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교 시에는 비가와도 눈이 와도 걷거나 자전거로 다녔는데 친구끼리 교통규칙을 잘 지키며 재미있게 잘 다녔습니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 아침, 전 학생이 모여 진행한 조회에서는 선생님과 동료 친구들뿐만 아니라 선후배 간의 인사법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웠습니다.
급식 시간에는 1주일마다 급식 조가 짜여있는데 담당 친구들은 조리복을 입어 마스크와 손 소독을 하여 급식실로 향합니다. 자기 반의 음식과 식기를 챙겨 반에 옮기자 직접 배식을 해줍니다.
식사 후에는 반에서 사용한 모든 식기와 음식쓰레기를 모아 급식실로 옮깁니다. 조리사님들에게 늘 큰소리로 감사 인사를 하면서요. 또한, 청소 시간에는 의자를 책상 위에 다 올리고 교실 바닥을 맨손으로 걸레질하고, 복도, 화장실 청소까지 학생들이 깨끗이 청소합니다. 모두 귀찮고 힘들었지만, 당연히 우리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인식이 몸에 배 자연스럽게 책임감과 협동심을 배울 수 있었죠.
일본 학교는 '공동체 속의 나'를 가르치는 데에 초점을 둡니다. 단순히 지식을 쌓기보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몸으로 익히는 '생활교육'이 일상 속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거나 길가에 두고 가는 어른이나 아이들을 볼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일본의 '생활교육'이 다시 떠오르며 "왜 학교나 가정에서 안 배웠지?"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성적이나 입시에 몰두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생활 습관이나 사회성 교육은 뒷전이 되기 쉽습니다.
대한민국이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지금, 다양한 배경을 지닌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일상에서 존중과 책임감을 가르치는 문화가 더 깊이 자리 잡으며 한국의 학교에서도 '생활 속 인성교육'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은서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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