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남다른 한국 사랑, 대전·충남에 깊은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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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남다른 한국 사랑, 대전·충남에 깊은 인상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 승인 2025-04-24 17:53
  • 신문게재 2025-04-25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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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전교구 대흥동성당에 마련된 교황 프란치스코 분향소에서 신자가 추모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주님, 교황 프란치스코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24일 천주교 대전교구 대흥동성당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신자들이 예배를 올렸다. 분향소가 마련된 4월 23일부터 오전부터 오후 10시까지 교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분향소를 찾아 평화와 소외된 자를 살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을 애도했다.

프란치시코 교황은 즉위 이듬해인 2014년 한국을 방문해 대전과 충남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탄생지인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개최되는 대전교구의 아시아청년대회(AYD)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장을 교황이 흔쾌히 수락해 한국 방문이 이뤄졌다. 지역교회의 청년대회에 교황이 참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14년 8월 14일 방한해 다음 날 오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신자와 시민 5만명이 참석해 열린 성모승천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오후 세종 전의면에 있는 대전가톨릭대에서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ATD)에 참가한 젊은이들과 함께 식사했다.



당시 아시아청년대표회의 오찬을 준비한 김미진(세례명 아녜스) 성심당 이사는 "교황께서는 소박한 식탁에 앉아 잡채, 호박전, 송이버섯, 한우 갈비의 한국 집밥을 아시아 17개국 청년 대표들과 나눴다"라며 "당시 특별한 오찬은 사제와 수녀, 신학생 그리고 성심당 직원들의 '교회의 아버지'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고, 주방에서 일하는 분들도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중에 당진과 서산의 순교자들의 성지를 찾아 지역민들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리는 당진 솔뫼성지를 방문하고 다음 날 다시 충남 서산 해미순교성지를 찾아 아시아주교들과 해미읍성에서 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했다. 당진 솔뫼성지 내 김대건 신부 생가터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헌화한 뒤 의자에 앉아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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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전 유성구 한미르대덕CC에서 직원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해미 순교성지를 방문했을 때 탑승한 카트를 휴대전화에 담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고, 유가족에게 세례를 집전하며, 노란 배지를 단 채 방한 일정에 임하는 등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는 유가족과 한국의 모든 이들을 따듯하게 감쌌다. 세월호 추모 행동이 미칠 정치적 영향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말한 일화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세례를 받은 세월호 유가족 이호진 씨는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세월호 대참사의 유가족을 대신해 세례를 받음으로써 참혹한 고통의 304명의 희생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로마를 찾아가 다시 찾아뵈었는데 선종하셨다는 소식에 마음이 무척 무겁다"라고 전했다.

천주교 대전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분향소를 대흥동성당과 세종 대전교구청에 각각 마련하고 25일까지 운영한다. 26일 오전 10시 30분 대흥동성당에서 추모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차기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에 시작된다. 만 80세 미만 추기경이 비밀투표에 나서며 최종 교황 선출까지 외부와 격리된 채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가 반복된다. 천주교 대전교구장을 역임한 유흥식(73·라자로) 추기경도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 12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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