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거목 ‘운정 김종필’ 추도식… 화합과 타협·상생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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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거목 ‘운정 김종필’ 추도식… 화합과 타협·상생 강조

22일 충남 부여군 외산면 가족묘원에서 각계각층 300여명 참석
4차례 당 총재와 두 차례 국무총리, 9선 국회의원… 화합 위해 자신을 낮춘 영원한 2인자
군사정변 등 부정 평가도 있지만, 화합·타협의 정치 표본 평가

  • 승인 2025-06-22 14:31
  • 수정 2025-06-23 06:40
  • 신문게재 2025-06-23 4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김종필
'충청의 거목'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충청 인물사(史)에선 독보적인 궤적을 남겼다고 평가받는 운정(雲庭) 김종필(JP·26년생) 전 국무총리. 그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일곱 번째 추도(追悼) 행사에서는 ‘화합과 타협, 상생의 정치’를 펼친 JP를 추모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22일 JP의 고향인 충남 부여군 외산면 가족묘원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그의 정치 여정에 함께한 3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운정 김종필 문화재단의 신임 이사장인 조부영 전 국회 부의장을 비롯해 이태섭 전 과학기술부 장관,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는 물론 현직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박정현 충남 부여군수, 이명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등이 함께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과 충남도의원, 부여군의원들도 빠짐없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끈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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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충남 부여군 외산면 가족묘원에서 열린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 추도식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종필문화재단
김희용 TYM 회장을 비롯한 재계 인사와 성우 고은정, 국민배우 정혜선, 청년 성악가 김선아 등 문화예술계와 청년세대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오랫동안 지근거리에서 JP를 보좌했던 장재욱 충남도 대외협력본부장 등도 그를 추모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정대철 헌정회장, 유영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민주당 김병기 대표대행, 국힘 김용대 비상대책위원장 등 많은 정관계 인사들도 조화를 보냈다.

조부영 이사장은 “한동안 정치권이 불통과 갈등으로 점철되면서 국론과 국민이 분열하고 대립하면서 화합과 타협, 상생을 강조하며 리더십을 보여줬던 고인(JP)이 그리웠다”며 “이제 새로운 정부가 탄생한 만큼 화합과 타협, 소통의 정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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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사를 하고 있는 김태흠 충남도지사. 사진제공=김종필문화재단
김태흠 충남지사도 추도사에서 “(JP는) 한때 정적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을 도와 문민정부 탄생에 기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DJP 연합을 통해 헌정사상 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달성했다”며 “오늘날처럼 국정과 민생보다는 당파의 이익과 사리사욕만 탐하는 정치 현실에서 (그가) 보여준 희생과 헌신은 후대 정치인 모두가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JP는 냉전시대와 질곡의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민주공화당의 총재를 비롯해 네 차례의 총재직과 두 번의 국무총리, 9선의 국회의원 등 말 그대로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육군사관학교 8기인 그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5·16 군사정변을 주도한 실질적인 기획자다. 국가적 기반이 무너졌던 6·25 이후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 소득 없이는 항심도 없다)을 내세우며 경제 부흥에 주력했다.

김종필재단은 박정희 정부 중앙정보부장 시절 한일국교정상화회담에서 그가 얻어낸 8억불의 청구권자금은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등 국가사업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옛 이름인 대덕연구단지를 기획해 과학수도 대전의 토대 마련에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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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기 추도식 참석자들. 사진제공=김종필문화재단
1987년 민주화 이후 논란의 3당 합당을 통해 김영삼 문민정부 탄생에 기여했고, ‘DJP 연합’을 통해 헌정사의 첫 평화적 정권교체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 정적이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을 잡았던 것과 관련, 재단은 “가능하게 했던 추동력은 그의 좌우명이었던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철학이었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는 공을 다투지 않는 화합의 정치를 상징할 때 JP가 강조해온 고사성어다.

2004년에 제17대 총선을 끝으로 정계를 은퇴한 JP는 1인자들 뒤에서 조용히 세상을 바꿔온 영원한 2인자다. 끝내 내각제라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7년 전인 2018년 6월 23일 93세의 일기로, 그의 말처럼 '유성처럼 빛을 발하며 타버리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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