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마이니치 후쿠오카 시즈야 기자 來田
5일 보문산 아쿠아리움과 방공호 취재

  • 승인 2025-11-06 17:35
  • 수정 2025-11-06 18:20
  • 신문게재 2025-11-07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후쿠오카 시즈야6
후쿠오카 시즈야 마이니치 신문 기자가 5일 일제 전쟁유적 취재를 위해 대전 보문산 아쿠아리움을 찾아 조사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장소가 어디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중도일보가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으로써 일제 전쟁유적을 조사하고 대전아쿠아리움에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보도를 접하고 찾아오게 됐다.

후쿠오카 기자는 2001년 신문사에 입사해 사건과 행정, 정치부에서 취재 경험을 쌓고 2017년부터 4년간 대만 특파원을 거쳐 2024년 4월부터는 서울에서 한반도 이슈를 일본에 타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45년 아시아태평양전쟁 패망으로부터 80년이 지나 당시 전쟁을 겪는 세대가 거의 남지 않은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전쟁의 피해는 크고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교훈은 이제 전쟁 유적으로만 계승될 수 있는 시대로, 전쟁유적을 발굴하고 보존해 교육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본 시민사회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후쿠오카 기자는 대한민국에서 최근 새롭게 발견된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남긴 전쟁 유적을 취재하는 중이다. 대전과 충북 영동 일대의 방공호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바닷가도 아니고 수도 서울에 가까운 곳도 아닌 중부권에 방공호를 만든 것은 어떤 의도와 의미가 있는 것인지 파악하고자 한다"며 "총사령부를 지하 시설로 옮기려고 대전 공원에 지하호를 파서 회칠을 해놨다는 기록의 장소가 실제 어디인지 규명하는 게 중요한데 보문산 아쿠아리움을 실제로 보니 군사시설이었을 가능성이 크고 더 나아가 총사령부 주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정확한 문헌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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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보문산 수족관 아쿠아월드 내에 옛 방공호 흔적들. 굴착 흔적과 바닥에 배수로 그리고 옷 주름처럼 동굴 출구 천장을 마감한 형태.  (사진=임병안 기자)
이날 중도일보는 마이니치 신문 후쿠오카 기자와 함께 대전 아쿠아리움의 협조를 구해 줄자를 이용해 현장을 실측하고, 수족관 뒤편에 남은 방공호 원형의 흔적을 살폈다. 그 결과 'U'자 형태로 동굴 복도를 따라서 폭 3m에 높이 4m에 이르는 직사각형 공간부터 넓게는 폭 10m 길이 25m 그리고 높이 7m에 이르는 실내 체육관에 버금가는 넓은 공간으로 구성됐는데, 처음부터 세밀한 목적을 가지고 규격과 위치를 설계해 이곳을 조성했을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 80년이 지난 지금 방공호 조성에 동원된 근로자의 증언이 더는 나오기 어려운 여건을 안타까워하며 일본 방위성 공개된 문서를 통해 관련 자료를 찾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후쿠오카 기자는 중구 호동과 동구 신상동에서 발견된 동굴과 방공호를 추가로 취재했으며,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일본 언론에서 취재에 응하며 자신이 아는 사항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달 중순까지 관련 취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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