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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물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길조(吉鳥)로 전해져 내려오며 민화와 속담 속에 자주 등장한다. 예상치 못한 손님이 반갑고, 우리는 조심스럽게 이 새 가족의 삶을 지켜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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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 기다리던 첫 부화가 시작됐다. 작은 부리로 가냘픈 소리를 내는 새끼들. 이후 며칠 사이 모든 알에서 새끼가 깨어났다. 갑자기 바빠진 물까치 부부는 새끼들을 위해 끊임없이 먹이를 구해다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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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이사의 날이 찾아왔다. 신기하게도 하루에 한 마리씩 차례로 둥지를 떠났다. 그런데 그중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걸려 꼼짝 못하게 됐다. 사람이 도우려 다가가자 갑자기 어디선가 10여 마리의 물까치들이 날아와 "깨애애애!" 하고 경계음을 내며 새끼를 보호하려 했다. 가족을 지키려는 강한 공동체 의식 같았다. 다행히 다음 날, 그 새끼도 스스로 날아올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약 한 달간 함께한 물까치 가족은 우리 가족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줬다.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자식을 돌보는 부모의 헌신, 협력, 그리고 공동체의 유대감. 물까치의 하루하루는 감동과 배움의 연속이었다. 이제 둥지는 비어 있지만, 아직도 가까이에서 들리는 새끼 목소리에 물까치 가족의 행복을 빌 뿐이다.
소마세츠코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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