8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국립극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 연극 '헤다 가블러'가 티켓오픈 일주일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오후 2시 예매를 시작한 이혜영 타이틀롤의 국립극단 '헤다 가블러'는 17일 오전 11시경 22회 전 회차 7144석 전량을 팔아 치우며 연극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다시 한번 품에 안았다.



서울 공연을 매진시킨 국립극단 '헤다 가블러'는 6월 당진을 찾아 다시 한번 그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헤다 가블러'는 그 어떤 수식어도 그 이름의 명성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근대 연극의 아버지 헨리크 입센(Henrik Ibsen)이 1890년 발간한 희곡이다.

남편의 성인 '테스만'을 거부하고 아버지의 성이자 자신의 성인 '가블러'를 붙인 채 살아가는 여주인공 '헤다'를 앞세워 남성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적인 여성의 주체를 과감히 천명하면서 17세기 남성 중심적 사회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박정희 연출은 '헤다 가블러'로 국립극단 예술감독 부임 이후 첫 데뷔작을 선보인다.

박 연출은 고전으로서의 '헤다 가블러'가 일반적으로 해석되는 방식, 즉 가부장제가 부여한 역할 규범의 해체와 수동적인 여성상의 거부라는 과거 전통적 분석에서 나아가 작품이 가진 인간의 실존 의지를 더욱 깊게 들여다 봤다.

또한 박 연출은 시대상의 반영과 주변 인물들의 조명, 그리고 인물 간에 넘나드는 감정의 밀도감을 더하는 방식으로 사회 규범을 내면화 당한 연약한 개인이 본능적으로 갈망하는 자아 실존 의지를 작금의 현대 사회에 환기할 예정이다.

이밖에 박정희 연출은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에서도 21세기판 헤다들은 존재하고 돈·명예·권력 등 사회 구조가 수직적으로 제안하는 가치들을 차지하는데 진절머리가 난 이들은 과감히 자기파괴를 행하기도 한다"며 "가해지는 일체의 사회적 가치를 내면에서부터 해체하여 헤다는 마침내 자신의 육신까지 저버리지만 그녀의 실존은 끝끝내 살아 남는다"는 것.

아울러 "작품을 하면서 보편적 가치라는 말로 개인을 구속하고 강요하는, 구조주의의 최면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느낀다"며 "그 최면 속에서 자아의 본질을 찾고자 헤매고 있는 오늘날의 헤다들에게 우리는, 그리고 사회는 어떤 손을 내밀 수 있는가를 질문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헤다 가블러'는 자신의 실존적 책임을 사수하려는 사람들이 죽음을 택하는 모순적인 세상 위에 상실과 단절이라는 깃발을 내세우고 진격하는 한 편의 인간 혁명을 무대 위에 그려낼 예정이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배역을 흡수하는 배우 이혜영이 다시 한번 타오르는 불꽃 '헤다'로 변하고 배우의 복잡한 심리 묘사가 관건으로 불리는 작품의 특성상 어떤 배우가 '헤다' 역을 맡느냐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평가될 정도로 주인공 '헤다'는 까다롭고 어려운 배역이다.

2012년 국립극단에서 초연 당시 박정희 연출은 '헤다를 할 배우는 이혜영밖에 없다'는 판단으로 이혜영 배우를 한국의 첫 헤다로 맞이했다.

당시 배우 이혜영은 사회적 규범 속에서 한 인간이 느끼는 권태와 공허, 정신적 고립감을 감도 높이 연기해 내면서 쏟아지는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 한국의 첫 번째 헤다이자 한국의 독보적인 헤다로 거듭났다.

오랜 시간 브라운관과 스크린, 무대를 넘나들며 출중한 연기력을 입증받아 온 배우들이 이혜영의 '헤다' 곁에 선다. 배우 윤상화가 '헤다'를 끈질기게 탐하는 수탉 '브라크' 역을 맡는다.

이혜영 배우가 '헤다 가블러'로 제5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제49회 동아연극상 여자 연기상을 수상할 2012년 당시 윤상화 배우는 연극 '그게 아닌데'로 해당 연극상들에 남자 연기상 모두를 석권한 연이 있다.

맡는 역할마다 캐릭터가 가진 이면의 서사까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텍스트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기의 힘을 가진 배우 고수희가 '헤다'에게 권태의 무게를 더하는 '율리아네 테스만' 역으로 합류한다.

지난해 국립극단 연극 '간과 강'으로 제60회 동아연극상 여자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송인성은 '엘브스테 부인' 역으로 '헤다'의 비뚤어진 욕망과 질투에 불을 지핀다.

2005년 뮤지컬 '청년 장준하'로 데뷔해 연기 경력 20년 차를 맞이한 배우 김명기는 '헤다'를 공허와 염증의 세계 속에 가두는 남편 '예르겐 테스만' 역을 연기한다.

김명기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국립극단의 시즌단원으로 활약하며 국립극단 레퍼토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스카팽'에 출연하는 등 국립극단 무대를 대표하는 얼굴로도 활동해 왔다.

제56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하고 연극 '페스트', '갈매기', '세일즈맨의 죽음',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 김은우가 '헤다'의 갈망이 투영된 자이자 동시에 '헤다'를 몰락으로 이끄는 '헤다'의 야누스, '에일레르트 뢰브보르그' 역을 맡는다.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목소리로 제1회 이영만연극상 배우상을 수상하고 꾸준한 연기 활동을 펼쳐온 2025-2026 국립극단 시즌단원 배우 박은호도 '베르테' 역으로 출연하여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이 외에도 무대·의상·음악·영상·소품 등 무대예술의 미학적 요소들을 통해 자유와 광란의 시대를 무대로 옮겨와 삶과 죽음의 경계선 위를 위태롭게 걷는 인간 '헤다'의 눈부신 추락을 비춘다.

세련되고 우아하지만 몽환적이고 섬광적인 요소들로 가득 찬 무대 곳곳은 "그 끝 말이야, 아름답게 만들어 볼 생각 없어?"라고 울리는 극 중 '헤다'의 대사를 더욱 도취적이고 자극적으로 담아낸다.

연극 '헤다 가블러'는 국립극단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완성도 높은 무대 연출을 경험할 수 있으며 지역 예술 발전과 문화 확산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공연은 R석 3만원, S석 2만원(할인정보 홈페이지 참조)이며 당진문예의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당진=박승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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