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정원이 도시를 움직였다

  • 전국
  • 부산/영남

진주시, 정원이 도시를 움직였다

정원산업박람회 10일간 33만 명 방문, 정원도시의 가능성 입증

  • 승인 2025-06-23 14:00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2025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in 진주’ 성황리에 폐막
'2025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in 진주' 성황리에 폐막<제공=진주시>
정원이 도시를 품은 10일이 끝났다.

'2025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in 진주'가 6월 22일 초전공원과 월아산 숲속의 진주 일원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13일 개막 이후 닷새 만에 관람객 20만 명을 넘겼고, 21일까지 33만7000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3만 명 이상이 찾은 이번 박람회는 시민의 일상과 산업의 미래를 함께 담아낸 복합형 도시축제로 주목받았다.



정원은 단순한 조형이 아니라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었다.

코리아가든쇼에 출품된 6개 정원은 정원예술의 한계를 넘어 감성의 경계를 넓혔다.

정원산업전에서는 조경 자재부터 식물 소재, 정원 용품까지 정원 산업 전반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다.

시민참여정원과 초전공원 체험프로그램, 음악회는 정원에 대한 시민의 감각을 깨우는 공간이 되었다.

동행정원은 기관과 기업이 ESG 가치를 담아 조성한 협업형 정원으로,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시각화했다.

밤이 되면 정원은 도시를 비췄다.

빛과 자연, 음악이 어우러진 초전공원의 야경은 새로운 야경 명소로 부상했다.

SNS에는 '감성을 통째로 끌어안은 도시'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박람회는 정원에 대한 경험을 넘어 지식의 장으로도 기능했다.

국제정원심포지엄, 정원산업 포럼, 정원소재 콘퍼런스가 매일 이어지며 산업적 비전과 문화적 의미를 동시에 제시했다.

황지해, 유홍준, 황석정 등 다양한 연사들의 강연은 정원에 대한 시야를 넓혔다.

조규일 시장의 '달밤 정원 토크'는 도시와 정원의 관계를 이야기로 풀어낸 현장이었다.

시민의 손도 빛났다.

시민정원사들은 '마을 정원'을 조성했고, 해설과 투어로 관람객의 경험을 안내했다.

자원봉사자들은 현장의 이음줄이 되어 박람회 운영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했다.

진주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정원이 도시의 미래를 여는 자원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정원이 조경의 대상이 아니라 산업과 일상을 주도하는 동력임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다만 단기적 열기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몇 가지 과제가 선결돼야 한다.

첫째, 관람객 만족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후공간 관리와 시민 참여형 정원 지속 운영 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정원산업 생태계를 지역 정착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관련 기업과 전문가 육성 계획이 병행돼야 한다.

셋째, 정원 해설·교육·콘텐츠 제작 등 시민정원사 양성 과정을 상설화해, 산업과 교육을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원이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다시 돌아보고 싶은 도시로 이어지기 위해서다.

정원은 자라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진주는 이제, 그 정원 속에서 스스로 도시를 키우기 시작했다.
진주=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1기 신도시 재건축 '판 깔렸지만'…못 웃는 지방 노후계획도시
  2. 대통령실 인사수석에 천안 출신 조성주 한국법령정보원장
  3.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두고 김태흠 지사-김선태 의원 '공방'
  4. 밀알복지관 가족힐링캠프 '함께라서 행보캠'
  5.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
  1. 축산업의 미래, 가축분뇨 문제 해결에 달렸다
  2. '빈집 강제철거 0건' 충남도, 법 개정에 빈집정비 속도 오를까
  3. 교정시설에서 동료 수형자 폭행 '실형'…기절시켜 깨우는 행위 반복
  4. 대전행복나눔무지개푸드마켓 1호점 공식 카카오톡 채널 개설
  5. [촘촘하고 행복한 충남형 늘봄교육] 학생에게 성장을, 학부모에겐 신뢰를… 저학년 맞춤형 늘봄

헤드라인 뉴스


교수들도 지역대 떠난다… 이공·자연계열 이탈 심화

교수들도 지역대 떠난다… 이공·자연계열 이탈 심화

최근 5년간 충청권 국립대학에서 타 대학·기관 등으로 이직한 교수 절반 이상이 이공·자연계열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해외로 떠나는 수도권 대학교수들이 늘면서 비수도권 대학교수들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연쇄 이탈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서 지역별 국가 첨단산업 인재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우수교원들이 지역을 떠나는 것이다. 9일 국회 교육위 서지영 의원실이 최근 발표한 '전국 국립대 교수 이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5월) 충남대·충북대 등 전국 지방거점국립대 9곳에서 이직한 교수는 3..

`성 비위` 논란부터 줄탈당까지...조국혁신당 위기 극복할까
'성 비위' 논란부터 줄탈당까지...조국혁신당 위기 극복할까

창당 이후 '성 비위' 논란에서 촉발된 내부 갈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조국혁신당. 9월 11일 당무위원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될 조국 전 대표가 구원 투수로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갑년 세종시당위원장과 강미정 전 대변인 등의 탈당에 이어 중앙당 지도부가 지난 7일 총사퇴했음에도, 당장 세종시당 등 당내 정비는 숙제로 남겨져 있다. 세종시당 전 운영위원들은 지난 8일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최근 결정 2건에 대한 재심 청구서를 제출했다.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의 징계 청원 기각(사건번호 2025윤리16) △세종시당..

공중화장실에 남긴 흔적… 청소 관리자에겐 하루의 전쟁
공중화장실에 남긴 흔적… 청소 관리자에겐 하루의 전쟁

대전의 한 전통시장 공중화장실. 문을 열자 바닥에 흩어진 휴지 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몇몇 변기 칸은 이물질로 막혀 사용할 수 없었고, 비누통은 텅 비어 있었다. 휴지통이 없으니 누군가는 사용한 휴지를 변기 뒤편에 숨겨두고 갔다. 무심코 남긴 흔적은 청소 노동자에게는 전쟁 같은 하루를, 다른 이용자에게는 불쾌한 경험을 남긴다. 사회 전반의 시민의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와 달리, 공중화장실만큼은 여전히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는 공간이었다. 9일 중도일보는 대전의 한 전통시장과 천변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청소 관리자를 현장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올바른 손씻기로 식중독 예방해요’ ‘올바른 손씻기로 식중독 예방해요’

  • 전통시장 화재안전 집중조사 전통시장 화재안전 집중조사

  • ‘한국의 情을 고향에 전하세요’ ‘한국의 情을 고향에 전하세요’

  •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