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국가에서 오른손잡이의 비율이 훨씬 높지만, 네덜란드(약 13~14%), 미국(약 10~13%), 캐나다(약 12%), 영국(약 11~13%), 호주(약 11~13%), 뉴질랜드(약 11%)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왼손잡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이는 이들 나라에서 왼손잡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교정 시도가 적어, 타고난 손잡이대로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문화적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왼손잡이가 되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생물학적, 진화적, 사회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여러 설이 존재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피카소, 나폴레옹, 뉴턴, 에디슨, 아인슈타인 등 역사 속 천재적인 인물들 중에 왼손잡이가 많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이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으며 주로 사용하는 손으로 지능이나 능력을 판단할 수는 없다.
안타깝게도 오른손잡이에게 편리하도록 설계된 세상 때문에 왼손잡이들은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불편함에 직면하곤 한다. 대표적인 예는 가위이다. 최근 왼손잡이용 가위가 보급되고 있지만, 일반 가위는 왼손으로 사용 시 단면이 깔끔하게 잘리지 않거나 불편함을 주어 오랜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다. 또한, 왼손잡이가 스포츠나 악기를 시작할 때 왼손잡이용 용품의 수가 적고 가격도 비싸지는 경향이 있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수첩형 스마트폰 케이스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열리는 구조이거나, 돈 투입구가 오른쪽에 있는 자판기, 오른쪽에 작은 테이블이 붙은 의자 등도 왼손잡이에게는 사소하지만 지속적인 불편함을 야기한다. 이러한 의자는 왼손잡이가 글씨를 쓰려면 몸을 크게 비틀어야 하므로 사용이 어렵다.
그러나 최근에는 문화, 언어, 국적, 나이, 성별, 능력 등의 차이에 상관없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개념이 확산되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증가는 왼손잡이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높이고 있으며, 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도구나 상품들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를 통해 왼손잡이들도 더욱 편안하고 제약 없는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무라에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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