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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는 손님에게 전통주나 아이락을 내는 것이 "당신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이는 특별한 날뿐 아니라 평범한 날에도 이루어지며, 공동체 정신을 반영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술을 따르는 법, 잔을 드는 자세, 고개를 돌려 마시는 예절 등이 상대에 대한 존중의 표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 유학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학교 회식에 처음 참석했던 경험은 몽골과 다른 한국의 술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교수님이 잔에 술을 따라주며 "오늘은 편하게 즐겨요"라고 했던 순간은 낯설고 신기했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술 문화의 밝은 면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몽골에서는 과도한 음주가 사회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모이면 무조건 술을 마셔야 한다"는 인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중독, 갈등, 건강 문제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에서도 회식 자리에서 술을 강요하거나, 마시기 싫어도 분위기상 억지로 마셔야 하는 경우가 있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술을 거절하는 것이 조직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제는 양국 모두 술을 통해 소통하되, 자유롭고 건강한 방식을 지향해야 한다. 몽골에서는 전통을 지키면서 절제 있는 음주 문화를 확산시키고, 한국에서는 회식 문화의 변화를 통해 개인의 건강과 선택을 배려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술은 사람의 마음을 잇는 따뜻한 다리가 될 수 있지만, 그 잔에 담긴 의미가 강요로 느껴진다면 진정한 소통은 이뤄질 수 없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마음을 존중하는 자세가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배려가 아닐까.
명예기자 또르고르소른(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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