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첫 충청 찾았지만 홀대론 불식 역부족

  • 정치/행정
  • 대전

李대통령 취임 첫 충청 찾았지만 홀대론 불식 역부족

대전서 타운홀미팅 "국가기관 한곳에 있는게 효율적인데…"
해수부 논란 국정효율 배치언급 불구 "부산行 이해바라"
대통령실 완전이전? "헌법문제…최종결론 어려워" 난색
"국가백년대계 소지역주의로 인식" 지역민심 격앙 여전

  • 승인 2025-07-06 16:52
  • 수정 2025-07-06 17:21
  • 신문게재 2025-07-07 1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clip20250706125155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충청권을 방문했지만, 해양수산부 부산이전 논란으로 촉발된 충청홀대론을 불식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해수부 부산행에 대해선 스스로 국정 효율에 배치된다는 언급 속에서도 충청권의 감내를 요청했고 대통령실 세종 완전이전은 헌법상 문제로 사실상 어렵다고 했기 때문이다.

해수부 파문에 생채기가 난 충청 민심을 끌어안는데 부족했고 지역 최대 숙원엔 난색을 표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뒤 고개 든 충청홀대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지역 주민 300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충청에서 듣다'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이 대통령이 충청권을 찾은 것은 6·3 대선 승리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해수부 논란에 대해 "국가기관 이전 문제도 가능한 모두 한곳에 몰아 있는 게 효율적이기는 한데, 또 이렇게 선택했으니까 이렇게(부산이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정부 부처가 집적돼 있어야 국정 효율이 커진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대선 공약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선 북극항로 개척과 항만업 육성을 들었다.

그러면서 "부산이 정말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라며 "해수부 이전이 가지는 상징성 효율성 따져 보면 대전 세종 여기 있는 것보다 훨씬 효율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다고 대전 세종 충청에 엄청 손해 보게 하지 않을 테니까, 필요한 정책들은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라"며, 충청권이(은) 행정수도 이전의 혜택을 보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이해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 세종 완전 이전에 대해선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을 거론하면서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최대한 빨리해보겠다. 세종으로 이전하자는 문제는 꽤 오래된 의제라서, 저는 가급적 오래된 약속대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위헌 판결까지 받은 상태라서 마음대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제2집무실을 짓는다, 서울에서 근무하다가 일부는 대전(세종)에서 근무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국회의사당을 세종에 짓는 것은 가능하다니까 속도를 내 볼 생각이다. 저는 말한 건 지키니까 혹시 어기지 않을까 걱정하지 마시고…. 그러나 완전히 옮겨 올 수 있냐, 이건 헌법상 문제 때문에 쉽게 최종 결론 내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이 충청 달래기에 나섰음에도 지역의 민심은 사납다.

행정수도 완성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첫 정책 입안 이후 역대 정부가 흔들림 없이 추진해온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인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엔 심각히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해수부가 부산행이 현실화되면 2012년 정부 부처가 세종에 정착을 시작한 이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첫 사례가 된다.

전례가 생기면 앞으로 공직선거 때마다 비슷한 요구들이 쏟아질 것이 뻔해 정부 부처의 '세종 엑소더스'까지 우려된다.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수도권 초과밀 해소와 지방 살리기, 국정 효율화와 협업 등 사회적 합의를 깡그리 뒤집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국책사업을 한낱 소지역주의에 급급한 지역사업으로 인식하는 천박함과 미숙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힐난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집 좁아 에어컨 무상지원도 못 받아" 폭염에 노숙 택한 쪽방주민
  2. 새 정부 출연연 혁신 정책에 쏠린 눈… PBS·종사자 처우 등 개선 전망
  3. 대전노동청, 2025년 제1차 정기통합 워크숍 성료
  4. 마을어장에 '수상낚시터' 허용, 어촌에 새 활력 기대
  5. [박현경골프아카데미]스크린 골프장 주인이 회원들과 내기 골프를 쳤다는데.. 결과는?
  1. 세종미래전략산업펀드, 1호 투자 기업 큐노바 선정
  2. '국정기획위와 세종시' 첫 만남...지역 현안 얼마나 담길까
  3. 세종 대안·특수학교 수요 증가… 학교 추가설립 속도 낸다
  4. "韓 정치 승자독식 깨야"…지방분권 강화도 양극화 해법
  5. ‘시원하게 장 보세요’

헤드라인 뉴스


여·야 전대 레이스 본격화… 충청 주자들 선전할까

여·야 전대 레이스 본격화… 충청 주자들 선전할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충청 주자들의 선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에선 황명선 국회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이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황 의원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대통령과 같은 길을 걸어온 동지로, 국민주권 정부의 성공을 제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첫 민심의 평가다. 제가 승리를 책임질 야전사령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충남 논산 출생인 황 의원은 서울시의원과 3선 논산시장을 거쳐 22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뱃지를 달..

이 대통령 “분열과 갈등 격화… 종교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
이 대통령 “분열과 갈등 격화… 종교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격화된 점을 언급하며 포용적인 세상을 위해 종교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종교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 “선거 과정에서 걱정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분열적이고 대립적이고 갈등이 많이 격화돼 참 걱정”이라며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교라는 게 기본적으로 사랑과 존중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의 역할이 더 많이 요구되는 시대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며 “각별한 관심..

세종 공동캠퍼스 `충남대 의대` 9월 문 연다
세종 공동캠퍼스 '충남대 의대' 9월 문 연다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에 입주하는 충남대 의과대학이 오는 9월 문을 연다. 의정 갈등 여파로 한차례 개교 연기 끝 희소식으로, 앞으로 충남대 의대 입학생들은 의예과 1~2학년 과정을 세종공동캠퍼스에서 보내게 된다. 한석수 세종 공동캠퍼스 이사장은 9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임대형 캠퍼스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충남대 의대가 의정 갈등으로 입주를 못하다 보니 편의시설 미비 등 운영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 자리를 갖춰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종공동캠퍼스 운영법인(이하 공캠법인)에 따르면 2024년 개교 이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 ‘시원하게 장 보세요’ ‘시원하게 장 보세요’

  • 지상 ‘한산’ 지하 ‘북적’…폭염에 극과 극 지상 ‘한산’ 지하 ‘북적’…폭염에 극과 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