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건설경기 회복 전환 때 '자재 가격상승'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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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건설경기 회복 전환 때 '자재 가격상승' 대응 필요

물가상승률 침체기 2~3%, 호황기 5~8% '2배 이상'
1차금속·금속가공제품 등 호황기에 가격 크게 상승
"경기 회복 전망 시 정부 가격상승 선제적 대비 필요"

  • 승인 2025-06-11 10:29
  • 신문게재 2025-06-12 11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건설 경기가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건설 경기가 침체기에서 회복기로 전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등에 대한 대응이다. 건설 경기가 회복되거나 호황기로 접어들 때 건설자재 가격은 평균 2~6%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정부의 내수 회복 대책에 건설자재 가격 안정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본보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경기에 따른 건설물가 세부 품목별 변화 패턴 분석(CERIK하이라이트 2025-03호)' 보고서를 통해 건설 물가에 대한 패턴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게티이미지2
게티이미지뱅크.
▲건설경기 물가 패턴 분석=건산연은 1990년 이후 건설 경기를 투자 둔화·침체기와 회복·호황기로 나눠 디플레이터(물가조정지수) 추이를 살펴봤다. 그 결과 침체 시기에는 건설 물가 상승률이 2∼3%대, 호황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5∼8%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른 평균 상승률은 둔화·침체기에는 3.0%, 회복·호황기에는 6.1%로 집계됐다.

즉, 건설 경기 침체 이후 회복 기간 동안 건설자재 물가 상승 속도가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침체기에서 회복 및 호황기로 전환되는 시기에는 건설용 생산재의 가격 상승 속도가 전체 평균 물가 상승률보다 빠른 것으로 분석되며, 특히 국내에서 생산되는 건설 자재의 상승 폭이 수입 제품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용 생산재는 건설경기 회복·호황기에 6.8% 가격이 상승할 때 수입 건설용 생산재는 4.0% 상승해, 수입 제품에 비해서 국내건설용 자재의 가격 상승 폭이 높았다.

시기로 보면, 건설투자(명목가격 기준)의 경우 지난 2024년에 전년 대비 1.7% 감소한 362조 6000만 원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도 부진이 예상되는 등 침체가 길어질 전망이다. 앞서 1990년 이후 건설투자가 2년 이상 감소 또는 정체한 시기는 1997~2001년, 2009~2012년, 2017~2020년이다. 1997년은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건설투자가 1999년까지 2년 연속 감소하고 2001년이 돼서야 1997년도 수준을 회복했다. 2009~2012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건설투자가 4년 연속 200조원 초반대에 정체했고, 2017~2020년은 주거용 건축과 비주거용 건축 등 건축공사가 위축되어 건설투자가 부진했다.



1990~2024년 건설투자 디플레이터 증감률 시기별 특징
1990~2024년 건설투자 디플레이터 증감률 시기별 특징. 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제공.
▲건설경기에 민감한 제품 분석= 공산품 중에서 1차 금속 제품과 금속 가공 제품이 건설경기에 민감했다. 공산품의 경우 크게 13개 품목으로 나뉘는데 이 중에서 1차 금속 제품과 금속 가공제품의 경우 상관관계도 높고 건설경기 회복·호황기에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차 금속 제품의 경우 1990~2024년 4.2% 증가해 석탄 및 석유제품(+7.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품목인데, 건설경기 회복 및 호황기에는 평균적으로 연간 5.5% 증가했으며, 건설경기 둔화 및 침체기에는 2.5%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금속 제조업은 고로, 전기로, 압연 및 기타 가공 설비를 갖추고 각종 금속 광물, 금속 스크랩 등을 제련·정련·용해·합금 처리·주조·압출·압연 및 연신·금속 표면 처리 및 기타 처리해 각종 1차 형태(기본 또는 반제품 형태])의 금속 제품 및 주물 제품으로 생산된 제품이다.

1차 금속제품의 증감률을 살핀 결과 2010~2016년 기간을 제외하고 대략적으로 건설경기 호황기에 가격이 상승하고 침체기에 가격이 하락하는 추이를 보였다. 2010~2011년 동안 건설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가격이 상승했고, 2012~2015년 동안 건설경기가 회복 및 호황기로 접어드는 기간에는 가격이 하락한 바 있다.

건설경기 시기별 생산재 건설용 재료 물가지수의 연간 증감률
건설경기 시기별 생산재 건설용 재료 물가지수의 연간 증감률. 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제공.
▲건설경기 자재 가격 상승 대응 필요= 건설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설 타이밍이 중요하다. 올해 건설투자가 감소할 경우 2년 연속 감소하게 되며, 이재명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추진한다면 내년이나 내후년에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그 시점엔 건설 물가가 다시 크게 상승할 경우 정책 효과는 상당 부분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건설자재 물가라 할 수 있는 건설용 중간재와 생산재가 건설경기 회복 ·호황기에서 건설경기 둔화·침체기에 평균적으로 2% 대에서 6% 중반으로 상승했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건설경기 회복 시 자재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회복을 위해 지역 건설경기를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다양한 대책과 계획이 예상되는데, 정부는 이에 더해 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도 함께 마련해 비용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1차금속 제품과 금속가공 제품들의 경우 내년에서 내후년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사전에 완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과거 철근 부족 사태(2020~2021년)처럼 수요가 일정 시점에 쏠릴 때 부족한 재고로 인해서 가격이 급등하는 사례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들 제품의 원료라 할 수 있는 철스크랩 재고 물량을 확보해 가격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경우 2025년 이후 공사계획을 수립할 때 1차 금속제품 및 금속가공제품의 중장기 가격변동을 감안해 장기공급계약 등 전략적인 조달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는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가격 안정세를 고려할 때, 단기 계약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2026년 이후까지 이어지는 장기 공사의 경우에는 향후 자재 가격 변동을 고려한 계약과 함께 가격 조정 조건을 명확히 반영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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